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05 따져요." 여자는 축축하게 젖은 서류더미를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가리켰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야!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지? 이쯤되면 누구나가 자기가 좋아하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겠어." "그것이야말로 대단한 일이군. 안 그래?" 하사관은 침을 탁 뱉더니 그레버의 옆구리를 찔렀다. "이리 오게...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06 ** "회답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나?" "확신은 없지만 그런 건 상관없어. 난 계속해서 편지를 쓸 거야." "도대체 누구 앞으로 썼지?" "수용소장과 만일을 대비해서 직접 베차의 아내와 내 부모 앞으로 보냈어." 그레버는 편지 다발을 꺼내 보였다. "지금 우체국으로 갈 참이야." 로이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07 ** "또 허탕이래. 그래서 홧김에 자전거로 벽을 들이받았어. 울상이더군. 지금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지. 왜 그래? 무척 지친 것 같은데?" "또 나가야 해. 잠깐 찾을 것이 있어서." 그레버는 배낭을 더듬어보았다. 소련에서 보드카를 가지고 왔던 것이다. 빈딩그에게 받은 아르마냑도..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08 ** 국원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또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런 뜻이 아니라 제 부모님의 새 주소를 알 수 있을까 해서." "여기선 모릅니다. 2층의 배달과로 가서 물어보십시오." 그레버는 지붕이 절반밖에 없는 2층으로 올라갔다. 무너진 천장사이로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09 **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연극이 지나치군." "그럴 필요는 없어요." 엘리자베스의 말이 옳다. 쟁반을 돌리고 있는 웨이터를 성난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것은 용기가 아니라 경박한 짓이다. 위험은 너무나도 분명하므로 저런 경박한 행동으로는 가려지지 않는다. 그것이 어느 정도로 심각하느..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10 ** 다시 시작하게." 그레버는 엘리자베스를 응시했다. 밖에서 스며든 창백한 빛이 그녀의 어깨까지 이어졌다. 곡괭이를 내려찍는 둔탁한 소리와 삽질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찬물에 담궈 둔 술병을 가져와요." "게르마니아에서 가지고 온 것?" "터져 버리기 전에 마셔야지. 그 대신 빈딩그가 준 술병을 ..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11 ** 바라보았다. 몇 분 전까지 그는 좋은 친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권력의 대표자로 변하고 있다. "에른스트, 어서 술이나 들어." 그레버는 잔을 놓았다. "알폰스, 부탁이 있어. 설탕을 2 파운드 가량 주지 않겠나? 두 포대로 나누어서 1 파운드씩 말이야." "각설탕 말인가?" ..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12 ** 총통께서 약속하셨어!" 그는 흥분해서 테이블에 카드를 던졌다. "라디오를 틀어!" 두 다리가 없는 사내가 말했다. "음악을." 뮤치히가 라디오를 틀었다. 라디오에선 불쾌한 금속성의 연설의 홍수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는 다이얼을 얼른 돌렸다. "그대로 둬!" 아놀드가 거칠게 말했다. "왜 그러지? 항..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13 ** 길가의 집 앞에 다섯 살 가량의 여자아이가 한 명 서 있었다. 그 아이는 갓난애를 꼭 껴안고 있었다. 그레버는 뛰어가다가 그 자리에 멈춰섰다. "어서 방공호로 돌아가!" 그는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디 가셨지? 넌 왜 혼자 있지?"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
레마르크 作 - 사랑할때와 죽을 때 - 14 ** 걸음으로 뛰어갔다. 그레버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다보고 손을 흔들었다. 이윽고 광장의 끝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그레버는 전선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전선에서는 일단 작별하고 나면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절대로 알 수 없다. 이런 긴장.. 문학 & 예술/소설&드라마 2011.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