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55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33>저녁의 염전 - 김경주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lt;33&gt; 저녁의 염전 - 김경주 정끝별·시인 /출처=조선일보 2.13 죽은 사람을 물가로 질질 끌고 가듯이 염전의 어둠은 온다 섬의 그늘들이 바람에 실려온다 물 안에 스며 있는 물고기들, 흰 눈이 수면에 번지고 있다 폐선의 유리창으로 비치는 물속의 어둠 선실 바닥엔 어린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34>어떤 적막 - 정현종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lt;34&gt; 어떤 적막 - 정현종 문태준·시인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36>우리 오빠와 화로 - 임화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lt;36&gt; 우리 오빠와 화로 - 임화 문태준·시인/출처=조선일보 사랑하는 우리 오빠 어저께 그만 그렇게 위하시던 오빠의 거북 무늬 질화로가 깨어졌어요 언제나 오빠가 우리들의 ‘피오닐’ 조그만 기수라 부르는 영남(永南)이가 지구에 해가 비친 하루의 모―든 시간을 담..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37>문의(文義)마을에 가서 - 고은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lt;37&gt; 문의(文義)마을에 가서 - 고은 정끝별·시인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닫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소백산맥 쪽으로 벋는구나. 그러..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38>긍정적인 밥 - 함민복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lt;38&gt; 긍정적인 밥 - 함민복 문태준·시인/출처=조선일보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39>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lt;39&gt;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정끝별·시인/출처=조선일보 알룩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드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41>6은 나무 7은 돌고래, 열번째는 전화기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lt;41&gt; 6은 나무 7은 돌고래, 열번째는 전화기 - 박상순 정끝별·시인 /출처=조선일보 첫번째는 나 2는 자동차 3은 늑대, 4는 잠수함 5는 악어, 6은 나무, 7은 돌고래 8은 비행기 9는 코뿔소, 열번째는 전화기 첫번째의 내가 열번째를 들고 반복해서 말한다 2는 자동차, 3은 늑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