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2>저녁눈 - 박용래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2> 저녁눈-박용래 문태준·시인/출처=조선일보 1.15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 일..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3>빈집 - 기형도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3> 빈집-기형도 정끝별·시인 /출처=조선일보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4>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4편>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문태준·시인/출처=조선일보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5> 목마와 숙녀 - 박인환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5> 목마와 숙녀-박인환 정끝별·시인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6>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6> 우리가 물이 되어-강은교 문태준·시인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7>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7> 별들은 따뜻하다-정호승 <출처=조선일보 1.22>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8>님의 침묵 - 한용운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8> 님의 침묵 - 한용운 문태준·시인 /출처=조선일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9>겨울 바다 - 김남조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19> 겨울 바다-김남조 정끝별·시인 /출처=조선일보 겨울 바다-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20>정진규 - 삽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20> 정진규 삽 문태준·시인 삽이란 발음이, 소리가 요즈음 들어 겁나게 좋다 삽, 땅을 여는 연장인데 왜 이토록 입술 얌전하게 다물어 소리를 거두어들이는 것일까 속내가 있다 삽, 거칠지가 않구나 좋구나 아주 잘 드는 소리, 그러면서도 한군데로 모아지는 소리, 한 자..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21>귀천 - 천상병 * 현대시 100년,애송시 100편<21> 귀천-천상병 정끝별·시인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0.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