漁村夕照 - 이몽양(李夢陽) 1472-1530 西陽下洞庭 網集淸潭上 一丈黃金鱗 可見不可網 어촌의 저녁노을 서양화동정 망집청담상 일장황금린 가견불가망 석양은 동정호에 지고, 그물은 맑은 못을 끌어당기네. 황금 비늘이 한 길이라도, 볼 수는 있으나 잡을 수는 없구나. 지난주에 이어서 명나라 이몽양의 시를 읽겠습니다. 제목에 나오는 ‘석조(夕照)’는 저녁노을을 가리킵니다. 이 시 역시 격조가 높습니다. 풀이해 놓으니 덧붙일 말이 더 없을 만큼 깔끔합니다. 어느 저녁, 시인이 맞이한 한 호숫가 마을의 풍경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첫 구절의 ‘서양(西陽)’은 ‘서쪽으로 지는 해’라는 뜻으로 석양을 가리킵니다. 동정(洞庭)은 동정호(洞庭湖)를 말합니다. 동정호는 장강(長江) 상류에 있는 거대한 호수로,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