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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口+卒啄同時)

淸山에 2009. 8. 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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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口+卒啄同時)

 

 

줄字는 한자로 여기서 찾아 쓰지 못하여 입口 안에 군사졸卒 을 넣어

쓰는 것으로

 

암탉이 알을 품은 지 3주일이 되면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이때 알 속에서 생긴 병아리가 알 바깥으로 나오려고

소리를 내고 어미는 感(감)을
잡아 바깥쪽에서 억센 부리로 껍질을 쫀다.


이때 병아리와 어미의 호흡이 一致(일치)돼야지

어미가 너무 늦게 쪼면 병아리는


알 속에서 窒息死(질식사)하고 너무 일찍 쪼면 덜된 병아리가 생명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間髮(간발)의 차이도 없이 알 속의 병아리와

밖의 어미가 호흡이 맞아 울고 쪼아야 한다.

 


이것을 "줄탁동시" 라고 한다.


口卒(줄)은 알 속의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고파 소리를 내는 것이며,

啄(탁)은 어미닭이 밖에서 알을 쫀다는 뜻이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소리내는 것을 어찌 어미가 들을까마는

六感(육감)으로 느끼며


그 기회를 놓칠세라 瞬發力(순발력) 있게 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안팎의 두 존재의 힘이 함께 알 껍질에 작용될 때라야 비로소
병아리는 온전한 생명체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모든 생명은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삶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이것을 선가(禪家)에서는 스승이 제자를 지도하여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마치 어미 닭이 소중하게 알을 품듯이
스승이 제자를 끊임없이 보살펴서
그 근기가 무르익었을 때 깨달음의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할(喝)이라든가 방(棒)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
가장 제자의 근기(根機)에 맞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시기가 올 때까지 제자는 오매불망 정진에
힘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와 같이 스승과 제자의 행동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비로소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사제간의 인연이 어느 기회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선가에서는 ‘줄탁동시’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비단 선가의 지도법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라
현대 교육에서도 참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스승은 제자를 위하여 참되게 “탁”을 해 줄 수 있는 안목과 지도가
절실히 요망되고 제자 또한 스승을 존경하고 학업과 인격도야에
전념하여 언제라도 “줄”을 할 수 있는 요건을 구비해야 할 것이다.

결국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어느 한 쪽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