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WINE)의 세계
태양의 딸 와인
와인의 역사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제우스의 아들인 바커스가 포도 재배와 포도주 제조법을
지중해 연안으로 보급시킨 것으로 되어 있다.
포도의 원산지가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의 소아시아 지역이라는 식물학자들의 주장도
이러한 신화나 전설과 일치하는 것 같다.
지금도 흑해 연안에 위치한 아르메니아 공화국의 아라라트산에는
대규모 포도원이 많고,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와인의 본격적인 세계적 전파는 로마 시대에 이루어진다.
와인의 은은한 취기에 매료된 로마의 지배자들은 프랑스, 스페인 등의 식민지에
포도원을 조성하여 좋은 와인 확보에 열을 올렸다.
그 덕분에 프랑스의 보르도, 부르고뉴 지방 등지에 있는
특급 포도원들은 로마 시대 이후 2,000년 동안 명주를 생산하고 있다.
와인의 종류
와인은 색깔에 따라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그리고 그 중간색인 로제 와인으로 나뉜다.
화이트 와인은 청포도의 과즙만을 발효시켜 포도로부터 색소가 우러나지 않고
산뜻한 맛이 나도록 한 것이다.
레드 와인은 과즙뿐만 아니라 과피의 색소를 추출하여 색깔을 내고 묵직한 맛이 나도록 한 것이다.
로제 와인은 적포도를 으깨어 화이트 와인을 담그는 방법으로 발효하거나 발효된
적포도와 백포도를 섞어서 제조한다.
와인의 향기는 포도 자체에 함유되어 있는 아로마(Aroma)와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케(Bouquet)로 나뉜다.
숙성 기간 동안에 아로마는 점차 옅어지고 부케가 짙어진다고 한다.
고급 와인의 라벨에는 포도의 수확 연도(Vintage)가 표기되어 있는데 이것은 그 해의 온도,
일조량 등에 의해 포도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라벨에 적힌 지역 범위 또한 와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데 범위가 좁을수록
고급 와인이라고 봐도 무난하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을 마시면 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장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포도에 함유된 폴리 페놀이라는 물질이 산화 방지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작용으로 인해 실제로 동맥경화가 억제되고 심장병 발병률이 낮아진다고 한다.
세계에서 일인당 음주량과 와인 음용량이 가장 많은 프랑스인들이 여타의 선진국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에 걸리는 숫자가 적고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보르도(Bordeaux)와 부르고뉴(Bourgogne) 와인
와인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보르도나 부르고뉴가 프랑스의 와인 명산지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보르도나 부르고뉴는 명성에 걸맞은 뛰어난 자연 조건을 지니고 있다.
이들 두 지역은 공히 수확기에 일조량이 많으며, 배수가 뛰어난 사력질 토양을 보유하고 있다.
보르도와 부르고뉴 지방에는 샤토(Chateau)가 잘 발달되어 있다.
샤토란 원래 성곽이나 장원의 대저택을 말하는 용어이나 오늘날에는 와인과 관련하여
포도원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프랑스의 원산지 표기법(A.O.C)에 의하면 샤토는 일정 면적 이상의 포도원으로서
와인의 제조와 저장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곳을 의미한다.
보르도 지방의 유명한 지역으로는 지롱드 강을 끼고 있는 메독(Medoc)을 비롯하여
그라브(Graves), 소테른느(Sauternes), 포메롤(Pomerol), 생 밀리옹(Saint Emilion) 등이 있다.
메독은 세계 레드 와인의 심장부라고도 할 수 있다.
메독의 와인은 숙성 초기에는 타닌 함량이 높으나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그윽하고
기품이 있는 향미를 발산하여, 완벽한 레드 와인이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1855년에 정해진 그랑 크루 클라세(Grand Cru Classe)는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최고의 명문으로는 역시 메독의 샤토 마르고(Margaux), 샤토 라피트 롯쉴드(Lafite-Rothschild),
그리고 샤토 라루트(Latour) 등이 손꼽히고 있다.
그라브는 영어로 Gravel(자갈)인데 이 지역의 토양이 배수가 잘되는
자갈밭이라는 데서 유래된 이름인 것 같다.
1970년대 중반 이전에는 화이트 와인이 더 많이 생산되었으나 그 이후로는 레드 와인을
더 많이 생산하고 있다.
그라브의 레드 와인은 부드럽고 숙성된 맛이 강하며 화이트 와인은 신선하고 산미가 강하다.
이 지역의 최고 명문으로는 샤토 오브리옹(Chateau Haut Brion)을 들 수 있다.
소테른느 지역은 뛰어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이 와인의 품질은 독일의
늦따기 포도로 제조한 와인과 유사하다.
이 지역 수확기의 기후는 일교차가 매우 심한 편으로 낮에는 햇볕이 강하고 밤에는
이슬이 많이 내리며 아침에는 안개가 짙게 낀다.
그 때문인지 잘 익은 포도에는 곰팡이가 피는데 이 곰팡이가 스위트 와인에 미묘한
향기를 나게 만들어 준다.
소테른느 와인으로 샤토 디캉(Chateau d'Yquem)이 유명하다.
포메롤은 연간 30만~40만 상자를 생산하는 조그만 지역인데 와인의 품질이 매우 뛰어나서
가격이 비싼 것이 특징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맛이 부드러우며 향이 신선하고 풍부하다.
포메롤의 샤토 페투르스(Chateau Petrus)는 보르도에서 가장 값비싼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생 밀리옹 지역은 풍치가 뛰어나고 좋은 와인을 생산하며 이미 로마시대부터 널리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이곳에서는 레드 와인만을 생산하고 있다.
생 밀리옹의 와인은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향긋한 과일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유명한 샤토로는 오손느(Ausone)와 슈발블랑(Cheval!!!!!!!!!-Blanc)이 있다.
부르고뉴의 A.O.C급 와인 생산 지역으로는 샤블리(Chablis),
코트 드오르(Cote d'Or). 마코네(Maconnais), 보졸레(Beaujolais) 등이 있다.
코트 도오르는 영어로 황금 언덕(Golden slope)인데 가을 포도밭의 노란 단풍 색깔에서
유래된 것으로,
언덕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세계적인 와인 산지의 표본이라 할 만한 지역이다.
이곳의 아인 생산량은 메독의 3분의 1 정도인데 해마다 공급이 달려서 예약을 해야만
살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코르통 샤를마뉴(Corton-Charlemagne)와 레드 와인으로 유명한
샹베르탱(Chambertin)이 있다.
샤블리는 부르고뉴의 여타 와인 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나 예로부터 부르고뉴
와인 단지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었다.
이곳의 와인은 섬세한 신맛과 신선하고 깨끗한 과일향이 특징이며 세계 최고의
화이트 와인 산지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
샤블리의 유명한 포도원으로는 레 클로(Les Clos), 블량쇼(Blanchots) 등이 있다.
마코네(Maconnais)는 마콩(Macon)시와 붙어 있는 지역으로 와인의 맛은 가볍고 신선하다.
마코네 지역의 와인은 비교적 값이 싼 데 비해 품질은 우수하다.
마콩의 푸이 푸셰(Pouilly-Fuisse)는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도 비싸다.
리옹(Lyon)시에 인접해 있는 보졸레 지역은 부르고뉴 지방 와인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의 토양은 배수성이 그다지 좋지 않아 포도 자체의 아로마는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그 때문인지 보졸레 지역의 와인 생산업자들은 과감하게 전통적인 방법에서 탈피하여
포도의 품종과 발효 방식을 현대적인 다산성 방식으로 바꾸고, 판매에 있어서도
보졸레 누보(새오운 보졸레)'라 하여 최단 기간 내의 배달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보졸레의 와인은 기존의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특성을 함께 갖추고 있다.
보졸레 지역의 대중 와인은 상표에 보졸레나 슈페리에(Superieur)로 표기한다.
프랑스의 지명이나 샤토명을 다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세계 각지로 수출되는 프랑스 와인 가운데서 우수한 품질의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지명이나 유명한 샤토명 정도만이라도 알아두는 것이
애주가의 필수적인 고려사항이 아닐까 싶다.
*샤토 디캉(Chateau d'Yquem)이야기
찰스와 다이애나는 1981년 세기의 결혼식을 올릴 때 샤토 디캉으로 축배를 들었다.
프랑스의 엘리제 궁에서 열리는 수 많은 연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샤토 디캉을 공식 접대주로
써 왔다.
샤토 디캉은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 1784년산 250병을 산 이래 미국에서 최고의
와인으로 여겨졌다.
나폴레옹 시대에는 1802년산을 많이 저장하였으며, 러시아의 왕궁에서도 1847년산 900리터를
사서 저장했다.
해마다 7만병으로 판매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미리 예약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데
한병에 600프랑에서 8,000프랑의 가격으로 팔린다.
독일의 늦따기 와인독일인들은 양질의 와인을 만들려고 오랜 기간에 걸쳐 무던히도 애를 써 왔다.
그러나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국에 비해 기후가 한랭하고 음습하여 포도의
질이나 작황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특별한 포도 재배 기술과 수확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라인가우(Rheingau) 지역과 모젤 자르 루버(Mosel-Sarr-Ruwer)
지역의 특수 와인이 당당히 세계의 고급 와인 대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양조학이 상당히 발달된 후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늦따기 기법은 두 가지 면에서 매우 과학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첫째는 포도송이가 자연 상태에서 얼고 녹으면서 바람으로 인한 수분의 증발이 일어나
냉동건조 효과로 인해 당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포도 맛이 미묘하게 변화되고 발효에 참여하는 미생물 집단이 다양해진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미생물들은 와인에 섬세한 맛과 향을 내게 한다.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프랑스에서는 푸리튀르 노블레(Pourriture Noble),
독일에서는 에델포일레(Edelfaule), 영어로는 노블 롯(Noble Rot)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