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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유교(柳橋)에서 내다보다(柳橋晩眺) - 육유(陸游)

저물녘 유교(柳橋)에서 내다보다(柳橋晩眺) - 육유(陸游) 小浦聞魚躍, 橫林待鶴歸. 閒雲不成雨, 故傍碧山飛. 소포문어약 횡림대학귀 간운불성우 고방벽산비 작은 물가에서 고기 뛰노는 소리 들리고, 가로누운 숲에서 학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네. 한가로운 구름은 비를 내리지 못하고, 푸른 산 근처에서 흩날리누나. 시인은 이 시에서 작은 포구, 물고기, 숲, 학, 구름 등을 나열하면서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 전구轉句에서 “한운불성우閑雲不成雨”라며 빈 하늘에 한가로이 떠도는 구름은 비를 뿌리지 않는다고 읊었다. 여기서 부지런하지 않으면 보람을 거둘 수 없다는 ‘한운불우閑雲不雨’라는 사자성어가 나왔다. 이 한운閑雲의 모습을 통해 시인은 청운靑雲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백발만 늘어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

풍교야박 楓橋夜泊 - 張繼 715-779

楓橋夜泊 - 張繼 715-779 月落烏啼霜滿天 월락오제상만천 江楓漁火對愁眠 강풍어화대수면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외한산사 夜半鐘聲到客船 야반종성도객선 달은 지고 까마귀 울며 서리는 하늘에 가득한데 강가 단풍 사이로 고깃배의 불빛이 시름겨운 잠을 비치네 고소성 저 멀리 한산사에서 한밤중에 종소리 나그네 뱃전까지 들려오네. ▶ 張繼(장계) : 八世紀 中唐 詩人, 字는 懿孫(의손), 大曆(766∼779) 末年에 檢校戶部員外郞(검교호부원외랑)을 지냈다. 詩風이 깨끗하고 道士의 風이 있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 楓橋夜泊 : 풍교에서 밤에 자면서, 풍교에서 하룻밤을 객선에서 새우면서 주위의 風景과함께 자기의 旅愁(여수)를 읊은 시이다. 楓橋는 江蘇省 蘇州 서쪽 교외에 있는 다리로 南北交通의 要路이다. 원래는 봉교(封橋..

부벽루 浮碧樓 - 李穡

浮碧樓부벽루 - 李穡이색 昨過永明寺(작과영명사) 暫登浮碧樓(잠등부벽루) 城空月一片(성공월일편) 石老雲千秋(석로운천추) 麟馬去不返(인마거불반) 天孫何處遊(천손하처유) 長嘯倚風磴(장소의풍등) 山靑江自流(산청강자류)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성은 텅 빈 채로 달 한 조각 떠 있고 오래된 조천석 위에 천 년의 구름 흐르네. 기린마는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데 천손은 지금 어느 곳에 노니는가? 돌다리에 기대어 휘파람 부노라니 산은 오늘도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 시어 및 시구 풀이 浮碧樓(부벽루) : 평양 모란대 밑 절벽에 있는 누각 永明寺(영명사) : 부벽루 서쪽에 있던 절 暫登(잠등) : 잠시 오르다 城空(성공) : 성이 비어 있다 石老(석로) : 오래 된 바위. 조천석(朝天石, 기..

이른 가을 初秋 - 孟浩然

初秋 - 孟浩然 不覺初秋夜漸長 불각초추야점장 어느새 초가을 밤은 길어지고 清風習習重淒涼 청풍습습중처량 소슬바람 불어오니 쓸쓸함이 더하는데 炎炎暑退茅齋靜 염염서퇴모제정 메서운 더위 물러가 초가는 적막하고 階下叢莎有露光 계하총사유로광 섬돌 아래 풀섶에는 이슬만이 반짝이네 맹호연(孟浩然,689~740)의 시는 매우 좋은데 의외로 깊이 연구한 교주본이 없다. 무슨 곡절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맹호연 시를 만날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이번에도 도서관에 한 번 내려가 봤으나 그다지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다. 올해 날씨로는 아직 분명히 여름이지만 절기로는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이 작품은 자신도 모르게 은거지에 찾아온 가을을 자각하면서 그 계절의 변화를 호흡하고 있다. 요즘은 냉난방도 발달하고 철과 크게 상관없이 ..

춘효 春 曉 - 孟浩然

春 曉 - 孟浩然 春眠不覺曉 춘면불각효 봄 잠에 새벽을 느끼지 못했는데 處處聞啼鳥 처처문제조 여기저기서 새소리 들려오네 夜來風雨聲 야래풍우성 간밤에 비바람소리 사나웠는데 花落知多少 화락지다소 꽃은 얼마나 떨어졌는지 ※ 주제 및 감상 - ① 지나가는 봄을 아쉬워함. ② 봄날 새벽의 흥취를 정감있게 읊은 시. ③ 새들이 여기저기 지저귀는 화사한 봄을 찬미함과 아울러 봄이 지나감에 대한 아쉬움(안타까움)을 실감나게 드러내었다. 春(봄 춘; 日-총9획; chūn) 曉(새벽 효; 日-총16획; xiǎo) 春(봄 춘; 日-총9획; chūn) 眠(잠잘 면; 目-총10획; mián) 不(아닐 불; 一-총4획; bù) 覺(깨달을 각; 見-총20획; jué,jiào) 曉(새벽 효; 日-총16획; xiǎo) ..

宿王昌齡隱居(숙왕창령은거) - 상건(常建)

宿王昌齡隱居(숙왕창령은거) - 상건(常建) 왕창령이 은거하던 곳에 머물다 淸溪深不測(청계심불측), 隱居唯孤雲(은거유고운). 맑은 시내 아득하여 헤아릴 수 없는데 그대 은거하던 이곳엔 외로운 구름만 松際露微月(송제로미월), 淸光猶爲君(청광유위군). 소나무 끝에 초승달 드러나니 맑은 빛은 여전히 그대 위해 비추는 듯 茅亭宿花影(모정숙화영), 藥院滋苔紋(약원자태문). 띠를 인 정자에 꽃 그림자 잠자고 약초 심은 뜰에는 이끼가 불어났네 余亦謝時去(여역사시거), 西山鸞鶴群(서산란학군). 나 역시 시속과 이별하고서 서산의 난학과 함께 살고 싶구나 [通釋] 맑은 시내는 저 위로 멀리 뻗어 있어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없는데, 그대가 은거했던 이곳에는 외로운 구름 한 조각만 있을 뿐이다. 오늘 저녁, 소나무 사이에 초승..

杜甫의 絶句 - 江碧鳥逾白

杜甫의 絶句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강물이 푸르니 새는 더욱 희고 산이 푸르니 꽃은 불타는 듯하다 금년 봄도 보는 가운데 또 지나가니 어느 날이 이 고향에 돌아갈 해인가 ▶ 杜甫 : '특강-두율주해' 참조 ▶ 絶句 : 특별한 제목을 붙이지않고 그냥 '짧은 詩'라는 뜻으로 시의 형식을 빌어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이 시는 絶句 二首 중 두 번째 작품으로 타향에서 봄을 맞이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고싶은 심정을 읊은 것이다. ▶ 江碧鳥逾白 : 碧은 푸르다, 逾는 더욱(愈), 봄철을 맞아 강물 빛이 푸른데, 그 위에 나는 하얀 갈매기는 더욱 희게 보인다. ▶ 山靑花欲然 : 然은 燃과 같은 뜻으로 불타다, 봄을 맞아 온 산의 나뭇잎들이 푸르니 그 속에 피..

不賣香(불매향) - 申欽(신흠, 1566~1628)

不賣香(불매향) - 申欽(신흠, 1566~1628) 향기를 팔지 않아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항상 제 가락을 지니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위에 떨어도 향기를 팔지 않아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디 모습 남아있고 柳經百別又新枝(류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신흠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다. 그의 호를 따서 만든 에 나오는 시다. 오동의 명성은 소리의 울림이 뛰어난 때문이고 매화는 평생을 춥게 살지언정 제 향기를 팔지 않는다. 선비의 자질과 지조를 강조한 말이다. 달은 매월 이지러져 안보이지만 본질은 그대로다. 버드나무는 가지가 꺾여도 항상 새가지를 돋아낸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자신의 ..

送人2(庭前一葉落) - 鄭知常

送人2 - 鄭知常 庭前一葉落 (정전일엽락) 뜰 앞 나뭇잎 떨어지고, 床下百蟲悲 (상하백충비) 마루 밑 온갖 벌레 슬프구나. 忽忽不可止 (홀홀불가지) 홀홀히 떠남 말릴 수 없네만, 悠悠何所之 (유유하소지) 유유히 어디로 향하는가. 片心山盡處 (편심산진처) 한 조각 마음은 산 끝난 곳으로, 孤夢月明時 (고명월명시) 외로운 꿈은 달 밝을 때에나. 南浦春波綠 (남포춘파록) 남포에 봄 물결 푸르를 때면, 君休負後期 (군휴부후기) 그대 뒷기약 잊지 말게나. 요점 정리 지은이 : 정지상 형식 : 7언절구의 한시 주제 : 이별의 슬픔 이해와 감상 작자의 다른 작품인 '송인'과 유사한 정서인 이별의 아픔을 그 바탕에 깔고 있다.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의 유대감이 '남포'라는 향토적 배경을 통하여 잘 드러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