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나의 이야기

동지冬至

淸山에 2011. 2. 5. 10:49
 

 

 
 
동지冬至
 
동짓달 기나 긴 밤을 한 허리 바혀 내여
春風 이불 아래 서리 서리 너럿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 구뷔 펴리라
 
오늘을 보니 이 싯귀절이 생각 나구나.
 
한 해에 가장 기인 밤!
 
누구냐에 따라 가장 기다려 지는 밤
허나 누구는 이 긴 밤 새우지 못하여 서러워 하는 밤
 
이렇게 어두운 밤은 우리에게 여러 의미를 주더라.
 
어려서 캄캄한 밤에 혼자 있을 때 얼마나 무서운 생각이 들던지
어데서 인기척이 나면 소름이 까악 끼치도록 온 몸이 사그라 지던 시절도 있었다.
누군가 같이 있어 반짝이는 별 바라 볼 때는 또 얼마나 좋았더냐.
 
점 점 크면서 의젓하게 고요한 밤을 기다려 지더구나.
 
아마 이 때에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데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多情도 병인냥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의 이 싯귀 알고 부터 멋을 더 햇는지 모른다.
 
이렇게 밤은 우리에게 여러가지를 준다.
하루 일상의 고달픔을 이 밤 통하여 휴식을 하고
사랑을 가진 자는 이 밤에 은근한 마음 품어도 보구 말여.
  

 

동지를 맞아 팥죽을 여러 번 먹던 추억은
누구나 있을게다.
 
 
 

 

 
 
하나 웃기는 이야기 있었다.
 
 
허풍이 얼마나 쎈지 유명한 스님의 대화글이다.
 
월정사에 스님 한명과 해인사의 스님 한명이 어느 산 마루에서 만나 인사 하면서
서로의 머무는 절 자랑하는 중에 월정사 스님 알
 
우리 절은 얼마나 크고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지 측간(지금의 화장실) 크기로
내가 동짓날 싼 똥이 지금도 밑 바닥에 내리지 않고 떨어지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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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듣던 해인사 중은 허허허 웃으면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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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머물던 해인사는 지난 동짓날 팥쭉을 끊이는데 얼마나 큰 가마솥 인지 배타고 노 저어
가면서 뜨거운 김 젓느라 땀 많이 흘린 생각이 나네 그려.
 

 

저런 해학도 있어 동짓날 오늘을 보면서 웃어 본다.
 
그런데 특이한 동짓 날 이것을 보여 주고 싶구랴.
 
나는 천구팔십이년도 십일월말에 뉴질랜드 땅을 밟았었지.
잠시 시간이 지나니 십이월 이십일일 우리의 동짓날인데 고향 그리면서
한 낯이 길고 길어 오지 않는 밤을 기다리느라 저녁 열시 쯤 되도록 늦게서야
어둠이 다가 오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으로 넓기도 넓어라 하였었다.
 
오늘 밖이 춥다 보니 따스한 방안에서
별의 별 생각 다 나는 것 중  이런 추억도 꺼내 본다.
 
동지팥죽 많이 드시구랴
엣 풍습에 주위 악귀 쫒아 준다는데 좋은 일들 많이 기대 하는 거여.

 

 

 

 

고독 - 황인호 시. 윤용하 곡 - 테너 강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