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나의 이야기

홀로 외로움에 젖으면

淸山에 2009. 8. 11. 14:59
  

 

 
 
 
 
정해진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어도 길이 연결 되어 있으니
차를 몰고 가 본다.
 
차 안전을 위한 생각만 뜨렷하지 나머지는 정처 없이 차 바뀌
굴러 가는 곳이 이때 나의 일과였다.
 
오전에 회사에 들러 공장 기계 돌아 가는 것만 확인하고 -별 탈
없이 잘 가동 되가니 - 나머지 시간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만 같은 외로움 견디지 못 함으로 시간이라는 오늘을 보내기
위해 길을 떠나며 하나 새로운 것은 가급적 가 보지 않았던 코스로 간다.
 
그러다 보니 이 주위의 길 연결로는 자연히 익숙해 지고 나중에 훗날
가족들이 오면 다시 와 볼 곳 되도록 기억 하나는 머리속에 남겨 둔다.
 
 
이때가 아마도 1983년 일게다.
뉴질랜드 남섬의 두 번째 큰 도시 Dunedin 더니든 인구 십일만명.
스코트랜드인들이 이곳에 와 보니 그들의 수도 에덴버러를
그리워 하여 모여 살다 더니든 도시를 만들었단다.
 
곳곳에서 이들을 만나 이야기 하면 그들만의 독특한 엑센트 억양을
처움에 알아 듣지 못해 힘 들었었다.
 
마치 우리네들이-나는 충청도에 살아서 그런가 - 경상도 사투리 억양에
익숙치 않으면 뜻 새기기 힘들어 하는 것과 같다.
 
뉴질랜드는 커다란 두 섬 즉 북섬과 남섬으로 나뉘어 사람이 사는 곳은
주로 해안을 끼고 마을이 형성 되어 큰 도시라 하면 모두 항구 도시이다.
 
총면적 이십칠만 평방Km ( 참고로 남북한 이십이만 평방Km )
인구 삼백이십오만 ( 1983년 당시 지금은 사백만이 갓 넘었다 )
 
이곳이 나의 새로운 삶 터가 되어서 언젠가 이곳에 올 가족 기다리며
홀로 지내는 나날이 얼마나 그리웠던지 터 질 것 같은 외로움을 차에
몸을 싣고 달리다 배 고프면 차 안에 있는 과일. 과자를 혹은 Dairy
Shop ( 우리네 구멍가게 )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고 이리하여
어둠이 짙어지면 잠자리가 있는 집으로 돌아 온다.
 
비가 오는 날이면 가까운 항구에 차를 세워 파도에 휩쓸리는 물결
바라보고 때로는 갈매기떼 날라 와 맴맴 주위를 돌아 다녀 과자나
빵을 던저 주기도 한다.
 
어데를 가더라도 하늘 끝 볼 때는 북쪽을 먼저 바라 본다.
그 끝에 한국의 땅이 있어 가족 움직이는 모습을 커다란 하늘 화면에
빛쳐 보고 보일 수 없는 눈물은 말라 더 나올 것도 없지만...
 
어느 화창한 햇볕이 내려 쬐는 날이다.
날씨를 보니 오늘은 아주 멀리 달려 갈 것 같아서 어느 때 보다 더 준비
-준비라야 페트롤(휘발유) 만땅 채우고 먹을 것 더 챙겨 넣는 것 그리고
공장 설비도 한 번 더 세심히 관찰하고 ..만약을 위해 차에 지도책은 꼭
챙긴다. - 를 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떠난다.
 
잠시 후에 시가지를 벗어 나면 전형적인 이곳의 모습들.
끝도 없이 이어지는 파릇한 초원 농장에 양 무리들과 소떼들이 내 차의
엔진 소리에 풀 뜯던 머리를 내 쪽으로 들고 이내 먹이 찾아 아랑 곳
하지 않는 광경.
 
사람이 사는 집이나 동네는 어쩌다 한채씩 그리고 몇채 보이면 동네.
집이나 동네가 보여도 사람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마주 오는 차 한 번 보기 쉽지 않아 오로지 나만 달리는 흔적에 고요한
경치를 보노라면 누구와 같이 못 보는 아쉬뭄만 남는다.
 
온통 주위가 목초지 초원이여 강줄기 흘러 물 굽이 돌아서도 양 떼들이 풀만
찾아 언덕위에 무리 지어 있는 모습들.
 
처움 이곳에 도착해서는 너무나 정경에 빠져 행복해 보였던 것도 순간이여
이제는 의례 그러려니 내가 한국에 있는 것인가 착각 마져 들기도 하였다.
때로는 절경의 모습을 지나친다.

다시 U Turn 유 턴 하여 저 모습을 한참 바라 본다.
강 줄기가 멀리에 뻗어 있고 그 옆으로는 큰 산이 - 이런 것을 우리는 좌청룡
우백호라 하던가 - 맑은 하늘 위에는 하얀 구름 제 가고 싶은 곳 따라
유유히 흐른다.
 
차 의자를 뒤로 놓아 푸윽 경치에 빠져 눈이 사르르 잠긴다.
엥 하는 차 엔진 소리가 멀리서 부터 가까이로 들려 백미러로 흞어 본다.
오랫만에 차 한대 지나 가는 것 반가웁구나.
 
지나 던 차가 속력이 작아 지면서 앞서에 잠시 정차 하고는 - 저들도
경치에 잠시 차를 멈춘 것으로 생각 하였다 - 잠시 후 차를 돌려 내 가까이
지나며 다시 내 뒷쪽에 차를 세우고는 한 노인이 어슬렁 걸어 온다.
 
젖혀진 차 의자에 머리를 뒤로 하여 무심코 있다가 가까이 다가온 노인을 보니
깜짝 놀랏듯 머뭇 하다가 손을 살짝 들면서  "" Hello ! "" 한다.
 
차 문을 열어 나오면서 나도 "" 헬로우! "" 인사하니 웃음을 띄고 안도감이
드는지 혹시 뭘 도와 줄게 없나 해서 나 한테 왔단다.
 
많이 보이는 찻길도 아닌데 내가 차를 정차 해 놓고 있으니 지나다 본 그들이
생각컨데 혹시 뭐가 잘 못 된게 있어 도울 일이 있나 싶었단다.
 
이들 마져 그냥 지나쳐 간다면 곤욕 치를 것 생각들어 차 고장이거나 아퍼서
도움이 있을 것으로 간주한 그 노인 부부를 보고 눈 시울이 맺혀 진다.
 
 
"" Thank you. It is  a good view here. You see.""
"" 고마워요.당신이 보듯이 여기 좋은 경관이라. ""
 
"" That's correct. It's a nice wonderful day.is'nt it? ""
"" 그래여.날씨 하나 끝내 주네요.않 그렇소? ""
 
이렇게 몇 마디 나누고 헤어 지는 이들 노 부부를 보고 참았던 외로움이
복 받쳐 한참이나 고향 생각 떠 올려 보고 귀가 길로 차를 돌린다.
 
일 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한 줄기 해란강은 천년 두고 흐른다
지난 날 강가에서 말 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내 노래 들을 사람도 없거니와 간혹 풀 뜯던 양.소 무리들만이 청중이라면
나는 엄청난 관중 수에 압도되어 행복한 연출자로써 내 실력 다 하도록
목소리 높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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