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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정열의 술 럼(Rum)
적도 부근의 열대 지방에서
풍부하게 생산되는 사탕수수에서
설탕의 결정(結晶)을 분리해 낸 찌꺼기,
즉 당밀을 가지고 만드는 술이 럼(Rum)주이다.
이 술이 처음 태어난 지역은 카리브해 연안이지만,
사탕수수가 재배되는 열대 지역 어디서나 양조되고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럼(Rum)주(酒)를 태양의 술이라고 부른다.
성격이 불같은 카리브해 연안 지역의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술이다.
어린이 소설인 '보물섬'에서 애꾸눈의 해적선장이 부하들과 함께
호탕(豪宕)하게 마시는 술이 바로 이 럼(Rum)주(酒)이다.
럼은 원료의 품질이나 증류 및 숙성 방법 등의 차이에 따라 풍미가 가벼운 라이트 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미디엄 럼, 중후한 풍미를 지닌 헤비 럼으로 구분되며,
색깔도 무색투명(無色透明)한 것에서 짙은 갈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단일 브랜드의 증류주로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술은
단연 바카르디(Bacardi) 럼(Rum)주(酒)이다.
미국의 뉴욕 주에서는 일요일에는 소매점에서 술을 팔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토요일이면 주말에 마실 술을 미리 사두기 위하여 리커 스토어에
길게 줄을 서는데 이때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손에 바카르디 병을 들고 돌아간다고 한다.
19세기 말 돈 파쿤드 바카르디라는 스페인계 쿠바인에 의해 설립된 바카르디라사는
100년 동안 단일 가족경영을 하면서 거친 맛을 내는 불순물을 상당 부분 제거하여
부드럽고 무색 투명한 라이트 계열의 바카르디 럼을 생산 세계로 보급시켰다.
쿠바 사태가 일어난 후 바카르디사는 본사를 버뮤다로(Bermuda),
그리고 공장을 푸에르토리코 등지로 옮겨 성장을 계속했다.
그러나 럼은 전반적으로 향이 비교적 약하며
약간은 거친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보다는 다른 음료와 섞어서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점에 착안한 바카르디사는 콜라와 바카르디를 칵테일에서 마시는
럼앤콕(Rum and Cock)을 유행시키기 시작했는데 이 작전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정열적인 성격의 스페인계 중남미인들은 자나깨나 공산 독재 치하의 쿠바를 걱정했다.
그들은 럼앤콕의 잔을 부딪치면서도 '쿠바 리브르(쿠바의 자유를 위하여)'를 외쳤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럼앤콕(Rum and Coke)을 마실 때는 이 구호를 외친다고 한다.
8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는 증류주의 소비량이 서서히 감소(減少)하기 시작했으나,
바카르디사는 처음부터 열대 과일 주스와 럼을 섞은 럼펀치(Rum Punch)를
개발하여 오히려 대히트를 쳤다.
애주가들이 각종 열대 과일 맛과 향,
그리고 럼의 정열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바카르디사의 작전이 불황을 이기도록 만든 요인이 된 것이다.
바카르디로 만든 럼앤콕(Rum and Cock) 한 잔에는 열대의 정열과 함께
자유를 향한 카리브해(Carib海) 사람들의 열망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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