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며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다〉 海上生明月 天涯共此時 情人怨遙夜 竟夕起相思 滅燭憐光滿 披衣覺露滋 不堪盈手贈 還寢夢佳期 (해상생명월) 바다 위로 밝은 달 떠오르니 (천애공차시) 하늘 끝에서 이 시간 함께 보겠지 (정인원요야) 그리운 님은 긴 밤을 원망하면서 (경석기상사) 밤새도록 그리움에 잠 못 드리라 (멸촉련광만) 등불을 끄니 사랑스럽네, 가득한 달빛 (피의각노자) 옷을 걸치니 깨닫겠네, 이슬에 젖음을 (불감영수증) 두 손 가득 담아 그대에게 드릴 수 없으니 (환침몽가기) 잠자리로 돌아가 아름다운 기약 꿈꾸리라
[通釋] 바다 위로 밝은 달이 떠오르니, 그대는 하늘 끝에서 이 시간 나와 같이 저 달을 바라볼 것이다. 정이 많은 이 사람은 긴 밤이 원망스러워 밤새도록 그리움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밤이 깊어 등불을 끄니 가득한 달빛이 사랑스럽고, 그래서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가니 밤이슬에 옷이 젖는 걸 깨닫는다. 이미 밤이 깊어 이슬이 많이 내린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아름다운 달빛을 두 손에 담아 그대에게 드릴 수 없으니, 하는 수 없이 돌아가 잠을 청하며 꿈속에서 그대와 만나기를 바랄 뿐이다.
[解題] 장구령(張九齡)은 본래 저명한 현상(賢相)이었지만, 당(唐) 현종(玄宗)이 노년에 성색(聲色)에 빠져 조정(朝庭)이 부패하면서부터 마침내 권간(權奸)들에게 참소(讒訴)를 당하였고, 결국 형주장사(荊州長史)로 폄적(貶謫)되어 조정을 떠나는 수모를 겪었다. 경세제민(經世濟民)의 포부를 지녔던 장구령에게 이 같은 현실은 매우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이 시는 情人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지만, 이를 통해 君主에 대한 그리움을 가탁하였다고 볼 수 있다. 장구령이 평소에 받은 지우(知遇)와 이 시에 나타난 정감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은 일반적인 抒情詩가 아닌, 시인의 정치적인 갈망과 추구를 보여주는 정치서정시(政治抒情詩)라 부를 수 있겠다.
시의 첫머리 ‘海上生明月(해상생명월) 天涯共此時(천애공차시)’는 情人을 그리워하는 千古의 名句로 일컬어지는데, 달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情景을 통하여, 시인은 멀리 있는 情人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 2구는 전체 시의 관건(關鍵)이자 핵심이며, 그 이하 6句는 모두 정경교융(情景交融)의 경지에 이르렀다. 앞의 4句가 內心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면, 뒤의 4句는 이 감정으로부터 촉발된 행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역주1> 共此時(공차시) : 자신과 멀리 하늘 끝에 있는 情人이 함께 달을 바라보며 서로 그리움의 정을 부치는 것을 의미한다. 역주2> 情人(정인) : 마음속에 깊은 정을 간직한 사람을 말하며, 여기서는 시인 자신을 지칭한다. 역주3> 竟夕(경석) : 終夜(종야), 즉 ‘밤새도록’의 뜻이다. 역주4> 滅燭憐光滿(멸촉련광만) : 사령운(謝靈運)의 〈怨曉月賦(원효월부)〉에 “신방(新房)에 누우니 얼마나 기쁘던지, 화촉을 불어 끄고 새벽달을 희롱하네.[臥洞房兮當何悅 滅華燭兮弄曉月]”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 말을 차용하여 긴 밤이 끝나고 장차 새벽이 오려 함을 표현한 것이다. 역주5> 盈手(영수) : 두 손 가득 받든다는 뜻이다. 육기(陸機)의 〈擬明月何皎皎(의명월하교교)〉에 “비추니 그 빛이 넉넉한데, 잡으니 손에 차지 않네.[照之有餘輝 攬之不盈手]”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는 그 말을 써서 서로 그리워하는 마음을 기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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