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윤곽은 10월 말에 드러났다. ▲농업생산력의 확대에 의한 농업소득의 증대와 국민경제의 구조적 불균형의 시정 ▲전력, 석유, 석탄 등 에너지원의 확보 ▲기간산업의 확충과 사회 간접자본의 충족 ▲유휴자본의 활용, 특히 고용의 증대와 국토 보전 및 개발 ▲수출 증대를 주축으로 하는 국제수지의 개선 ▲기술의 진흥 등이 중점 목표였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작업이 마무리 되어 가는 도중에 박정희 의장의 訪美(방미)계획이 확정됐다. 방미목표는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 혁명정부의 정통성을 인정받고, 경제건설에 미국의 지원을 구하는 것이었다. 경제기획원은 박 의장에게 필요한 자료를 준비해 올리고 송정범은 세계은행(IBRD) 등과의 협의에 골몰했다. 박 의장의 미국행에 천병규 재무장관과 송정범 경제기획원 부원장이 공식 수행했다. 박정희 의장이 케네디 대통령과 만나는 동안 송정범은 미 국무부 해외개발처(AID) 해밀턴 처장과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 미국 측은 한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지나치게 의욕적인 계획’으로 평가했다. 해밀턴 원조처장은 “7.1% 성장률을 목표로 정한 것은 선진국에서도 예가 없다. 제철, 정유, 造船(조선), 비료, 시멘트 공장을 세운다는데, 이것이 한국에 필요하다는 것은 납득하겠지만 그러나 한꺼번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적어도 20억 달러 이상의 外資(외자)가 필요한데 한국에 누가 그런 많은 돈을 빌려 주겠는가”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지도받는 자본주의 체제 IBRD(세계은행)도 한국의 경제개발 계획에 난색을 표명했다. 송정범 경제기획원 부원장이 그들을 설득한 끝에 결국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입안 때부터 IBRD 측이 적극 개입한다는 조건 하에 외자지원의 언질을 받아 냈다. 박정희 의장이 귀국할 때 IBRD 측은 간부를 동행시켜 한국에 파견했다. 파견된 IBRD 측 간부는 외자도입 체제를 고치고 모든 프로젝트 건설을 정부주도로 할 것을 권고하면서 외자도입 시 정부가 보증하고 수출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도록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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