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의 소동 6월22일 정부는 白善鎭(백선진) 재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金裕澤(김유택) 전 韓銀(한은) 총재, 박기석 건설부 장관 후임에 申泰煥(신태환) 서울대 교수를 임명했다. 혁명 성공 36일 만에 최초의 민간인 출신 장관이 탄생한 것이다. 정부는 또 22일자로 2군 사령관 최경록 중장과 부산 군수기지사령관 朴炫洙(박현수) 소장을 예편시켰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대표적으로 발표된 경우이고 수십 명의 장성들이 反혁명, 부패, 무능 등의 혐의로 군복을 벗었다. 바로 이날 미 국무부에서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대통령 직속 한국문제 긴급조치반의 책임자인 매카나기 차관보는 주한 미국 대사관과 주한 미군사령부로부터 올라온 보고서를 접수하곤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서울로부터 올라온 보고는 그린 대리대사가 최경록 장군과 나눈 대화에 관한 것이었다. 최근에 비밀 분류에서 해제된 이날 회의 문서에 따르면 최경록 장군은 그린에게 ‘이번 쿠데타의 배후에는 공산주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최 장군은 자신의 그런 확신이, 주체 세력 내 장교들에 대한 개인적인 정보, 주체 세력 안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얻은 정보, 그리고 주체 세력 장교들의 과거 기록을 조사한 결과에 근거한 것이라고 했다. 즉, 1945~1949년 사이 공산당과 관련을 맺은 사람들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최경록은 박정희 장군이 공산주의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을 대지 않고 네 명의 장성들이 공산주의자라고 말했으며 3~4명의 대령들도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했다. 매카나기 차관보는 서울로부터 올라온 보고서를 읽고는 단서를 달았다. 즉, 최 장군이 한때 그의 직속 부하였던 박정희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미 CIA를 대표해서 이 회의에 참석한 피츠제럴드는 “쿠데타 멤버들의 신상 정보를 조사하고 정보원과 상담해본 결과 혁명 주체들은 장면 정부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었지만 결코 공산주의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 걱정되는 것은 이들이 너무 순진하여 북한과의 통일이 가능하다고 오판할까 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무부 정보책임자 힐즈먼은 며칠 전 USIB(United States Intelligence Board) 사람들과 논의했는데 한국의 쿠데타 세력은 공산주의자들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나세르식의 방법, 즉 미국으로부터 벗어나 독자 노선을 추구하는 방식에 대해서 생각하는 장교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쪽으로 나갈 것 같지는 않다고 힐즈먼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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