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 8편 모음 겨울나무 / 이 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22
어떤 하루 - 강기원 어떤 하루 - 강기원 무엇도 기다리지 않고 무엇에도 사로잡히지 않은 채 홀로 하루를 보낸다 설렘 없이 울렁증 없이 슬픔 없이 그저 담배 한 개비를 피워 물 뿐이다 그런 마음이다 견디는 바 없이 보내는 이런 드문 하루는 가볍고 가볍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가을이 눈동자만큼 깊다 아침이었는데 ..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22
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 김용택 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22
望 鄕 - 詩' 이수한 (낭송 고은하) 望 鄕 - 詩' 이수한 (낭송 고은하) 1. 진달래 봄 향기로 가슴에도 별이 뜨면 밤 깊어 잠 못 들고 마음은 저려가고 고향 꿈 유년의 기억 꽃 무지개로 뜹니다. 2. 매화 지는 봄밤을 눈감고 뒤척이다 두견새 노래하는 꿈의 고향 그리워 기러기 날아간 하늘 마음만 따라갑니다. 3. 뒤란에 목련 향기 문틈으로 스..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22
무심천 - 도종환 무심천 - 도종환 한 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인연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어 헹구어 볼 수 있..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15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15
풀 - 김수영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15
적(敵) - 김수영 적(敵) - 김수영 우리는 무슨 적이든 적을 갖고 있다 적에는 가벼운 적도 무거운 적도 없다 지금의 적이 제일 무서운 것 같고 무서울 것 같지만 이 적이 없으면 또 다른 적 - 내일 내일의 적은 오늘의 적보다 약할지 몰라도 오늘의 적도 내일의 적처럼 생각하면 되고 오늘의 적도 내일의 적처럼 생각하면..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15
폭포(瀑布) 外 - 김수영 폭포(瀑布) 外 - 김수영 (폭포(瀑布)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 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2011.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