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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鶴樓(황학루) - 崔顥

淸山에 2020. 8. 21. 18:21

黃鶴樓(황학루) - 崔顥

 

昔人已乘黃鶴去(석인이승황학거)

옛 사람(昔人)은 이미(已) 황학(黃鶴)을 타고(乘) 가버렸고(去)

 

此地空餘黃鶴樓(차지공여황학루)

이곳(此地)에는 부질없이(空) 황학루(黃鶴樓)만 남았구나(餘)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황학(黃鶴)은 한번(一) 가서(去) 다시(復) 돌아오지(返) 않고(不)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흰 구름(白雲)만 하릴없이(空) 천년(千載)을 유유하네(悠悠)

 

晴川歷漢陽樹(청천역력한양수)

맑은 내(晴川)에 역력(歷歷)히 비치는 것은 한양(漢陽)의 나무(樹)요,

 

芳草萋萋鸚鵡洲(방초처처앵무주)

향기로운 풀(芳草)이 무성(萋萋)한 것은 앵무주(鸚鵡洲)로다.

 

日暮鄕關何處是(일모향관하처시)

날(日)은 저무는데(暮) 내 고향(鄕關)은 어디(何處) 인고(是)

 

煙波江上使人愁(연파강상사인수)

물안개(煙波) 강(江)에 서려(上) 사람(人)을 슬프게(愁) 하네(使).

 

신선은 황학을 타고 떠나고

여기에는 황학루만 남았네

황학은 한번 가서 돌아오지 않으니

흰구름만 유유히 천년을 흐르네

강물에 역력한 것은 한양의 나무요

방초가 무성한 것은 앵무의 섬이로다

날은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런고

물안개 강에 서려 시름을 젖게 하네

<감상>

최호(704-754)의 작품이다. 황학루는 신선이 황학을 데리고 놀던 터라고도 하고 황학을 타고 떠난 자리라고도 한다. 좌우간 그런 고사를 주제로 군더더기 없이 7언으로 8행을 뽑아냈는데, 아무 기교도 없이 너무나 쉽게, 공짜로, 단숨에 써갈겨버린 것 같다. 그 후에 우리의 호프 이백이 황학루에 올라서 한 수 읊으려다가 최호의 이 시를 보고는 꼬리를 내리고 황학루에 대한 시는 짓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가 더 유명해졌는데 읊조려보면 왜 그런지 알게 된다.

 

지지난 주에 한번 빼먹은 게 영 마뜩찮아서 2개를 올린 건 아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먼저 젊은 왕발의 패기를 높이 사서 <등왕각>을 골랐다. 그런데 번역을 하면서 자꾸 읽어보는데 멋은 좀 있는 것 같지만 썩 매끄럽지가 못했다. 그렇다고 기껏 해놓은 걸 버리기도 아까워서 독자들을 위해 타산지석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리고 흐름이 매끄럽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최호의 <황학루>로 가져다가 대비시켜보기로 한 것이다. 왕발의 굴욕이다.

묘하게도 둘 다 누각에 대한 시인데, 인터넷을 뒤지니 등왕각과 황학루 사진이 둘 다 있더라. 대국 아이들은 누각 하나를 지어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크고 화려하다. 자금성을 봐도 그렇지만 좌우지간 수()와 규모만큼은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어떤 의미?) 노구에 힘드시겠지만 구하옹께서 그 사진들을 좀 올려주심이 어떠하료?

등왕각과 황학루는 악양루와 함께 강남의 3대 누각이다. 악양루 시(두보의 <등악양루(登岳陽樓)>라는 시가 있다)까지 올리면 모양새가 꽤나 그럴듯하겠는데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후일을 기약해야겠다.

 

ps. 둘 다 외기 싫으면 <황학루>만 외면 됩니다. 청천역력한양수(晴川歷漢陽樹)에 방초처처앵무주(芳草萋萋鸚鵡洲)....끝내주잖아요?

 

崔顥 : 최호(?-754년 졸)는 하남성 開封 사람이다. 723년 진사에 급제하여 司勳員外郞(사훈원외랑)을 지냈다.

전기 시는 閨情(규정)을 많이 짓고 표현이 경박하였으나, 후기에는 邊塞(변새)를 겪어 시풍이 웅혼 분방한 것으로 바뀌었다. 최호는 武昌(무창)에 놀러갔다가 황학루에 올라 이 절창을 이루었다. 전하는 말에, 황학루에 올라 시를 지으려 하다가 최호의 이 시를 보고, "눈앞에 경치 있어도 말할 수 없으니, 최호 읊은 노래가 위에 있기 때문이라.(眼前有景道, 崔顥題詩在上頭)"고 탄식했다 한다. 嚴羽(엄우)는 『창랑시화』에서, "당인 7언 율시 가운데 최호의 <황학루>가 첫째다."라 하였다.

 

- 黃鶴樓 : 황학루는 무창에 있는데, 長江 漢水 한눈에 볼 수 있다. 황학루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옛날 주점에 한 사람이 찾아왔다. 술을 좀 얻어 마시자고 했으므로 주인은 큰 사발로 대접했다. 이러기를 반년간, 주인은 조금도 싫어하는 내색을 보이지 않고 그냥 마시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람은 주인에게 술값이 많이 밀렸지만 돈이 없다고 하면서 대신에 주점의 벽에 노란 두루미를 그려 주고는  떠나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술을 마시러 온 손님들이 박자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면 벽의 두루미가 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소문이 나서 주점은 크게 번창했다. 10년쯤 되자 신씨는 백만장자가 되었다. 어느 날 그 사람이 슬며시 나타났다. 피리를 꺼내어 부니 흰 구름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노란 두루미가 벽에서 튀어 나왔다. 그 사람은 두루미의 등에 걸터앉아 구름을 타고 날아갔다. 그 사람은 신선이었던 것이다. 신씨는 그곳에 누각을 세우고 황학루라고 이름 지어 이것을 기념했다.

 

- 漢陽 : 한수가 장강과 합류하는 곳에 강을 끼고 세 도시가 발전하다가 1949년에 행정구획상 武漢 하나로 통합됐다. 한양은 한수 남쪽과 장강 서북쪽 사이, 漢口 한수 북쪽과 장강 서북쪽 사이, 武昌 장강 동남쪽에 있고 황학루는 무창에 있다.

 

- 앵무새 섬 : 한양 서남쪽 장강에 있는 섬. 전설에 의하면, 후한 말 江夏 태수 黃祖 큰아들이 이 섬에서 잔치를 베풀었을 때 앵무새를 바치는 이가 있어 이를 두고 禰衡(예형)鸚鵡賦(앵무부)를 지었으므로 이내 섬 이름이 되었다 한다.예형은 황조에게 살해되어 이 섬에 묻혔다고 소설 『삼국지』에 나온다.

출처 : 중국시가선/지영재 편역/을유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