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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賣香(불매향) - 申欽(신흠, 1566~1628)

淸山에 2020. 8. 21. 16:56

賣香(불매향) - 申欽(신흠, 1566~1628)

향기를 팔지 않아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항상 제 가락을 지니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위에 떨어도 향기를 팔지 않아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디 모습 남아있고

 

柳經百別又新枝(류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

 

신흠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다. 그의 호를 따서 만든 <상촌선생집>에 나오는 시다. 오동의 명성은 소리의 울림이 뛰어난 때문이고 매화는 평생을 춥게 살지언정 제 향기를 팔지 않는다. 선비의 자질과 지조를 강조한 말이다. 달은 매월 이지러져 안보이지만 본질은 그대로다. 버드나무는 가지가 꺾여도 항상 새가지를 돋아낸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자신의 본성(本性)을 지키며 항상 꺾이지 않는 기개와 끈기를 가진 진정한 선비정신을 강조했다. 양반의 명예와 군자의 품격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귀영화를 쫓느라 절개와 자존심을 포기하면 타락한 선비가 아닌 그냥 천민(賤民)일 뿐이다. 애초부터 포기할 자존심이 없었다면 그것은 짐승임에 틀림없다. *() ; 이지러지다 *百別(백별) ; 절류(折柳)가 이별을 상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