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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humor)로 마음의 장애를 극복한 링컨 대통령

淸山에 2016. 8. 10. 19:25

 



유머(humor)로 마음의 장애를 극복한 링컨 대통령

링컨은 웃음을 스트레스 해소의 가장 좋은 처방으로 활용했다.

링컨은 미국의 역사뿐 아니라 미국인의 성격까지 바꿔놓았다.

김필재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원래 잘 웃지 않는 사람이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돈이 없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어려서부터 고통을 겪었다. 23살에 동업자와 의기투합해 장사를 시작했지만 장사가 잘 안 돼서 큰 빚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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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허점을 이용해 빚을 떼먹을 수도 있었지만 조금씩 갚아나갔고 14년 뒤에야 빚을 청산했다. 24살 되던 해 앤 애틀러지라는 여성과 교제를 했는데 그녀는 링컨이 평생 사랑한 단 하나의 여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했다. 링컨은 슬픔을 못 이겨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그 후 평생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30살이 되어 링컨은 메리 토드와 결혼했다. 메리는 부유한 집에서 자란 여성으로 좋은 교육을 받았고 영부인을 꿈꾸었다.


메리는 항상 링컨의 결점을 트집 잡았고 그의 잘못을 질책했다고 한다. 불행한 결혼생활로 링컨은 늘 밖으로 돌았고 장기간 외박을 하기도 했다.


링컨은 메리와의 결혼식 날(1841년)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손님들은 자리에 앉아 결혼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신랑인 링컨이 식장에 얼굴을 내밀지도 않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손님들은 실망하여 모두 뿔뿔이 헤어져 돌아가고 말았다.


 


당시 링컨은 심한 우울증에 빠져 망상의 지경에 이르러 꼼짝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고 한다. 그해 정월의 의회 기록을 보면 링컨의 회의 참석률이 현저하게 감소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주일 정도 결석했다가 회의에 참석한 그의 모습을 보면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말라 있었으며 거의 들리지 않게 속삭이는 대답 이외에는 말할 기력조차 없이 쇠진해 있었다고 한다.


링컨은 평생 동안 유머(humor)로 삶의 좌절과 우울을 날려버리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매일 저녁 유머 관련 책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고, 다른 사람에게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주곤 했다. 우스운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얼굴과 눈에서 빛이 났다고 한다. 가끔은 참을 수 없어 본인이 웃음을 터트리고 마는데 그것도 온몸이 들썩일 정도로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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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메이슨 복장의 링컨/gettyimages.co.uk 


링컨은 웃음을 스트레스 해소의 가장 좋은 처방으로 활용했다. 링컨은 미국의 역사뿐 아니라 미국인의 성격까지 바꿔놓았다. 미국인은 링컨의 유머 덕분에 말도 없고 잘 웃지도 않는 엄숙한 모습의 초기 청교도적 삶의 방식을 내려놓았다. 그 때부터 유머는 미국 문화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관습이 되었다. 심리학에서는 유머감각을 평등정신의 표현으로 해석한다.


유머는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동등한 위치에서 놀리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링컨이 구사한 유머에는 인간미와 평등 정신이 담겼으며, 유머는 그를 붙임성 좋고 상냥하며 친절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프로이드는 농담이 쾌감을 선사하는 이유는 긴장감으로 팽팽한 의식적 과정을 긴장감이 풀린 무의식의 순간으로 전환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유머를 정신을 승화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았고, 유머를 통해 생활의 괴로움을 발산하는 법을 배우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다른 다수의 심리학 연구도 유머가 삶의 모순을 이해할 수 있는 예민함이자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슬기롭게 해소할 수 있는 지혜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버드 대학 출신의 중국계 심리학자 웨샤오둥은 미국인들이 종종 “‘링컨은 받은 고통에 비하면 내 눈앞에 닥친 고통이 별거야?’, ‘링컨도 유머러스한 사람이 됐는데 나라고 못할 거 없지’라고 말한다”며 “이런 모습에서 링컨이 평생 수련하여 얻은 내공과 인격적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링컨의 유머>>
 
● 링컨의 외투

링컨이 젊었을 때 급하게 시내에 나갈 일이 생겼는데 말과 마차가 없었다.
마침 시내를 향해 마차를 몰고 가는 노신사를 발견했다.

“죄송하지만 제 외투를 시내까지 갖다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거야 어렵지 않지만 시내에서 옷을 받는 사람을 어떻게 만날 수 있죠?”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외투안에 제가 있을 테니까요..”


● 두 얼굴의 이중인격자


“링컨은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라며 한 의원이 의회에서 링컨을 질책했다.
링컨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되물었다.

“거참, 내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 오늘 같은 중요한 자리에 왜 이 못생긴 얼굴을 갖고 나왔겠습니까?”

의회의 의원들은 박장대소했고 그 의원은 슬그머니 자리에 앉아야 했다.


● 불법영업

링컨이 상원의원 선거에 입후보했을 때 합동연설회에서 경쟁자였던 더글러스 후보가 목소리를 높였다.

“링컨은 자신이 경영하던 상점에서 팔아서는 안 될 술을 팔았습니다. 분명한 위법이며 이렇게 법을 어긴 사람이 상원의원이 된다면 이 나라의 법질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더글러스는 의기양양했고 청중은 술렁였다.

이때 링컨이 연단에 올라가 태연하게 말했다.

“존경하는 유권자 여러분, 방금 전 더글러스 후보가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 가게에서 가장 많이 술을 사 마신 최고 우량고객이 더글러스 후보라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상대편의 음해에 대해 링컨이 위트로 응수하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