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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협정 주역 JP, 아베에게 충고하다

淸山에 2015. 5. 1. 08:36







한·일 협정 주역 JP, 아베에게 충고하다
[중앙일보] 입력 2015.04.27 01:32 / 수정 2015.04.27 04:04
국교정상화 50년 … 일본 우경화에 격정 토로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 영웅이지만 한국엔 원흉
일본, 이런 역사 인식차 이해해야 국제 리더 가능
참된 마음으로 사죄하고 전범 위패도 분사하라
 


올해는 한국과 일본의 국교가 정상화된 지 50주년 되는 해다. 한·일 협상의 돌파구를 열었던 김종필(JP·얼굴) 전 국무총리는 26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대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그의 할아버지·아버지 같은 전중(戰中)세대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아베 총리는 역사를 똑바로 보고 참된 마음으로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중앙일보에 한·일 협상 타결에 대해 당시 상황을 증언하면서 일본 아베 정부의 역사인식 문제를 격정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아베가 일본의 침략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미국 의회에 가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 모양인데 역사는 아무리 덮어놔도 없어지지 않는다. 일본 국민들은 영지(靈智)가 많은 사람들이다. 아베 총리는 냉정하게 반성하면서 양국 발전을 위한 정당한 인식을 우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80년 전인 1930년대 일본 군부가 만주사변(31~32년)에 이어 중일전쟁(37~45년)을 일으키고 태평양전쟁(41~45년)을 벌일 때까지 국민들은 군국주의자의 전쟁론에 끌려다녔다. 국가 지도자의 잘못된 행위에 이의 없이 끌려다니는 일본 사회의 기질(氣質)이 지금 다시 엿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전 총리는 10년 전 한·일 관계 40주년 기념 때 도쿄에서 1000여 명의 정·재계, 고위 관료들을 상대로 한 강연을 회상하면서 “강연 내용이 그때보다 지금 상황에 더 잘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JP가 회상한 강연 요지.


 ◆역사인식 공유의 필요성=“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일본인에겐 메이지(明治)의 원훈(元勳)이지만 한국인에겐 침략의 원흉(元兇)으로 불린다.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는 여러분의 영웅이겠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침략의 발상자다. 일본과 아시아 국가 사이엔 국경을 넘으면 영웅이 역도(逆徒)가 되고 역도가 영웅이 되는 그런 역사가 있다. 일본이 한국의 이해를 얻지 못하면 아시아와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 것이며 국제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오를 수도 없을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 개선안=“야스쿠니 신사에 안치된 태평양전쟁 전범의 위패(位牌)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을 수 없을까.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요인들은 전범(戰犯·1978년 합사)들에 대한 참배가 아니고 애국자들에 대한 참배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전범들의 위패를 분리해 다른 곳에 수용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전영기 기자 chun.younggi@joongang.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