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배움/三十六 計

4計 이일대로 以逸待勞

淸山에 2009. 8. 28. 17:17

 

 
 

 
 
 
4計 이일대로 以逸待勞
 
편히 쉬었다가 지친 적을 공격하라!
 

일(逸)은 ‘편안하다(comfortable)’ 의 뜻이다. 로(勞)는 힘들고 피곤한(fatigue) 상태다.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힘과 마음이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였다가 피곤하고 지친 상대를 공격하여 이긴다는 전략이다.
 
전쟁의 승패는 결국 결정적인 한 방(timing)이다. 아무리 힘센 상대라도 상대방이 지치고 힘들었을 때를 놓치지 않고 나의 역량을 집중하여 펀치를 날리면 얼마든지 나의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다. 인생의 승패도 결국 결정적인 한 방으로 승부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일대로의 전술은 손자병법의 7번째 편인 군쟁(軍爭)편에 나온다. “군대를 잘 운용하는 장군은 기세가 등등한 군대와는 정면승부를 피하고 적의 기세가 쇠약해지고 느슨해졌을 때 공격한다. 이것이 사기를 장악하는 것이다. 정비된 군대로 혼란한 적의 군대를 상대하고(以治待亂), 고요한 군대로 조급한 적의 군대를 상대한다(以靜待譁). 이것이 심리를 장악하는 것이다.
 
전장에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부터 오는 적을 상대하고(以近待遠), 편안히 휴식한 군대로 피로한 적군을 상대하며(以逸待勞), 배부른 군대로 배고픈 적군을 상대한다(以飽待飢). 이것이 전투력을 장악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요점은 상대방의 가장 최악의 순간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상대방의 기운이 떨어지고, 상대방이 혼란에 빠지고, 먼 곳에서 허둥지둥 달려와 힘이 없을 때,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나의 축적된 역량을 집중하여 공격하라는 것이 이일대로(以逸待勞) 전술의 핵심이다.
 
손자병법 6번째 편인 허실(虛實)편에서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있다. “무릇 먼저 전쟁터에 가서 적을 기다리는 군대는 편안하고(逸), 뒤늦게 전쟁터에 가서 전쟁을 하는 군대는 고생한다(勞).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장군은 적을 내 의도대로 끌고 다니지 적의 의도에 끌려 다니지 않는다.“
 
전쟁의 승패는 결국 누가 주도권(Initiative)을 쥐느냐이다. 내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내가 원하는 규칙을 가지고 적과 싸울 수만 있다면 승리는 자명한 것이다. 문제는 어떤 조건이 과연 내가 주도권을 쥐는 조건인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손자는 이것을 동양의 음양론(陰陽論)에 의거하여 대립적인 구조로 다루고 있다. 안정(治)과 혼란(亂), 고요함(靜)과 조급함(譁), 가까운 지역(近)과 먼 지역(遠), 편안함(逸)과 피곤함(勞), 배부름(飽)과 굶주림(飢) 이 두 대립적인 상황 속에서 조직의 선택은 자명하다.  
 
삼국지의 귀 큰 리더 유비는 자신의 동생 관우를 죽인 원수를 갚고자 제갈공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0만의 병력을 이끌고 무리하게 오(吳)나라로 진격하였다. 오나라는 청년 장군 육손(陸遜)에게 5만의 병사를 주어 맞서게 하였지만 누가 보아도 연전연승으로 양자강 상류에서 하류로 침입해 오는 유비의 군대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젊은 장수 육손이 선택한 전술이 ‘이일대로’의 전술이었다. 육손은 일단 후퇴하여 유비의 군대를 산 속에 고립시켜 지치기를 기다렸다. 6개월이 지나자 유비의 군대는 투지가 약화되고 지치기 시작하였다. 이때 충분히 휴식을 취하여 전력을 강화시킨 오군(吳軍)은 화공(火攻)을 써서 역사상 유래 없는 대승을 거두었다. 이것이 삼국지에 그 유명한 이릉(夷陵)의 전투이며 상대방이 지치기를 기다려 편안하고 충분히 휴식한 군대로 적을 격파한다는 이일대로(以逸待勞)의 전술이 승리한 전사(戰史)다.
 
객관적인 전력이 상대방보다 열세라고 포기한다면 결코 유능한 리더나 승리하는 조직이 될 수 없다. 상대방이 혼란하고 피곤해지기를 기다렸다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충분히 휴식한 조직으로 상대방의 그 허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면 얼마든지 나의 열세를 극복하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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