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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하야니? 하얗니?

淸山에 2012. 6. 10. 19:31

 

 

 

 

 

[우리말 바루기] 하야니? 하얗니?
[중앙일보]

 

 

ㅎ 받침을 가진 동사나 형용사는 활용 형태가 헷갈린다. 국립국어원이 만든 표준국어사전에서 ‘하얗다’를 찾아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자. 표제어 옆을 보면 ‘하얘, 하야니, 하얗소’라고 활용 형태가 나와 있다. 그런데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그 옷은 하야니 밤에도 눈에 잘 뜨이겠다” 같은 경우 사전 설명대로 ‘하야니’로 쓰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 옷은 하야니?” “그 옷은 하얗니?”는 어떨까. 불행히도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 줄 만큼 사전은 친절하지 않다. 예문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이럴 때는 국어 어문 규정집 등을 찾아 볼 수밖에 없다. 규정집의 한글 맞춤법 해설을 보면 “형용사의 어간 끝 받침 ‘ㅎ’이 어미 ‘-네’나 모음 앞에서 줄어지는 경우 준 대로 적는다”라고 돼 있다. ‘하얗+으니’처럼 뒤에 모음이 오는 구성이라면 ‘ㅎ’이 떨어져 나가 ‘하야니?’가 되고 ‘하얗+니’처럼 모음이 오지 않는 구성이라면 ‘하얗니?’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표준국어사전은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로 ‘-으니’와 ‘-니’ 둘 다를 인정한다. ‘-으니’는 형용사 어간 뒤에 붙고, ‘-니’는 동사와 형용사에 모두 붙는다는 차이는 있다. ‘하얗다’는 형용사이므로 ‘하얗+으니’ ‘하얗+니’ 두 가지 구성이 다 가능하다. 그래서 ‘하야니?’와 ‘하얗니?’는 둘 다 맞는 표현이다.

 

 또 하나, 1988년 어문 규정집이 발간될 때 인정됐던 ‘까맙니다, 하얍니다, 퍼럽니다, 동그랍니다’ 등은 1994년에 삭제됐다. 이제 이 경우는 ‘까맣습니다, 하얗습니다, 퍼렇습니다, 동그랗습니다’ 등으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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