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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꽃다운 이름들 - 못 다한 꽃 이야기

淸山에 2012. 6. 4. 18:00

 

 

 

 

꽃, 꽃다운 이름들 - 못 다한 꽃 이야기

 

잎의 모양, 처음 발견된 지명, 꽃의 향을 따 붙인 꽃이름들
張良守

꽃 중에는 의외로 잎의 모양으로 이름을 지은 것이 많다. 중앙아프리카 原産(원산)의 수박풀은 수박과는 아무 인연도 없는 식물인데, 그 잎이 수박의 그것하고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꼭 같다고 그렇게 부른다. 단풍취, 단풍잎제비꽃도 식물학적 특성상으로는 단풍과 전혀 무관한데 그 잎 모양이 단풍나무 잎과 닮아서 그렇게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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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풀



작고 노란 꽃이 줄기를 따라 조르르 피는, 귀엽기 짝이 없는 식물로 짚신나물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 잎의 주름진 맥[葉脈·엽맥]이 짚신을 닮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노루귀도 꽃이 지고 난 뒤 올라오는, 솜털이 보송보송 난 잎의 모양이 어린 노루의 귀를 닮아 그런 이름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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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나물



서로 비슷한 꽃은 이름도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다. 물봉선은 봉선화과인데 물기가 있는 곳에 살아 그렇게 불리고 있다. 흰물봉선, 노랑물봉선, 제주물봉선, 가야물봉선도 모두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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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9~10월에 꽃이 피는 털머위는 봄에 꽃을 피우는 머위를 닮았는데 줄기 전체에 연한 갈색 솜털이 나 있어 그렇게 불린다. 꽃은, 노랗게 피는 털머위 쪽이 연두색의 머위 쪽 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어떤 식물과 닮은 식물 이름에 ‘아재비’를 붙이는 것도 있다. 노란 꽃이 아주 고운 미나리아재비는 미나리를 닮아 그렇게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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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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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아재비



꽃 이름에 ‘나도’ 또는 ‘너도’가 그 머리에 붙어 있는 것이 있는데 그런 꽃들도 그 다음에 오는 이름의 꽃과 닮아서 그런 이름을 가지고 있다. ‘나도’가 붙은 것은 사람들이 보기에 ‘나도 ××꽃인데, 나도 ××꽃인데…’하는 것 같다 하여 그렇게 부르고, ‘너도’가 붙은 것은 하도 ‘나도 ××꽃’이라고 보채니까 ‘오냐, 그래 맞다. 너도 ××꽃이다’는 뜻으로 그렇게 부른 것으로 보인다. ‘나도냉이’, ‘나도강낭콩’, ‘나도옥잠화’, ‘나도범의 귀’, ‘나도송이풀’, ‘너도개미자리’, ‘너도바람꽃’, ‘너도양지꽃’이 모두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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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



어떤 꽃은 처음 발견된 지명을 따 이름 앞에 붙이고 있다. 정선바위솔은 강원도 정선에서, 한라부추는 한라산에서, 금강초롱은 금강산에서, 광릉요강꽃은 광릉에서, 한계령풀은 설악산 한계령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그렇게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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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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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솔



그 식물이 발산하는 냄새 때문에 좀 듣기 거북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것도 있다. 누린내풀은 실제로 그런 불쾌한, 역한 냄새를 풍긴다. 鷄尿藤(계요등)은 조그마한, 앙증스런 꽃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는데 닭오줌 냄새가 나는 바람에 ‘닭오줌藤(등)’이라는 뜻의 그런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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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요등



식물의 줄기를 꺾으면 乳液(유액)이 나오기 마련인데 보통의 경우는 그 색깔이 희거나 투명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식물이 있어 그것으로 이름이 지어진 것도 있다. 애기똥풀은 애기똥 같은 노란색, 피나물은 피(血․혈) 같은 붉은 색 유액이 나와 그런 이름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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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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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



어떤 꽃은 한방의 약효나 독성을 그 이름에 반영하고 있다. 이질풀은 이질에 효험이 있어서 그렇게 불리고 있다. 益母草(익모초)는 어머니에게 이로운 풀이라는 이름인데 그것을 달여 먹으면 여성의 생리통이 멎는다고 한다. 미치광이풀은 독성이 강해 모르고 함부로 먹었다가는 미치게 된다고, 그것을 경계하느라고 그런, 좀 섬뜩한 이름을 붙여 두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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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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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풀


우리 조상님들은 그 식물의 성질을 살펴 그에 맞는 이름을 붙여 주기도 했다. 봄맞이꽃은 3월, 이른 봄, 마치 봄 마중을 나온 것처럼 핀다 하여 그렇게 불려오고 있다. 바닷가의 소금기가 많은 땅에 자라는 七面草(칠면초)는 처음에는 녹색이었다가 나중에 자주색으로 바뀌고 가을에는 식물 전체가 단풍이 든 것처럼 붉은 자색이 되는 등 일 년에 일곱 번이나 색깔이 바뀐다 하여 그렇게 부르고 있다. 양지꽃은 볕바른 陽地(양지)에서 자란다고 그렇게 부르고 개구리자리는 물기 많은 곳에서 자라 그 꽃이 핀 곳에 가면 개구리가 있다 하여 붙인 이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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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꽃



강아지풀은 2~5㎝의 꽃차례에 부드러운 털이 난 꽃이 달려 강아지 꼬리 같다 하여 붙인 이름이라 한다. 이 풀은 그 꽃차례를 꺾어 손바닥에 얹어 놓고 ‘오요요-’ 강아지 부르는 소리를 내면서 손바닥을 앞뒤로 흔들면 정말 강아지처럼 쪼르르 손목 쪽으로 와 장난감이 귀하던 지난 날 어린이들의 노리개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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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



지붕지기는 주로 기와지붕 위에 붙어살아 지붕지킴이라고 그런 이름을 지어 준 것 같다. 이 식물은 또 기와 위에 사는 소나무 같다 하여 瓦松(와송)이라고도 부른다. 벌노랑이는 온 ‘벌(벌판)’을 노랗게 물들이는 꽃이라고 그렇게 부르고, 忍冬(인동)은 매운 추위의 겨울에까지 잎이 지지 않고 있다고 붙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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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



참, 또 하나 재미있는 이름의 꽃에 相思花(상사화)가 있다. 이 식물은 봄에 잎이 나와 6~7월이면 말라 없어지고 그러고 나서 한참 있다가 8월에 꽃대가 올라와 잎 없이 제 혼자 꽃이 피어, 잎과 꽃이 영원히 만나지 못 하고 서로 생각만 한다고 그런 이름을 얻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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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의 꽃(左)과 잎(右)



마지막으로 우리 민중과 가장 친숙한 꽃, 패랭이꽃 이야기를 해야겠다. 5장의 꽃잎으로 된 이 꽃은 그 꽃받침대를 잡고 거꾸로 뒤집으면 지난 날 民草(민초)들이 쓰던 모자, 패랭이를 닮았다 하여 그렇게 부른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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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




미나리아재비 출처: 네이버 포토갤러리(http://photo.naver.com/view/2008060716445973856?page=3&view=search&sort=ranking¶m=%EB%AF%B8%EB%82%98%EB%A6%AC%EC%95%84%EC%9E%AC%EB%B9%84)
바위솔 출처: 네이버 포토갤러리(
http://photo.naver.com/view/2009102316271801273?page=1&view=search&sort=ranking¶m=%EB%B0%94%EC%9C%84%EC%86%94)
계요등 출처: 네이버 포토갤러리(
http://photo.naver.com/view/2008082410452458624?page=1&view=search&sort=ranking¶m=%EA%B3%84%EC%9A%94%EB%93%B1)
그외의 모든 이미지 출처는 '네이버 블로그: 아름다운 우리나라, 아름다운 우리 꽃'(
http://blog.naver.com/handemin?Redirect=Log&logNo=40108887441&from=postView)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