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줌인]깊은 밤 사냥하는 칡부엉이
주간경향 952호
어둠 속 나무에 앉아 있던 칡부엉이가 카메라 셔터 소리에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방인의 접근에 칡부엉이가 날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칡부엉이들이 낮시간에는 이처럼 외롭지 않게 모여앉아 잠을 자며 보낸다.
나무에 앉아서 잠을 자던 야행성 맹금류인 칡부엉이가 습지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시선을 멈추지 않는다.
광활한 갈대습지로 이루어진 파주 곡릉천에 11월이면 천연기념물 제324-5호 칡부엉이들이 찾아온다. 갈색의 계절에 찾아오는 칡부엉이들은 보호색이 갈색이어서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야행성 맹금류인 칡부엉이들은 낮에는 곡릉천 습지 주변 나무 위에 모여 함께 잠을 자고, 해가 지는 초저녁이면 갈대숲 위로 낮게 활공을 하며 활동에 들어간다. 곡릉천 습지는 밤에 활동하는 들쥐와 잠자는 새들이 많아 야행성 칡부엉이가 사냥을 하기에 좋은 홈그라운드이기도 하다. 주로 나무와 개울가 높은 둑에 앉아서 들쥐와 작은 새들을 노리다가 빠른 속도로 날아가 날카로운 발톱을 펼쳐 덮친다. 매년 이곳에는 칡부엉이 3~4 마리가 찾아와 겨울을 나고 떠난다. 이재흥<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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