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배움/자연 & 환경

야행성 맹금류 큰소쩍새

淸山에 2012. 6. 3. 22:15

 

 

 

 

 

[생태줌인]야행성 맹금류 큰소쩍새

 

주간경향 976호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의 한 외딴집에 노부부가 외롭게 살고 있다. 주변은 다랑이논, 밭자락 하나 없어 옹색해 보이는 곳이다. 이곳에 봄이 오면 노부부의 외로움을 덜어주기라도 하듯 매년 한쌍의 새가 찾아온다. 천연기념물 제 324호 야행성 맹금류인 큰소쩍새이다.
 

 

알을 품고 있던 큰소쩍새 암컷이 둥지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이 높으니 골도 깊어 문명의 소리와 빛으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지 큰소쩍새는 매년 찾아와 노부부의 이웃이 돼 준다. 올해도 새순이 돋는 은사시나무 구멍에 들어앉아 알을 낳고 알을 품기 시작했다. 외딴집 주변은 큰소쩍새뿐만 아니라 각종 새들끼리 번식기를 앞두고 나무구멍을 뺏고 빼앗기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서로 좋은 집을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밤이면 둥지 속에 있는 큰소쩍새 암컷의 먹이까지 사냥해 와야 하는 수컷은 낮에는 둥지 주변 어딘가에서 단잠을 청한다. 이제 얼마 있으면 어미의 체온을 받아온 알에서 어린것들이 태어난다. 이때부터 큰소쩍새 어미는 어린것들의 먹거리 사냥을 위해 더욱 분주한 날갯짓으로 숲과 둥지를 오간다. 어린것들은 어미가 사냥해오는 먹이를 한 달 정도 받아먹고 자라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짙게 풍길 때 둥지를 떠난다.
 

 

밤의 눈 큰소쩍새 수컷이 사냥한 먹이를 입에 물고 둥지 주변에 나타나 살피고 있다.

 

 

큰소쩍새 수컷이 새 한마리를 사냥해 둥지로 날아들고 있다.

 


이재흥<생태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