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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늘소 국내 첫 인공번식 성공

淸山에 2012. 5. 25. 06:09

 

 

 

 

 

장수하늘소 국내 첫 인공번식 성공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멸종위기종인 장수하늘소(사진)의 인공번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천연기념물 218호로 지정돼 있는 장수하늘소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등급 곤충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3일 “영월곤충박물관과 공동연구를 통해 4년 만에 남한에서 거의 멸종 상태인 장수하늘소 성충 암수 한 쌍을 기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생물자원관은 인공번식을 위해 장수하늘소의 자생지인 중국에서 성충을 들여왔다. 이들이 낳은 알은 애벌레, 번데기 과정을 거쳐 4년 만에 성충으로 자랐다.
 

 

장수하늘소는 ‘크고 힘이 세다’는 뜻에서 ‘장수’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 극동러시아에서만 서식하는 국제적 희귀곤충이다. 그러나 국내의 장수하늘소는 경기와 강원 일부 지역에 살았다는 기록만 있을뿐 1990년 이후에는 극소수 개체만 관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장수하늘소의 생태정보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진은 이번에 장소하늘소 증식과 복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산란, 유충시기, 번데기 및 성충 등에 관한 생태정보도 자세히 확인했다.

 

장수하늘소는 배 쪽이 검은색이며 노란색 반점 4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몸통 옆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가장 앞쪽 톱니가 굵고 날카롭다. 성충 장수하늘소는 신갈나무 줄기에서 수액을 빨아먹는다. 짝짓기 철이 되면 암컷 한 마리에 수컷 3~4마리가 모여들어 경쟁을 한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장수하늘소는 보통 번식기간이 1년인 다른 곤충과 달리 4년으로 길어 인공번식이 어렵다”며 “멸종위기종의 번식을 성공시켰다는 점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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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대의 ‘생명문화재 이야기’] 벌레들의 천하장사 장수하늘소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 서식장면 첫 공개
 

 

세계사에서 가장 크고 오랜 길은 누가 냈을까? 벌레가 냈다. 징그럽다고 팔짝 뛰는 나방이다. 동서의 문화와 물화를 교통케 한 ‘비단길’을 낸 것은 사람이 아니라 누에나방이다. 우리나라에 학명이 붙여진 나방만 2천종이 넘는다고 한다.(아직도 미기록 종이 계속 나오고 있다.) 즉 2천종 가운데 한 종의 나방이 수 천년동안 동과 서를 잇는 비단길을 내도록 한 것이다. 누에나방은 비단뿐만 아니라 먹거리와 약의 원료로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살충제와 서식지 파괴로 이름도 붙여지기 전에 사라져 가고 있는 게 벌레들의 운명이다.


곤충으로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제 218호로 지정된 ‘장수하늘소’도 예외는 아니다. 원래 1962년는 12월 장수하늘소의 서식지인 강원도 춘천군 북상면 추전리 일대를 천연기념물 제75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소양댐 건설이후 정작 이곳에서 주인공이 사라져버려 1973년에 지정을 해제했다. 종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추가 지정된 해는 1968년. 지금 장수하늘소를 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겨우 1년에 2~3마리만 채집돼 지금까지 국내 표본을 다 모아도 채 20마리가 안될 정도다. 왜 그렇게 됐을까? 실제 장수하늘소의 주 서식지로 밝혀진 광릉 숲을 찾아가 보면 그 위기를 정도를 체감할 수 있다.

 

정부가 낸 지방도와 주차장 자리는 수많은 아름드리 서나무와 참나무류들이 서 있던 곳이다. 이렇게 낸 도로 위로 수많은 자동차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당연히 위락시설들이 급증할 수밖에. 소음과 매연, 그리고 호객을 하기 위한 찬란한(?) 조명시설들이 장수하늘소의

서식환경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대규모 유리온실도 마찬가지. 문화재청도 지정만 했지, 그동안 멸종위기 앞에 그저 바라다 볼 뿐이다. 지자체가 실시되고 부터는 천박하기 짝이 없는 개발주의자들의 위세는 더 한층 기세를 올렸다. 이 지역에 인접해 있는 지자체가 앞장을 서서 광릉 숲의 생물 다양성을 깨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풀뿌리민주주의'가 아니라 ‘풀 뽑는 민주주의’다. 광릉 숲을 관리해 온 산림청도 고사목들을 보기 흉하다는 이유만으로 숲에서 들어냈다. 면적 22.4㎢밖에 안 되는 광릉 숲은 '자연의 보물창고'이다. 그 자체가 천연기념물 제 11호로 지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장수하늘소, 크낙새 등 20종의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인터넷 등에서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이 희귀 곤충을 일본 등지에 팔면 큰 돈을 벌수 있다는 말에 불법 채집해 밀수출하려다 발각된 사례들이 있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장수하늘소의 경우도 수천만원 거래설이 떠돌고 있지만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함부로 채집하거나 사육, 판매가 엄격히 법으로 금지돼 있다. 이를 어기다 적발됐을 때는 5년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이하의 벌금을 물게돼 있으니 아예 불순한 마음 자체를 품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통틀어 가장 큰 하늘소인 장수하늘소를 당할 곤충은 없다. 장수하늘소 수컷 성충은 보통 12cm정도지만 큰 것은 15cm나 되는 것도 있다. 암컷의 경우는 5.7cm부터 8cm정도 크기다. 벌레들의 천하장사-장수하늘소가 우리 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관계당국은 심혈을 쏟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