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치.사회/관심 세상史

세계에서 ''''유일한'''' 농업개혁 성공사례

淸山에 2009. 8. 16. 12:12

 

 

^


선진국에서나 개발도상국에서나 농업문제는 항상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농업부문에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농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어렵고,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하겠다는 ‘후계자’는 줄어들고 있다.

 

UR협상에서도, DDA협상에서도 농업분야의 협상이 가장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농산물을 수출하는 나라의 농민들은 아무 문제가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미국의 농가도 “정부보조금을 없애면 약40%는 파산할 것”이라고 한다.

 

EU는 공동농업정책으로 각국의 농민에게 지불하는 보조금이 450억불에 이른다. 세계 각국의 정부가 농업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뉴질랜드만은

예외적으로 농업부문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정부보조금도 없이 농민들은 거의 매년 더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기도 높다. 농촌지역은 활력에 넘치고, 아이들이 당당하게 농업을

계승하겠다.”고 하는 곳이 뉴질랜드이다.

 

 

뉴질랜드의 농업이 현재는 이렇게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다른 선진국의 농업과 다를 바가 없었다. 품목에 따라서는

농가소득의 40%까지 농업보조금이 차지할 정도였다.

 

그런 뉴질랜드의 농업은 70년대의 석유파동과 영국의 EU가입에 따라 뉴질랜드는 큰 타격을 입고, 뉴질랜드의 경제와 재정상태도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메이저''산업인 농업에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일게 된 것이다. 이에 농민 지도자들이 정부에 대해 농업보조금 중단과 거기에 대비한 조치를 제안했으나, 당시 보수당 정부는 그것을 시행하지 못했다.

 

1984년 새로 들어선 노동당정부는 농가소득의 40%까지 차지하던 농업보조금을 ‘사전경고도 없이 3년 만에 거의 제로''로 만드는 개혁안을 단행한 것이다.

 


일반농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극에 달했지만 개혁안은 시행되었다.

농지가격이 폭락하고(지역에 따라서는 절반까지), 보조금을 받기 위해 늘렸던

가축은 줄이지 않을 수 없었고, 생산성이 낮은 농지는 이용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농민들은 그들의 생산한 농산물을 더 잘 팔 수 있는 시장과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하나로 협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은행이 농민대출을 기피하고, 정책금리가 없어짐에 따라 농민들은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큰 고통을 겪었다. 농민들은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작목을 전환하고, 생산비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한편, 정부는 개혁조치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부채농가’에 대해 농가자산과 부채를 맞바꾸어 매달 갚는 원리금수준을 조정해주고, 정부와 은행이 공동출자하여 만든 ‘재단’이 농업을 계속하겠다는 농민에 대해서는 특별지원을 했다.

 

이런 충격적인 개혁조치에도 불구하고 농촌을 떠난 농가는 전체 80,000농가 중

800농가밖에 되지 않았다.

 


이 혁명적인 보조금중단조치로 뉴질랜드 농업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게 된 것이다.

뉴질랜드GDP의 14.5%를 차지하던 농업은 생산성이 매년 4%씩 증가하여 지금은 뉴질랜드GDP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사육 마리 수에 따라 지급되던 보조금이 없어짐에 따라 7000만 마리에 달하던

양의 숫자가 4000만 마리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양고기 생산 및 수출액은

줄어들지 않았다.

 

“여유 있게” 양을 키우던 농가들은 힘이 들지만 소득이 많은 젖소와 사슴사육으로 초지의 용도를 전환했다. 화훼와 과수 등 고급농산물의 재배면적이 늘었고, 포도주와 같은 가공산업도 크게 발전했다.

 

그들은 세계의 낙농품 무역량의 31%를 점유하면서, 특히, 우유성분(milk ingredients)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사슴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고,

키위프루트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환경친화적인 영농을 함에 따라 뉴질랜드의 자연경관은 더

아름다워지고, 이것이 하나의 농업자산이 되어 농촌관광소득을 가져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보조금 없이 이런 농업을 이룬 것에 대해 농민들은 자부심이 크고, 사기도 높다. 더구나 농업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야 한다는 얘기를 농민지도자들이 먼저 했다는 것에 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농업문제를 뉴질랜드와 같은 방식으로 개혁한 나라는 없다.

뉴질랜드는 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해 농업의 비중이 너무 컸고(다른 선진국은

농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가 안됨), 그때의 형편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뉴질랜드의 농업여건은 스스로 ‘신의 소유지’라고 할 정도로

농업하기에 좋은 기후를 가졌고, 1550만ha에 이르는 목초지와 경지에

8만밖에 되지 않는 농가들이 농업을 영위하고 있다.(우리는 180만ha의

경지에 120만의 농가임)

그렇다 하더라도 뉴질랜드의 농업개혁은 아무나 모방할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이라고 BBC의 프리랜스 기자 John Pickford가 강조했다.

 

왜냐하면, 농업여건으로 봐서는 뉴질랜드보다 나은 나라도 없지 않지만, 그 어떤 나라도 감히 보조금을 없애고 농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상상을 못한다는 것이다. 오직 뉴질랜드만이 상상을 하고, 그 상상이상으로 실현해 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농업을 가질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이 질곡의 농업*농촌문제에서 벗어나리라는 꿈이나 가지고 있는가?  농업여건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연구*생산*유통 등 농업시스템에서도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지않은가! 우리 농업은 지금 상상을 초월하는 창의성과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출처 : 재경과기마당 [이헌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