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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네티즌들의 통쾌한 北爆 작전 내막

淸山에 2011. 1. 12. 08:58
 

 

 
 
  
김정은 생일 맞아(1월8일) 북한 對南선전 웹사이트를 공격, 세계의 웃음거리로 만들다.
李庚勳(조갑제닷컴 인턴기자  
 
 
한국 네티즌과 북한의 사이버戰(전)은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대표 김유식)의 한 네티즌의 엉뚱한 제안으로 시작됐다. 디시인사이드에 개설된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의 한 유저(user)가 “북한의 對南선전 웹사이트(website)인 ‘우리민족끼리’를 털자”고 글을 남긴 것. 인터넷상에서 사용하는 ‘털자’라는 뜻은
‘웃음거리로 만들자, 망신을 주자’는 의미이다.
 
  이후 한 네티즌이 ‘우리민족끼리’ 독자마당에 <첫 글자의 진리>라는 제목의 多行詩(다행시)를 올렸다. 글의 내용은
김정일과 김정은을 찬양하는 것이지만, 맨 앞의 글자만 볼 경우 金父子(김부자)를 욕하는 내용이었다.
 
 

 씨일가 나라세워
 통성을 이어받아
 국발전 도모하세
 
 제소탕 목표삼아
 위부대 결사하니
 들모두 혼쭐나네
 
 수령님 건국하고
 일장군 발전하니
 혜입어 결사봉공
 
 선문에 청년장군
 시대가 열리노니
 리모여 만세삼창
 

 
  각 幸(행)의 첫 글자만 모을 경우, ‘김정일 미친놈, 김정은 개새끼’가 된다. 이러한 글을 세로드립(세로쓰기)라고 한다. 주로 다른 사람을 골탕먹일 때 사용한다.
 
  윗글이 누가, 언제 작성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관리자의 승인으로 2010년 12월 21~22일 독자마당에 게재됐다. 독자마당은 외부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만든 게시판으로 관리자의 검열을 통과한 글만 올라간다. 관리자는 이 글이 욕일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게재한 것이다.
 
  1월5일 자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평양에서 보위부 관계자들을 대동한 노동당 검열단 수십 명을 심양(瀋陽) 현지로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경(北京)주재 북한 대사관 성원들까지 20여 명으로 현장에서 재구성된 이들 검열단은 현재 심양 주재 북한영사관과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6·15봉사소’에 분산 투입되어 관련자들을 문책, 본국 소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시인사이드는 디지털카메라를 비롯해 IT용품을 소개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이다. 커뮤니티를 위해 각 주제, 관심 분야별로 ‘갤러리(게시판)’를 운영한다. 갤러리의 수가 1,259개에 달하고, 일일 접속자 수는 130만 명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2010년 11월23일) 개설된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도 그 중 하나이다. 이 갤러리에선 주로 북한을 비판하고, 김정일, 김정은 등을 조롱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평소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모습. 김정일과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한의 對南(대남)선전기구인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이다. 對南선전이 목적인 이 사이트는 주로 김정일의 동향, 노동신문 기사 등을 게재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한 親北(친북) 사이트를 유해사이트로 지정해 국내에서는 접속이 안 된다. 일부 네티즌은 우회 프로그램(프록시, PROXY)을 사용해 접속한다.
 
  1월6일 오후 8시경, 디시인사이드 서버(server)는 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디시인사이드의 서버가 약 30분간 마비됐다. 서버가 마비되거나 느려질 경우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못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다. 이 공격을 놓고 디시인사이드의 유저들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추정했다.
 
  DDoS란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일제히 동작하게 하여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해킹 방식이다. 대량의 접속을 유발해 해당 컴퓨터(서버)를 마비시키는 수법이다. 국가정보원은 2009년 7월7일, DDoS로 한국의 각종 기관을 마비시켰던 ‘7·7사이버대란’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개한 적 있다.
  서버(server)란 여러 개의 컴퓨터를 통신회선으로 연결한 통신망에서 하나의 컴퓨터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정보를 저장하거나 컴퓨터 자원을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을 모아놓은 컴퓨터를 말한다.
  해킹(hacking)이란 정보 시스템의 취약성을 이용하거나, 기존에 알려진 공격 방법을 활용하여 정보 시스템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접근을 허가받지 않은 정보 시스템에 불법적으로 침투하거나 허가되지 않은 권한을 불법적으로 갖는 행위를 말한다. 주로 컴퓨터 바이러스(virus) 등이 해킹의 결과물이다.
 
  북한으로부터 DDoS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한 디시인사이드 유저들은 북한에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들은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 북한의 대표적인 선전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와 ‘트위터(twitter) 우리민족끼리’, ‘유투브(youtube)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했다. 위 세 개는 북한이 對南선전, 공작차원에서 운영한다. 남한 내 일부 從北(종북) 세력들은 위 사이트에서 북한이 내세우는 선전선동 내용물을 그대로 퍼와서 남한 내 사이트에 게재하기도 한다.
 
 
 ※해킹당한 ‘우리민족끼리’의 모습. 김정일과 김정은이 中國의 王으로 보이는 사람 앞에서 무릎꿇고 있다.
(사진을 누르면 사진이 확대됩니다)
 
  1월8일, 해킹당한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김정일이 김정은을 데리고 중국에 찾아가 세자책봉을 받는 그림이 내걸렸다.

  왼쪽 상단에는 기존에 있던 ‘백두산 3대 장군’이 ‘백두산 3대 도적’으로 바뀌었고, 내용도 ‘뒈진 도적 김일성’, ‘곧 뒈질 도적 김정일’, ‘친일 여성도적 김정숙’으로 채워졌다. 그 밑에 있는 배너(banner) ‘선군장정의 길은 ‘인민착취의 길’로, ‘선군정치학습’은 ‘폭군정치학습’으로 뒤바뀌었다.

  사이트 중간 부분에는 ‘[긴급] 중국의 김정남 후계자 책봉 선언, 김정일 김정은 부자 도주, 수배령’, ‘[긴급] 평양에 군부 쿠데타 발생!!!!’, ‘[긴급] 김정일 별장 붕괴, 김정일 사망한 듯’, ‘[긴급] 전쟁미치광이 김정일의 항복선언’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트위터 우리민족끼리’는 ‘팔로워(Follower)’ 수가 1만여 명이다. ‘팔로워’란 ‘따른다’는 뜻으로, ‘트위터 우리민족끼리’가 글을 작성하면, 그 글이 ‘팔로워’에게 自動(자동)으로 전송된다. 이날 김정일, 김정은을 비난하는 네 개의 글이 모두 ‘트위터 우리민족끼리’를 팔로워하는 1만여 명에게 전송된 것이다.
 
 
 ※해킹당한 ‘트위터 우리민족끼리’. (사진을 누르면 사진이 확대됩니다.)
 
  <‘우리 인민의 철천치 원쑤 김정일 력도와 아들 김정은을 몰아내여 새 세상을 만들자!’>

  <‘조선인민군대여! 인민군들을 먹일 돈으로 핵과 미싸일 개발에 14억 딸라를 랑비한
김정일 력도에게 총부리를 겨누자’>

  <‘로망난 김정일과 폭악한 새끼 돼지 김정은을 한 칼에 처단하여 우리도 남녘의 인민들처럼
이밥에 고깃국을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아보자’>

  <‘300만 인민들이 굶어죽고 얼어죽었는데 초호화별장에서 처녀들과 난잡한 술파티를 벌이고 있는
 김정일을 처단하자’>
 
 
  ※아이폰(iphone)을 통해 본 ‘트위터 우리민족끼리’의 모습. 아이폰을 사용해 트위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와 같은 글이 전송됐다.
 
  해킹당하기 전에 작성된 글은 <민족의 리익부터 생각한다면 우리의 중대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남측은 우리의 중대제안에 성실히 응해나서야 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트위터’가 ‘글’ 중심이라면 ‘유투브’는 ‘영상물’ 중심이다. 1월7일, ‘유투브 우리민족끼리’에는 김정은을 조롱하는 패러디 영상물이 올라갔다. 스포츠카를 몰고 가는 김정은이 앞을 막는 북한 주민들을 밀치며, “인민들은 다 쓸모없다”고 말한다. 생일을 맞은 김정은이 김정일에게 전화해 “아바이 내 생일인데 선물없습네까?”라고 하자 김정일은 “선물을 기차에 실어보냈다. 아마 좋아할 것이다”고 답한다. 선물을 가득 실은 기차는 김정은이 스포츠카로 밀쳐낸 주민들과 부딪힌다. 그 선물은 다시 김정은에게 쏟아진다.
 
 
 ※해킹당한 ‘유투브 우리민족끼리’. (사진을 누르면 사진이 확대됩니다.)
 
 
  ※김정은의 생일을 맞아 한국 네티즌이 패러디한 동영상
 
  우리 네티즌의 북한 對南(대남) 선전 사이트 해킹을 놓고, 같은 날 민주당 김용석 서울시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우리민족끼리’를 공격한 네티즌들은 모두 국보법 위반”이라며 “국가정보원은 북한사이트 접속자들을 색출해서 조사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김용석 씨 아내(망치부인)가 (인터넷 방송)에서 하는 말은 국가 보안법 위반이 아닌가”라며 반박했다. 김 의원의 부인(40)은 아프리카TV(www.afreeca.com)에서 ‘망치부인의 생방송 시사 수다방’이라는 이름으로 1인 방송을 한다.
  김 의원의 부인은 광우병 촛불 난동 당시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시위에 참가할 것을 독려한 바 있다. 천안함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란 것을 인정받기 위해 한·미 FTA를 (미국에) 다 줘가며 추진하고, G20 개최로 (국민의) 눈을 가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망치부인은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해 “남북 간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6개국이 주장하는데, 북 우두머리에 대해 모욕적인 해킹을 하며 남북 대화모드에 찬물을 끼얹은 건 국가 정책수행에 방해된 행위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디시인사이드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의 유저들은 망치부인에게 반론을 제기했다. 한 유저는 망치부인에게 “단순접속이 (국가보안법상)처벌되려면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해하는 사실을 알고도 했을 때”이며, “이번 해킹이 남북회담에 어떤 방해를 줬는지 입증하라”고 반박했다.
 
  한국 네티즌의 해킹으로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는 1월8일부터 9일까지 잠정 폐쇄됐다가 10일 정상 복구됐다. ‘우리민족끼리’는 1월10일, <우리 홈페지의 영향력을 막아보려는 비렬한 도발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불법침입자들의 해킹행위로 홈페이지가 지난 8일 밤부터 9일 오전 사이에 폐쇄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의 제도와 존엄을 모독하고 비난하는 글쪼박들을 올려놓고 적재해 놓은 자료들을 삭제하는 등 불법, 비법행위를 감행했다. 지난해 12월 말에도 이 불법침입자들은 디도스공격(DDOS)을 감행한바 있다. 우리민족끼리의 영향력을 막아보려는 극악한 반통일대결분자들의 비렬한 망동으로서 우리 홈페지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전이고 도발이다. 이번 해킹을 감행한 자들은 저들의 비열한 행위가 초래할 엄중한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