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뜻】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전한(前漢)의 원조(元祖)때다.
왕소군(王昭君)에게는 봄은 봄이 아니었다.
기원전 33년, 클레오파트라가 자살하기 3년 전
정략(政略)의 도구가 된 궁녀 (宮女) 왕소군은
흉노(匈奴) 왕(王)에게 시집갔다.
왜 그 많은 궁녀 중 하필이면 왕소군이었던가.
거기엔 기막힌 사연이 있었다.
걸핏하면 쳐내려오는 흉노족을 달래기 위해
한(漢)나라 원제(元帝)는 흉노 왕에게 반반한
궁녀 하나를 주기로 했다.
누구를 보낼 것인가 생각하다가 원제는 궁녀들의
초상화집을 가져오게 해서 쭉 훑었다.
그 중 가장 못나게 그려진 왕소군을 찍었다.
원제는 궁중화가 모연수(毛延壽)에게 명하여
궁녀들의 초상화를 그려놓게 했는데 필요할
때마다 그 초상화집을 뒤지곤 했던 것이다.
궁녀들은 황제의 사랑을 받기 위해 다투어 모연수에게
뇌물을 받치며 제 얼굴을 예쁘게 그려 달라고 졸라댔다.
하지만 왕소군은 모연수를 찾지 않았다.
자신의 미모에 자신만만했기 때문이다.
괘씸하게 여긴 모연수는 왕소군을 가장
못나게 그려 바치고 말았다.
오랑캐땅으로 떠나는 왕소군의 실물을 본 원제는
땅을 치고 후회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昭君怨(소군원)> - 동방규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자연히 옷 띠가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이는 허리 몸매 위함이 아니었도다.
<昭君怨(소군원)> - 이백(李白)
昭君拂玉鞍(소군불옥안) 소군이 옥 안장을 떨치며
上馬涕紅頰(상마체홍협) 말을 타니 붉은 뺨에 눈물이 흘러
今日漢宮人(금일한궁인) 오늘날 한나라 궁녀가
明朝胡地妾(명조호지첩) 내일 아침 오랑캐의 첩이 되는도다.
이백의 <소군원>은 소군이 한나라 궁을 떠나 흉노의 땅으로
출발하는 때의 비애(悲哀)와 정경(情景)을 묘사하였고,
동방규의 <소군원>은 흉노 땅에 도착한 후 황량한 풍토에서
맞는 상심(傷心)과 망향(望鄕)의 슬픔으로 나날이 수척해
가는 가련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살풍경한 북녘 땅을 그대로 표현한 말이었는데,
이 시가 유명해지자 다른 비슷한 경우에도
이 말을 많이 인용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연말이 되어도 상여금을 타지 못하는
사람은 그것을 비유해서 '춘래불사춘'
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또 연초에 남들은 떡이야 술이야 즐겁게 먹고 있는데
혼자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하면 역시 '춘래불사춘'
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한때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라는 말이
농촌에서 유행되기도 했습니다.
가을이 되었지만 제대로 거두어들일
결과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면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이기가 십상입니다.
또 따뜻한 겨울을 가리켜 '동래불사동(冬來不似冬)
'이라 말하기도 하는데,
그나마 동래불사동(冬來不似冬)이기라도
하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요.
이 말의 진의(眞意)는 훈훈한 봄바람에 생명과
삶이 여유롭고 희망찬 무엇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로 받아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봄은 모든 생명과 삶에 무한한 가능과
희망을 불러 일으켜주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모든 존재는 항상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는 폭풍과 강풍,
황사비만 계속하여 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그저 실망과 절망으로 한숨 쉬어야할 일들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부쩍 더 늘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니, 아예 절망으로 모든 일에 넋 놓고 주저
앉아버린 이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인류와 세계, 그리고 만물이 존재하며 살아가는 원리로서
기도교에서의 창조론과 찰스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론이 있습니다.
저는 기독교의 창조론이나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명확한 이론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론(緣起論)에
대해서는 말할 수가 있습니다.
즉 모든 생명과 그 세계와 존재의 현상들은 모두가
다 인(因)과 연(緣)으로 짝을 지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인생도 그렇습니다.
태어남도 그러하고 살아가는 삶의 제 모습도 모두가
인연에 의해서 결정되고 변화해 가는 것입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