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다닐 때 "미야모도 무사시"라는 인물에 푹 빠져 있었지요.
일본인 몇 명에게 물어 봤더니 그냥 사무라이정도로만 알고 있고 오히려 한국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잘 모르시면 꼭 읽어 보셔요~....한...10권이 넘을겁니다)
그럼 존경하는 분이 누구냐고 물어 봤더니 세명 정도가 "노부나가"라고 하더군요.
누굴까?
궁금해서 많이 찾아 봤습니다.
우리가 아는 정도는 토요토미와 토쿠가와 이에야쓰정도 였는데.
은근히 일본 역사도 재미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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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도 중세의 세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토쿠가와 이에야쓰(德川家康)는 끊임없는 소설과 TV 드라마로서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으니
아직도 일본인들에게는 불세출의 영웅들이다. 이들 세 명은 일본 역사 속에서 어쩌면 영원히 살아 숨쉬는
불멸의 영웅이자, 닮고 싶은 모델로서 또는 모시고 싶은 상관으로서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 역사에는 많은 영웅들이 나타났다.
그 첫 번째는 메이지 시대에 그토록 많은 지략가와 사상가 전략가들이 나와 우리와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근대화에 성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두 번째로 많은 인재들이 나온 시대가 필자는 중세의 상기 3인이
활동하던 시대라고 본다.
상기 3인을 빗대어 지은 하이쿠(俳句-짧은 시<詩>)가 인상 깊다.
노부나가는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 버리고’
히데요시는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게끔 만들고,
이에야쓰는 ‘두견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참고로 전 노부나가 스타일인가 봐요~)
이처럼 이들 3인의 성격은 매우 다르면서도 천하를 호령했던 것이다. 오다 노부나가는 성격이 관용과
잔혹함을 겸비하였고, 파괴자이자 혁신자였다.
그동안 금기시(禁忌視) 되었던 막강한 영향력을 갖춘 쿄-토 히에이잔(比叡山)의 승려집단을
불태워 토벌하였고, 당시 수도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호령했던 아시카가 장군의 가문을
전부 쿄토에서 추방했으며 많은 조총을 도입하였다.
노부나가는 제도와 관습 등 구습을 철저히 무시하고 변혁한 풍운아였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자기 부하에게는 매우 자상한 반면 적이라 생각되면 너무도 잔인한 방법으로
죽여버렸다 한다. 유성룡이 지은《징비록》에 보면, 임진 왜란 전에 타치바나 야스히로(橘康廣)라는
사신을 보내 “우리(일본)는 사신을 자주 보냈다. 그럼에도 그대들은 한번도 사신을 보내지 않았다.
이는 곧 우리 나라를 업신여기는 것이다“라 하면서 조선에서 일본으로 사신을 파견 해줄 것 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조선 조정에서는 바닷길이 거칠다는 이유로 일본 사신을 홀대했고 사신파견도 거부하였다.
이에 히데요시는 타치바나는 물론 그 가족까지도 몰살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밖에도 그는 반기를 들거나 휘하에 들어오기를 거부하는 마을 주민 전부를 쓸어버리는 잔학성의
소유자였다.
이에야쓰는 때를 기다리는 인동초와 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일본 역사를 무치(武治)위주에서
문치(文治)로 눈을 돌린 무사였다. 그가 말년에 남긴“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 는 이 한마디가 그의 성격 을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역사잡지를 보면 노부나가와 히데요시는 얼굴 인상을 볼 때 하관(아래턱) 이 빨라 말년에
불행한 결과를 맞이했다 하고 이에야쓰는 두툼한 턱의 소유자로 그 가문이 264년간 에도막부를
이어갔다고 평하고 있다.
상기 3인에 대한 노래도 전해지고 있으니“오다가 떡메로 떡을 찧고, 히데요시가 손으로 떡을 돌리고,
천하의 떡(천하통일을 의미)을 앉은 채로 먹은 것은 이에야쓰라네!"라는 가사이다.
참으로 재미있게 3인의 처지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세 인물을 장군의 타입으로 구분하면 노부나가는 용장(勇將)이요, 히데요시는 지장(智將)이고,
이에야쓰는 덕장(德將)이라 비교할 수 있겠다.
오다 노부나가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천하통일의 기틀을 마련했으나 심복으로 믿었던 부하인
아케치 미쯔히데(明智光秀)의 배신으로 혼노지(本能寺)에서 불에 타죽는 변을 당했으니 천하통일
일보직전에 놓쳐버린 것이다.
그러나 천하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많은 후세(後世)인들의 평가와 흠모를 받으며
한편으로는 많은 아쉬움도 느끼는 일본인들이 많다.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와 비슷한 인물로 볼 수 있겠다.
둘다 급하고 불같은 성격으로, 심복으로부터 불행한 종말을 고했다는 공통점도 똑같다.
히데요시는 지장이자, 간웅(奸雄)으로 《삼국지》의 조조(曹操)와 같은 인물로 보이고 천하통일을
이루고도 조조가 사마염에게 나라를 빼앗겼듯이 히데요시 또한 이에야쓰에게 천하를 물려주게
되었으니 말년과 사후에 운이 좋지 않았음은 같다하겠다.
이에야쓰는 기다려서 천하를 얻은 덕장으로 성격만으로 보건데《삼국지》의 관우나 촉국(蜀國)의
군주 유비 현덕(玄德) 정도의 인물로 보여진다.
이들의 존재는 일본인들에게는 영원한 신(神)이 된지 오래이고, 끝없이 인구에 회자되는 박제화된
세 타입의 영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