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화폭의 예술

천지창조

淸山에 2009. 9. 15. 06:46

 

 

천지창조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MICHELANGELO,Interior of the Sistine Chapel, The ceiling (detail)

    처음에 이 지구는 고요와 암흑 가운데 우주를 떠다녔다. 땅은 없었고,
    깊은 바다의 끝없는 물만이 광대한 제국을 덮고 있었다.
    그때 여호와는 바다 위에서 전능의 일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가 "빛이 있으라"고 말하자 어둠 속에서 최초의 여명이 나타났다.
    그는 "이것을 날이라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명멸하던 빛은 곧 사라졌고 모든 것은 전과 같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밤이라 불릴 것이다"라고 여호와는 말했다.
    그 후 그는 일을 마치고 쉬었으며 모든 날의 첫째 날은 이렇게 끝났다.


    여호와가 "하늘이 있어 아래로 물을 가로지르게 하고,
    바다 위로 구름과 바람이 있게 하라"고 말하자 그렇게 되었다.
    또다시 저녁과 아침이왔고 둘째 날이 끝났다.


    여호와가 "물 중에 땅이 있으라"고 말하자
    아직도 물을 머금은 산들이 바다 위로 정상을 드러내며 위로 솟아 올랐고
    그 발치에는 평야와 계곡이 넓게 퍼져나갔다.
    여호와가 "땅은 씨를 품은 식물들과 꽃과 열매를 생산하는 나무들로 비옥해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땅에는 부드러운 녹색 잔디가 양탄자처럼 깔렸고 나무들은 이른 새벽의 부드러운 손길을즐겼다.
    다시 한 번 아침의 뒤를 이어 저녁이 찾아왔고 셋째 날은 이렇게 끝났다.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천지창조]BOSCH, Hieronymus, Garden of Earthly Delights, outer wings of the triptych
    c. 1500, Oil on panel, central panel: 220 x 195 cm, wings: 220 x 97 cm, Museo del Prado, Madrid

    그 후 여호와는 "하늘에는 별이 가득 차서 계절과 날들과 년(年)들이 구별되게 하라,
    날은 해가 지배하지만 밤은 휴식의 시간이 되어
    고요한 달이 사막을 가로지르는 방랑객에게 쉴 곳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도른하라"고 말했다.
    이 역시 이루어졌고 넷째 날은 끝났다.


    틴토레토의 [동물창조] TINTORETTO,Creation of the Animals
    c. 1550, Oil on canvas, 151 x 258 cm Gallerie dell"Accademia, Venice

    여호와가 "물에는 물고기가, 그리고 하늘에는 새가 가득 차게 하라"고 말했다.
    그는 거대한 고래와 작은 물고기, 타조와 참새를 만들어 땅과 바다를 살 곳으로 주고
    그 수가 번창하여 축복받은 생명을 즐기라고 말했다.
    그날 밤 새들이 지친 머리를 날개 깃 아래에 접고 물고기들이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자
    다섯째 날도 끝이 났다.


    여호와가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 세상이 기어다니고 걸어다니는것들로 가득 차게 하라"고 말했다.
    그는 소와 호랑이, 그리고 우리가 아는 짐승들 모두와
    나중에 이 땅에서 사라진 여러 동물들을 만들었다.
    그는 또한 땅의 흙으로 자신을 닮은 형상을 하나 만들어 이를 사람이라 부르고,
    모든 것의 우두머리가 되게 하였다.
    이렇게 여섯째 날의 일이 끝나자 여호와는 자신이 한 일에 만족했고,
    일곱째 날에는 일하지 않고쉬었다.

    뒤러의 [아담과 이브]Albrecht DURER, Adam and Eve
    1507, Oil on panel, 209 x 81 cm (each panel) Museo del Prado, Madrid

    여덟 번째 날이 되자 사람은 자신이 새로운 왕국에 있게 된 것을 알았다.
    아담(Adam)이라는 이름의 이 사람은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정원에서 살았다.
    온순한 동물들은 그가 외로움을 잊을 수 있도록 새끼들을 데리고 왔다.
    그러나 그는 행복하지 못했다.
    다른 동물들에게는 모두 짝이 있었으나 자신만은 혼자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호와는 아담의 몸에서 갈비뼈 하나를 취해서 이브(Eve)를 만들었다.
    이제 아담과 이브는 낙원이라 불리는 자신들의 고향을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마칭내 그들이 한 거대한 나무를 보게 되었을 때, 여호와가 말했다.
    "들어라, 아주 중요한 이야기다. 이 정원의 나무 열매는 어느 것이나 마음껏 먹어도 좋다.
    그렇지만 이 나무는 선악(善惡)의 지혜를 주는 나무여서
    그 열매를 먹으면 자기 행동의 정당함이나 사악함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바로 영혼의 평화가 끝났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너희들은 이 나무를 그냥 지나치거나 열매를 먹은 후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 결과는 매우 끔찍할 것이다. "


    아담과 이브는 그 말을 듣고 따르겠노라고 약속했다.
    곧 아담은 잠들었지만. 이브는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풀밭에서 소리가 나더니 교활하고 늙은 뱀이 나타났다.
    당시에는 동물들이 사람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었다.
    뱀i자신이 여호와의 말을 우연히 엿들었다면서,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우둔한 짓이라고 말했다. 이브 역시 동감했다.
    뱀이 나무 열매를 건네주자 그녀는 조금 먹은 후 아담이 일어나자 나머지를 주었다.
    여호와는 몹시 분노했다.
    그는 당장 아담과 이브를 낙원에서 쫓아냈다.
    이제 그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 생계를 꾸려가야만 했다.

    그러다가 그들에게 두 아이가 생겼다. 모두 사내아이였는데, 형은 카인(Cain)이었고, 동생은 아벨(Abel)이었다. 그들은 집안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다. 카인은 들에서 일했고, 아벨은 아버지의 양떼를 몰았다. 물론 여느 형제들처럼 싸우기도 했다. 하루는 그들 모두 여호와께 제물을 바치게 되었다. 아벨은 새끼 양을 잡았고, 카인은 경배의 장소인 거친 돌 제단에 곡식을 올렸다.

    아이들은 서로를 시기하고 자기 장점을 자랑하게 마련이다. 아벨의 제단에 있던 장작은 잘 타올랐지만, 카인은 부싯돌을 켜느라 애를 먹었다. 카인은 아벨이 비웃는다고 생각했지만, 아벨은 옆에 서서 그저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카인은 그에게 가라고 했다. 그러나 아벨은 "내가 왜?"라며 거절했다. 그래서 카인은 아벨을 때렸다. 그러나 너무 세게 때리는 바람에 아벨은 쓰러져 죽어버렸다.

    카인은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도망쳤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던 여호와는 덤불 사이에 숨은 그를 찾아냈다. 여호와가 동생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카인은 퉁명스럽게 대답도 하지 않으려 했다.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동생을 하루 종일 돌보는 보모라도 된다는 말인가?

    물론 이런 거짓말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여호와는 아담과 이브가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았을 때 낙원에서 쫓아낸 것처럼 카인도 집에서 쫓아냈다. 비록 그는 오래 살았지만, 부모들은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아담과 이브의 생애 역시 행복하지 못했다. 작은 아들은 죽었고 큰아들은 도망을 갔다. 그들은 자식을 더 많이 낳았으며, 나이가 많이 들어 오랜 수고와 불행을 겪은 다음 죽었다.

    아담과 이브의 자손들은 점차 이 지구상에 늘어났다. 그들은 동쪽과 서쪽, 그리고 북쪽의 산악 지대로도 갔고, 남쪽 사막 지대에서 헤매기도 했다. 그러나 카인의 범죄는 초기의 인류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제 인간은 언제나 이웃에 대적했다. 사람들은 서로 죽이고 상대의 양을 훔쳤다. 여자 아이가 인근 마을의 남자들에게 납치되지 않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지 않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세계는 비참한 지경이었다. 이는 처음이 잘못된 탓이었다. 다시 시작되어야만 했다. 아마도 새로운 세대가 여호와의 뜻을 좀더 잘 따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때 노아(Noah)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969세까지 장수했던 므두셀라(Methuselah)의 손자였고, 가문의 비극이 일어난 후 태어난 카인과 아벨의 동생 셋(Seth)의 후예였다.

    노아는 양심을 지키고 동료들과 평화를 누리면서 살려고 애쓴 선한 인물이었다. 만약 인류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면 노아는 훌륭한 조상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여호와는 노아를 뺀 나머지 모두를 없애기로 결심했다. 그는 노아에게 배를 만들라고 말했는데, 배는 길이가 450피트에 너비가 75피트, 깊이가 43피트여야 했다. 노아가 목재만 사용하여 현대의 대형 운항선 수준인 이 거대한 배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스럽다.

    그와 그 아들들은 꿋꿋하게 일했지만, 이웃들은 지켜보며 비웃었다. 1,000마일 이내에 강이나 바다가 없는 곳에서 배를 만든다니 우스운 이야기가 아닌가!

    그러나 노아와 그의 믿음직한 일꾼들은 일에 매달렸다. 거대한 잣나무를 베어 용골을 놓고 뱃전을 만들고, 배 밑바닥이 건조하도록 수지를 칠했다. 세 번째 갑판이 완성되고 지붕이 올려졌다. 지붕은 이 사악한 지구에 퍼부어질 맹렬한 폭우를 견딜 수 있도록 무거운 목재로 건축되었다.

    노아는 가솔들과 세 아들, 며느리들을 데리고 여행 준비를 했다 그들은 마른 땅으로 돌아갔을 때 쓸 식량과 제물들 마련하기 위해 산과 들에서 구할 수 있는 동물들을 모두 모아들였다. 일주일 내내 사냥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방주(方舟)에는 비좁은 숙소가 싫어서 우리의 막대를 물어뜯는 동물들의 이상한 소리로 가득 찼다. 물론 물고기는 예외였다. 물고기들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미켈란젤로의 [대홍수]The Deluge
    1508-09, Fresco, 280 x 570 cm Cappella Sistina, Vatican MICHELANGELO

    일곱째 날 저녁이 되자, 노아와 가족들은 배에 오른 후 다리를 올리고 문을 닫았다. 그날 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40일 방 낮으로 계속되었다. 모든 땅은 미로 가득 찼고, 방주에서 노아와 함께 여행하는 자들만이 이 끔찍한 홍수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그 후 여호와는 은총을 베풀었다. 세찬 바람이 구름을 모두 몰아갔고, 이 세계가 처음 창조되었을 때처럼 태양 빛이 다시 한 번 거친 파도에 비춰졌다.

    다 저녁 무렵 새로 뽑은 올리브 잎새를 물고 돌아왔다. 분명히 물은 빠지고 있었다. 다시 한 주가 지난 후, 노아는 비둘기를 세 번째로 날려 보냈다. 새는 돌아오지 않았는데, 이것은 좋은 신호였다. 곧 배가 갑자기 부딪혔다. 노아는 배가 땅에 닿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아르메니아(Armenia)라 부르는 아라라트(Ararat, 아라라) 산꼭대기에 방주가 도착한 것이었다.

    다음날 노아는 해변으로 나가서 돌 몇 개로 제단을 만들고, 짐승 몇 마리를 죽여 제물로 올렸다. 그러자 하늘에 커다란 무지개가 뜨면서 밝아졌다. 이는 여호와가 충성스러운 종에게 주는·표시로, 미래의 행복을 약속한다는 뜻이었다. 그 후 노아와 그의 아들 셈(Shem), 함(Ham), 야벳(Japheth), 그리고 며느리들은 농부와 양치기가 되어 아이들과 가축을 키우며 평화롭게 살았다.

    그러나 그들이 이런 역경을 통해 교훈을 얻었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포도밭을 가지고 있던 노아는 한번은 아주 좋은 술을 빛은 다음, 지혜로운 사람이 마시는 양보다 더 많이 마시고 술 취한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아들 중 둘은 늙은 아버지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며 매우 점잖게 처신했다. 그러나 함은 가볍게 생각하고 크게 웃어댔는데, 이건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

    노아는 잠에서 깨어난 후 굉장히 화가 나서 함을 쫓아냈다. 유대인들은 그가 아프리카(Africa)로 건너가 흑인의 조상이 되었다고 믿었고, 정당하진 못하지만 이들을 경멸하기도 했다.

    이후 노아의 행적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성서에는 그의 후손 중에서 니므롯(Nimrod)이 사냥꾼으로서 명성을 쌓았다고 하지만, 셈과 야벳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어쨌든 그 자손들은 여호와의 진노를 살 만한 일을 했다 그들은 유프라테스의 계곡으로 이동하여 바빌론 시를 건설했다. 이 비옥한 땅에 만족한 이들은 종족의 집결점이 될 만한 곳에 높은 탑을 쌓기로 하고, 벽돌을 만들어 거대한 건축물의 기초를 닦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호와는 그들이 한 곳에 계속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서 살아야지, 작은 계곡에만 모여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피터 브뤼겔의 [바벨탑]The Tower of Babel
    1563 Oil on oak panel, 114 x 155 cm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Pieter BRUEGEL, the Elder

    사람들이 탑을 쌓느라 벌처럼 분주히 움직이는 와중에, 여호와는 갑자기 그들 모두 다른 지방의 사투리를 쓰게 만들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쓰던 말을 잊어버리자 짓고 있던 비계 위로 사람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집을 지을 때 일꾼과 십장, 건축가가 중국어와 네덜란드 어, 러시아 어 ,폴리네시아 어를 각각 말한다면 공사는 끝장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사람들은 단일 국가를 포기하고 탑 아래로 내려와, 곧 땅 끝까지 퍼져나갔다. 여기까지가 이 세계의 처음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이다. 이제부터는 유대인이라 불리는 종족의 모험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