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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孤峯)과 퇴계(退溪)의 마지막 만남의 이별
1569년(선조 2년) 3월에 고봉은 퇴계를 동호(東湖)에서 전송하여 강가의 농막에서 유숙하고, 보은사(報恩寺)까지 따라가 송별하였다. 고봉은 배 위에서 한 절구의 이별시를 퇴계에게 주었다는 시.
漢江滔滔日夜流
한강도도일야류
先生此去若爲留
선생차거약위유
沙邊拽纜遲徊處
사변예람지회처
不盡離腸萬斛愁
부진이장만곡수
넘실넘실 밤낮으로 흐르는 한강수야
떠나시는 우리 선생 네가 좀 말려다오
강변에서 닻줄 끌고 이리저리 배회할 제
떠나심에 애 간장 가득 찬 이 시름을 어이하리.
퇴계도 보냄이 아쉬워 시를 지어 화답하였다.
列坐方舟盡勝流
열좌방주진승류
歸心終日爲牽留
귀심종일위견유
願將漢水添行硯
원장한수첨행연
寫出臨分無限愁
사출임분무한수
배 위에 앉아 있는 인물들 참으로 명류(名流)이니
돌아가고픈 마음 하루 종일토록 매어있네.
이 한강수 떠다가 벼룻물로 써서
끝없는 작별 시름 베껴 보려네.
떠남에 애 간장에 가득 찬 시름을 운으로 하여 고봉과 퇴계는 작별의 아쉬움 나누었는데
그것은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남이었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을까.
김정(金淨 1486(성종 17)∼1521(중종 16).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원충(元食), 호는 충암(食菴), 또는 고봉(孤峯)이며 호조 정랑(戶曹正郞)을 지낸 김효정(金孝貞)의 아들이다. 조선 중기 문인화가로 보은 출생이다.연산군 10년(1504)에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고, 중종(中宗) 2년(1507)에 증광문과(增廣文科)에 수석으로 급제하여 성균관 전적(成均館典籍)에 임명되었다. 이어 홍문관 수찬(弘文館修撰) · 병조 좌랑(兵曹佐郞)을 거쳐 정언(正言)에 전임되고, 다시 홍문관 교리(弘文館校理) · 이조 정랑(吏曹正郞) 등을 거쳐 중종 9년(1514) 순창 군수(淳昌郡守)로 재직시 왕의 구언(求言)에 응하여 담양 부사(潭陽府使) 박상(朴祥)과 함께 폐비(廢妃) 신씨(愼氏)의 복위와 폐비의 주모자 박원종(朴元宗) 등을 추죄(追罪)할 것을 상소하다가 보은(報恩)으로 유배되었다.중종 11년(1516) 풀려나와 응교(應敎)· 전한(典翰)에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으며, 뒤에 부제학· 동부승지·도승지를 거쳐 이조 참판· 홍문관 제학· 대사헌을 거쳐 형조 판서에 임명되었다. 1519년 기묘사화(己卯士禍) 때 극형에 처해지게 되었으나 영의정 정광필(鄭光弼) 등의 옹호로 금산(錦山)에 유배되었으며 진도(珍島)를 거쳐 제주도에 안치(安置)되었다가 신사무옥(辛巳誣獄)에 연루되어 사사(賜死)되었다. 인종 1년(1545)에 복관(復官)되고, 인조(仁祖) 24년(1646)에 영의정에 추증(追贈)되었다.조광조(趙光祖)와 함께 사림파(士林派)의 대표적인 인물로 조광조의 정치적 성장을 뒤에서 도왔다. 시문(詩文)은 물론 그림에도 능하여 새 짐승 등을 잘 그렸다. 특히 화조를 잘 그려 조선 중기에 유행한 소경수묵사의(小景水墨寫意) 화풍의 전통을 형성했다.보은의 상현서원(象賢書院), 청주(淸州)의 신항서원(莘巷書院), 제주의 귤림서원(橘林書院), 금산(錦山)의 성곡서원(星谷書院) 등에 제향(祭享)되었다. 저서로 충암집(食菴集)이 있으며, 유작은 이조화조도 등이 있다. 시호는 처음에는 문정(文貞)이었다가 문간(文簡)으로 고쳐졌다.
이황(李滉 1501-1570)조선 중기 문신·학자. 자는 경호(景浩), 호는 퇴계(退溪)·퇴도(退陶)·도수. 본관은 진보(眞寶). 경상북도 안동(安東) 출생. 1534년(중종 29) 문과에 급제, 부정자(副正字)·박사·전적·지평 등을 거쳐 세자시강원문학·충청도암행어사 등을 지냈다.
문묘 및 선조의 묘정에 배향되었고, 안동의 도산서원, 의령(宜寧)의 덕곡서원(德谷書院), 예천(醴泉)의 삼강서원(三江書院), 청송(靑松)의 송학서원(松鶴書院) 등 40여 곳의 서원에 주사(主祀)되었다. 시호는 문순(文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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