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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3월 경이 되겠다.
드네딘의 녹용 공장에 건조 과정이 마무리 되어 가는 중이다.
박홍식 사장님, 박지현과 나 셋이 남아 생녹용의 건조가 거의 마무리 될 무렵이 되니, 지난 11월부터 새 시즌의 건조가 작업으로 진행되어 이제는 김 사장님도 한국으로 돌아 가 남은 셋이 있을 때다.
박홍식 사장은 함께 모두 Queenstown & Invercargill 을 구경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지현이는 전 년도에 와 이미 그곳의 교통을 잘 알고 박 사장님도 그곳을 지나 보았을터,
나에게는 의미가 깊은 여행이 될 것으로 기대가 넘쳐 있었다.
지현이가 운전하여 옆 자리는 내가 앉고 박 사장님은 뒷 좌석에 편한 자세에 여행의 차는 출발하였다.
1982년 11월 처음 뉴질랜드에 와 드네딘에 도착하고 곧장 이번의 비슷한 코스에 여행 일정이 되지만 이번의 여행은 또 다른 기분으로 한참 부풀어졌다.
날씨마져 활짝 개여 맑은 하늘에 바람은 살랑살랑 선하였다.
Dunedin – Milton – Roxburgh – Alexandra – Clyde Power Dam – Cromwell (206km) – Gibbston – Queenstown (59.2km) – Kingston – Lumsden – Invercargill – Bluff (219km) – Wyndham – Gore (88km) – Balclutha – Milton – Dunedin (152km)
*** ***
총 725 km 의 긴 여행이었다. Drive 대부분으로 남섬의 남쪽 지방을 두루 다닌 추억이 깃든다. 퀸스타운의 호수를 바라보면서 맑고 깨끗한 호숫물이 푸르른데 그 너머의 높은 산 정상에 하얀 눈이 쌓여 있는 모습으로 어우러져 내 머릿속에 깊숙히 남았다.
다시 원상으로 돌아 온 드네딘의 삶 중에 위 모습은 꿈에서도 자주 만난다.
더 까마득한 어린 시절로 돌아 가 볼까?
대전 부사동 141번지의 집 마루에 누워 낮잠을 자고 일어 난 초 여름이겠다.
마루에서 방으로 들기 전의 마루 벽은 높지도 않지만 위 벽쪽에 작은 크기(50cm x 35cm 정도)의 액자가 하나 걸려 있었다.
뒷편에는 예쁜 목조 집이 푸른 숲에 둘려 있으며, 중앙에 잔잔한 호수물 위에는 저 멀리 백조가 날아 가는 모습이었다.
기억에는 가난한 시절의 집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멋진 서양화 색채의 그림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그림을 보며 드나들었으니 머리에 박힌 기억은 이것이 잊혀지지 않을만큼 큰 의미가 들었는지 지금도 그 그림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 ***
아마도 그 그림의 저 멀리 날아가는 새의 모습이 백조인지 기러기인지는 구별이 되지 않지만 나는 이 글의 서두에 백조로 적어 놓았다. 하지만 거리의 원근을 작은 새의 모습으로 몇 마리 뒤 이어 그린 것으로 보면 철 따라 날으는 기러기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림의 원근 처리를 보건데 그 호수의 크기는 꽤 넓은 호수로 추측된다.
시절은 흘러흘러 1983년에 퀸스타운 호수의 모습을 바라보았을 때 머리속에 깊숙히 자리하였으니 이십 사오 년 전의 나의 집 마루벽 위의 그림을 올려 볼 때가 1958-9년 경이 되는 추억마저 겹쳐 오버랩 된 것이다.
액자에 그려진 모습과 퀸스타운 호숫가에서 바라 본 모습이 거의 비슷하게 느끼도록 보았으니 당시에는 잠자는 꿈속에서 자주 그 모습이 떠올렸던기라.
꿈꾸던 어느 날도 그 모습이 떠 올라 잠시 잠에서 깨어 날 때 비몽사몽 어린 시절의 집에 있는지 드네딘의 내 잠자리 였는지 분간 못하고 꿈속에 다시 잠겨 생각해 보았다.
홀로 있던 현실을 알게되자 내가 그 꿈속에 달렸었구나하는 혼자 마음의 위로를 토닥거리며 일어 났었다.
그때 오랫동안 이런 꿈을 나는 자주 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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