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다운 사나이는 천하를 정복하려는 장엄하고 웅장한 꿈을 가진다. 이 꿈을 정복하는 자― 여자는 되려 쬐끄만 보석(寶石) 알 하나를 얻기에 오금을 못 편다니, 그 물질과 정신의 질량적(質量的) 조응(照應)이 참으로 묘(妙)한 일이다.
보석(寶石)이란 보석도 가지가지. 비취(翡翠)·호박(琥珀)·마노(瑪瑙)·수정(水晶)과 같은 것이 있는가 하면, 또 그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광채의 촛점이 옮겨져 범이나 고양이의 눈알처럼 반짝이는 호안석(虎眼石), 묘안석(猫眼石)이라 일컫는 보석이 있으니, 묘(妙)하다. 사람의 눈을 현혹(眩惑)케 하는 그 광채와 색채, 이것을 정밀한 현미경으로 분석하면 그 해당(該當) 물질 속에 함유되어 있는 불순물(不純物)의 작용이라고 하니 묘하다. 포돗빛 자수정(紫水晶), 석류알 같은 루비, 싱그러운 풀잎빛 비취, 현란한 다이아의 광채, 이것이 다 그 광석에 섞인 불순물의 조화일지니, 진실로 이 천연의 조화도 묘(妙)하고 묘하다.
어찌 불순(不純)으로 하여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비단 보석(寶石)뿐이랴. 보석에 홀리는 여자의 마음 또한 보석처럼 불순할 수밖에 없으니, 묘(妙)하다. 그 묘한 불순(不純)의 미(美)로써 그가 스스로 보석에 홀리듯, 사나이의 마음의 눈도 보석(寶石)의 그것처럼 흐리게 하여, 그 생애(生涯)를 망치도록 홀릴 수 있으니, 또한 생각하면 생각사록 묘(妙)하다.
孔子 같은 성인(聖人)도 여자에게 얼마나 데었던지, 「계집과 소인(小人)은 가까이 하면 건방지고, 멀리 하면 원망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孔子를 배출한 한민족(漢民族)이 그 의사 소통(意思疏通)의 문자를 창제(創製)할 때, 계집「女」자를 곁들인 글자들을 보아, 그들의 여성관(女性觀)을 알 수 있으니 묘(妙)하다. 그 중에서 질투할 투(妬), 요망할 요(妖), 음란할 음, 간사할 간(奸) 자가 계집「女」를 끼고 있다. 그러고도 여자가 그들에게 얼마만큼 지독하게 간사(奸邪)했던가, 다시 여자 셋을 포갠 간(姦)자 하나를 더 지어 놓고, 스스로도 어처구니 없었으리니 묘하다. 그뿐인가 이 묘하다는 묘할 묘(妙)자 역시 계집「女」를 잊어버리지 않고 굳이 짝지어 주었으니, 어찌 그 더욱 묘하다 아니 하리.
孔子가 아무리 여자를 매도(罵倒)하였지만, 감히 그의 어머니를 욕하지는 못했다. 어머니가 비록 여자이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여자의 애정과는 사뭇 달라 부처님의 자비(慈悲)처럼 다시 거룩하게 떠올랐으니, 묘(妙)하다. 그러므로, 그 어미 「母」자는 계집 「女」자에 가로지른 일자획(一字劃)의 위아래로 점(點) 둘을 더한 글자다. 그러기에 어느 짓궂은 사나이는, 이 두 점을 일러 매력의 촛점인 여자의 유방(乳房)을 상징했다 하지만, 기실 영혼(靈魂)과 육신(肉身)위에 지울 수 없는 두 개의 표적(標的)이라 보아지니, 그 자형(字形)의 은유(隱喩)하는 바 묘미가 더욱 묘하다.
老子는 우주의 근원, 생명의 본존(本尊), 이름의 비롯됨을 오직 여자인 어머니에게 찾았다. 그것은 골짜기요, 그늘이요, 없는 것이요, 더구나 그것은 이름할 수 없는 것이요, 굳이 그것을 이름하여 부른다면 「어미」라고 하였으니, 묘(妙)하다. 곧, 없는 것이 없지 않고 숨은 것이요, 그 숨은 모양은 그늘이요, 그 그늘진 곳은 골짜기요, 그 골짜기를 이름해 부른다면 어미라는 것이니라 말했으니, 묘하다. 이 어미인 골짜기는, 본시 싱그러워 다시는 죽지 않는다 하여 일찌기 그의 「道經」에 「谷神不死」라 적어 놓았으니, 더더욱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