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배움/三十六 計

9計 격안관화(隔岸觀火)

淸山에 2009. 8. 28. 17:13

 
 
 

 
 

 
9計 격안관화(隔岸觀火)
 
강 건너 불 보듯 하라!
 

우리말에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상대방의 불행이나 갈등을 간섭하지 않고 그저 바라본다는 소극적인 뜻으로 사용하지만, 원래 뜻은 적의 내분에 개입하지 말고 관망하면서 승리를 거둔다는 적극적인 전략이다.
 
격(隔)은 떨어지다. 안(岸)은 언덕. 격안(隔岸)은 언덕 멀리 떨어져서, 관화(觀火)는 불나는 것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 중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산에 앉아 호랑이 싸우는 것을 바라본다(坐山觀虎鬪).’ ‘황학루 위에서 배 뒤집어 지는 것 바라본다(黃鶴樓上看飜船).’등이 있다. 상대방이 아무리 강한 조직이라도 반드시 내부적인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 갈등은 언젠가 반드시 표면화되기 마련이다. 가능하다면 상대방 내부 첩자들을 이용하여 적의 갈등을 조장하고 서로 싸우게 하는 것도 이 전략의 한 방법이다. 무리하게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다.
 
상대방 내부가 분열되고 모순이 격화되어 서로 알력이 생겨 싸울 때 절대로 조급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 만약 간섭하면 그들은 싸움을 멈추고 연합하여 공동 대응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정지하여 움직이지 말고 그들을 서로 잔혹하게 싸우게 해서 그들의 힘이 모두 소진되어 와해되기를 기다렸다가 공격하면 쉽게 승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조직 내에서 누군가와 일전을 벌이려고 마음먹었다면 누군가 나를 격안관화의 눈으로 쳐다보고 있을 것인가를 떠올려 보아야 한다. 혹시 내 앞에 놓인 모든 갈등의 출발이 누군가의 일정한 시나리오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분석해 보아야 한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격안관화의 전략으로 원소의 두 아들을 제거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원소(袁紹)의 두 아들 원상(袁尙)과 원희(袁熙)는 조조 군대에 쫓겨서 요동의 태수 공손강(公孫康)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투항하였다. 조조의 여러 장군들은 이 기회에 요동을 공격하여 두 형제를 잡아야 한다고 공격을 주장하였다. 조조는 웃으면서 요동의 태수가 두 형제의 목을 가져올 것이라고 장담하며 군대를 물리고 요동의 정세를 관망하는 격안관화의 전략을 취하였다. 한편 요동의 태수는 두 형제가 투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하였다. 만약 조조가 군대를 이끌고 요동으로 진격하여 온다면 그들과 공동으로 연합하여 대항하려고 하였지만 조조의 군대가 물러났다는 말을 듣고 조조를 위하여 두 형제의 목을 쳐서 조조의 군대로 보냈다. 조조는 군대를 동원하는 힘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목표를 얻었는데 상대방의 내분을 미리 예상하고 그들이 서로 싸우기를 기다리는 여유를 잃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조조가 무리하게 군대를 동원하여 요동을 공격하였다면 그들은 서로 서로 연합하여 죽기살기로 대항하였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상대보다 힘이 강하더라도 관망해야 할 때가 있다. 공격에 앞서서 그들이 서로 갈등하여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손자병법 화공(火攻)편에 보면 손자는 군대를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격안관화의 뜻과 서로 부합된다. ‘전쟁은 이익을 쟁취하기 위하여 싸우는 것이다 .만약 승리를 해도 이익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익이 없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말고(非利不動), 얻을 것이 없으면 군대를 동원하지 말고(非得不用), 위기가 아니면 싸우지 않아야 한다.(非危不戰)! 군주는 한낱 자신의 분노 때문에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되며, 장군은 자신의 원한 때문에 전투를 벌여서는 안 된다. 우리 조직의 이익에 부합되면 움직일 것이오, 이익에 부합되지 않으면 정지하라.’
 
격안관화의 전술은 단순히 상대방의 분란을 지켜보는 것뿐만이 아니다. 강한 힘을 가지고도 상황을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병사들의 생존을 책임진 장군에게 승리보다 중요한 것이 병사들의 안전이기 때문이다. 적의 내분이 격화되어 유리한 시기가 성숙되면 자리에서 일어나 출격하여 힘 안들이고 승리를 쟁취하는 격안관화의 전략은 지혜로운 자들의 승전(勝戰)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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