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배움/三十六 計

8계 암도진창(暗渡陳倉)

淸山에 2009. 8. 28. 17:14

 

 
 
 

 
 
 


8계 암도진창(暗渡陳倉)
 
- 남몰래 진창을 넘어라! -
 

암도진창의 전술은 정면으로 공격할 것처럼 하다가 적군이 그곳으로 집결하여 대비할 때 아군은 부대를 우회하여 출동시켜 적의 후면의 빈곳을 기습하는 작전이다. 이 전술은 6계(計)성동격서(聲東擊西)와 유사한 점이 있다. 모두 상대방을 미혹시켜 몰래 공격하여 승리한다는 전술이다.
 
병법 36계 중에는 이렇게 유사한 전술이 많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 약간의 차이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성동격서는 단순한 전술적인 의미의 작전으로 개별 전투에서 사용되는 전술이라면, 암도진창은 전략적 의미를 지닌 광범위한 체계다. 이 전술은 한(漢)나라 대장군이었던 한신(韓信)이 만들어낸 전술이다.
 
진나라 말기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 서로 패권을 다툴 때의 일이다. 서쪽 한중(漢中) 땅으로 들어간 유방의 군대는 틈틈이 중원을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때를 기다리며 궁벽한 곳에서 내실을 키워 왔던 것이다. 유방은 동쪽의 항우을 안심시키기 위하여 관중(關中)을 빠져 나올 때 하나밖에 없는 다리인 잔교(棧橋)를 불태우고 한중으로 들어 왔었다. 기원전 206년 이미 강대한 세력으로 형성한 유방은 대장군 한신(韓信)을 파견하여 동쪽 정벌을 지시하였다. 한나라 군대는 중원으로 가기 위해서 관중(關中)을 반드시 거쳐야만 했다. 이때  한나라 장군 한신은 옛날에 불태워 버린 다리를 수리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런데 다리를 수리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관중을 지키던 초나라 장한(章邯)은 다리를 수리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절대로 관중을 금방 넘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하였다. 그리고 모든 병력을 그 다리로 집결시켰다. 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작전에 성공한 것이었다. 적군의 주의가 다리로 집중되어 있는 틈을 타서 한신은 사잇길로 빠져 진창으로 공격하였다. 그야말로 남모르게 고개를 넘어 진창으로 건너가는 양동작전이었던 것이다. 이 작전으로 장한은 죽고 한신의 군대는 관중을 차지하게 되어 중원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결국 한나라의 통일은 한신 장군의 암도진창의 전술에 의해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한나라가 만약에 다리를 수리하여 그 곳을 건너 정면 공격을 하였다면 초나라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방의 주의를 원하는 곳으로 돌려놓고 우회하여 적의 후방을 공격하였기 때문에 쉽게 승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군대는 정면 공격과 기습공격이 있다고 손자병법에서도 간파하고 있다. 상대방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작전을 정(正)이라 하고 상대방의 허를 쳐서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기(奇)라고 한다. 정(正)과 기(奇)는 서로 보완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정면 공격하는 것처럼 하다가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기정(奇正)의 전술이다.
 
목표는 확실하다 .다만 목표에 접근하는 방법론은 다양하다. 상대방과 대치된 상태에서 상대방의 주의를 딴 곳으로 돌려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술만 가지고는 상대방이 속지 않는다. 한신은 불타버린 다리를 수리하라고 1만 명이라는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복구작업을 하였다. 진창을 우회하여 공격한 인원이 2만 명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을 속이는 연출을 위해서 엄청난 인원을 동원한 것이었다. 정말 세기의 눈속임이었던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같은 완벽한 연출이었다. 대규모 병력이 와서 다리를 수리하는데 안 믿을 재간이 없는 것이다.
 
정말 상대방을 속이려면 어설프게 속이면 안 된다. 속이려면 확실히 속여야 한다. 그것은 오직 나와 내 동료들의 생존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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