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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유전 정보 세계최초 해독 [오늘의 세상]

淸山에 2013. 9. 18. 04:48

 

 

 

 

 

 

 

[오늘의 세상]

호랑이 유전 정보 세계최초 해독
 이영완 기자

입력 : 2013.09.18 03:00

 

 

 

국내 연구진, 9개국과 함께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와 염기서열 98.3% 일치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호랑이의 유전 정보를 완전히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멸종 위기에 처한 대형 고양잇과 동물의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게놈 분석 업체인 테라젠이텍스는 "한국과 미국, 중국 등 10개국 공동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호랑이의 DNA를 구성하는 28억쌍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한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고 17일 밝혔다. 게놈(genome)은 DNA 유전 정보 전체를 말한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7일자 인터넷판에 실렸다. 제1저자는 게놈연구재단의 조윤성 연구원, 대표 저자는 테라젠이텍스의 박종화 박사다.


세계 최초로 유전정보가 완전히 해독된 한국 호랑이 태극.

▲ 세계 최초로 유전정보가 완전히 해독된 한국 호랑이 태극.

 

 

2003년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수컷으로 몸길이 214㎝, 몸무게 180㎏이다. 한국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태극의 DNA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해 108만년 전 고양이와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진화하면서 특히 후각과 단백질 소화력, 근육 수축력 등 사냥과 육식(肉食)을 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들이 발달했음을 밝혀냈다. /에버랜드 제공야생 호랑이는 전 세계에 4000마리가 채 남지 않은 대표적인 멸종 위기 동물이다. 9개 아종(亞種·종의 아래 단계)이 있는데, 현재 아무르 또는 시베리아 호랑이로도 불리는 한국 호랑이를 포함한 5개 아종만 남아 있다. 연구진은 2003년 삼성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한국 호랑이 수컷 '태극'에서 혈액을 채취해 염기서열을 해독했다.

 

호랑이는 이미 게놈 분석이 끝난 집 고양이와 염기서열이 98.3% 같았다. 두 동물은 108만년 전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호랑이에서 찾아낸 2만226개 유전자를 사람과 개, 쥐 등 다른 동물의 기존 게놈 분석 결과와도 비교했다. 그 결과 호랑이에만 나타나는 1376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이들은 냄새와 단백질 소화, 또는 근육수축 관련 유전자들로 호랑이가 육식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박종화 박사는 "연구 성과를 통해 멸종 위기 대형 고양잇과 동물의 보존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며 "차세대 게놈 분석 기술도 확보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놈(genome)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 자손에 전달되는 DNA 유전 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게놈 해독은 DNA를 구성하는 아데닌(A)·구아닌(G)·시토신(C)·티민(T) 등 네 가지 염기가 배열된 순서를 밝히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 호랑이 게놈 분석 최초 성공
 박근태 기자
입력 : 2013.09.18 00:01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제공

 ▲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제공

 

 


한국 과학자가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진이 호랑이의 유전 정보를 완전히 해독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국내 유전체 분석 기업인 테라젠이텍스는 17일 한국과 미국, 중국 등 10개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호랑이의 DNA를 구성하는 28억쌍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한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멸종 위기에 처한 대형 고양이고 동물의 보호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 국제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 17일자 인터넷판에 소개됐다.

 

야생 호랑이는 전 세계에 4000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 동물이다. 현재는 호랑이의 9개 아종(亞種) 가운데 아무르 호랑이(시베리아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 호랑이를 포함해 6개종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선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2003년 삼성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한국 호랑이 수컷 ‘태극’에서 혈액을 채취해 염기서열을 해독했다. 그 결과 이미 게놈 분석이 끝난 고양이와 95.6%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호랑이의 후각과 단백질 소화, 또는 근육수축 관련 유전자들이 육식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랑이 복원은 그간 국내외에서 수차례 시도됐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호랑이는 여러 수컷 중 우수한 유전자를 고르는 습성이 있어 자연 교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연구팀을 이끈 박종화 박사는 “연구 성과를 통해 멸종 위기 대형 고양잇과 동물의 보존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호랑이, 세계 타이거 족보 표준 된다
[중앙일보] 입력 2013.09.18 00:01 / 수정 2013.09.18 00:01
지놈지도 첫 완성 … '큰고양이'과 동물 유전정보 기준으로
 
 


한국호랑이가 전 세계 호랑이들의 ‘족보’를 따지는 표준 호랑이가 될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이 중심이 된 국제컨소시엄이 한국호랑이로 호랑이 지놈(유전체)지도를 해독해 냈기 때문이다. 그간 인간(2001년)을 시작으로 침팬지·쥐(이상 2002년), 닭(2004년), 고양이(2007년), 돼지(2012년) 등의 지놈 정보가 공개됐지만, 호랑이 같은 ‘큰 고양이’과(科) 동물의 지놈지도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박종화 테라젠바이오연구소장(게놈연구재단 개인유전체연구소장 겸임) 등 연구진은 ‘아무르(시베리아·한국)호랑이’에게서 채취한 혈액 DNA를 분석해 염기서열을 밝혀냈다고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네이처 자매지) 17일자를 통해 공개했다.

 

박종화 소장 등 국내 연구진 주도

 

 

 


 지놈(genome)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한 생물이 가지는 유전정보 전체를 가리킨다. 지놈지도는 이 같은 유전체를 구성하는 유기화합물인 염기의 배열 순서를 하나하나 밝힌 일종의 ‘생명체 설계도’다. 지놈지도가 있으면 해당 종(種)의 유전적 특성을 낱낱이 알 수 있어, 특정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미리 가늠하거나 병에 걸렸을 때 맞춤 치료가 가능해진다.

 

 연구진은 지놈지도 제작을 위해 2010년 에버랜드에서 한국호랑이 ‘태극’의 피를 채취했다. ‘태극’은 2003년 4월 한국호랑이 부부 ‘호영’ ‘하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몸길이 214㎝에 몸무게 220㎏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수컷이다.

열 살짜리 ‘태극’이 피 뽑아 분석

 

 연구진은 이 혈액 속의 DNA를 추출·증폭해 총 24억4000만 쌍의 염기 순서를 밝혀냈다. 호랑이의 염기서열은 고양이와 95.6% 비슷했다. 사람과 고릴라의 염기서열 유사도(94.8%)보다 높은 치수다. 연구진은 또 호랑이의 염기쌍 가운데 2만226개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를 사람·개·고양이·쥐·판다·주머니쥐의 지놈지도와 대조해 호랑이가 1만4954개의 이종상동성 유전자 그룹(공통 조상에게 물려받아 다른 종과 함께 공유하는 유전자 그룹)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중 1만4425개 유전자 그룹은 7개 종이 모두 갖고 있었고, 103개 그룹은 호랑이와 고양이만 갖고 있었다.

 

 호랑이는 사자·재규어·표범과 함께 고양잇과(科) 표범 속(屬)에 속한다. 정식 학술 명칭은 아니지만 흔히 ‘큰 고양이(big cat)’과로 불리는 동물들이다. 연구진은 호랑이 지놈지도를 완성한 뒤 이를 표준 지놈(reference genome)으로, 벵갈 백호(白虎), 아프리카 사자, 아프리카 백사자, 눈표범의 지놈 정보까지 한꺼번에 분석해 냈다.

 

 연구를 주도한 박 소장은 2008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장으로 재직하며 가천의과학대 연구팀과 함께 한국인의 지놈지도를 처음 완성·공개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보다 이번 연구 성과가 더 크다고 자평했다. 그는 “한국인 지놈지도는 미국에서 공개한 백인 지놈지도를 표준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을 재분석(resequencing)해 비교적 쉽게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호랑이는 표준 지놈 없이 모든 것을 독자 분석해 냈다”고 설명했다.

 

사자를 표준 만들려던 서양팀 눌러

 

 그는 또 “사자의 지놈지도를 먼저 해독해 ‘큰 고양이’과의 표준 지놈으로 삼으려던 서양 연구자들과 경쟁해 한국의 상징인 한국호랑이로 표준을 선점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호랑이는 원래 9개 아종(亞種)이 있었지만 4개 아종이 멸종하고 현재 5개 종 3000여 마리만 야생 상태로 살고 있다. 한국호랑이는 이 중 덩치가 가장 크고 유일하게 눈 덮인 곳에서 산다.

 현재 에버랜드에는 총 30마리의 호랑이가 있는데 이중 ‘태극’을 포함해 7마리가 한국호랑이다. 이곳 문인주(31) 사육사는 “한국호랑이의 지놈지도가 밝혀져 앞으로 근친교배를 피하고 가장 이상적인 짝을 찾아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아무르(Amur)호랑이=러시아 극동지역 호랑이. 시베리아 호랑이와 혼용된다. 한국호랑이는 시베리아 호랑이와 다른아종으로 여겨져 왔으나, 지난해 서울대 이항 교수팀이 외국에 있던 표본을 분석해 같은 핏줄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