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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개화 시기 조절 유전자 세계 첫 발견

淸山에 2013. 9. 13. 04:16

 

 

 

 

 

식물 개화 시기 조절 유전자 세계 첫 발견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ㆍ안지훈 고려대 교수팀

지역 특산품의 상징이던 ‘대구 사과’는 옛말이 됐다. 사과 재배지는 강원 지역으로 북상했고 제주 특산품 한라봉도 전남과 충북 등지에서 생산된다. 기후변화로 꽃피는 시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화 시기를 조절하는 이 유전자를 찾아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안지훈 고려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대기 온도 변화를 감지해 개화 시기를 늦추는 식물의 단백질 기능을 규명했으며 이 연구 결과가 13일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게재된다고 12일 밝혔다.

 

사이언스는 이례적으로 안 교수팀 논문을 게재하기로 결정한 지 1주일 만에 온라인판에 싣기로 했다. 그만큼 연구 결과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생물학적으로 완화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4~5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식물의 FLM 단백질이 대기 온도를 감지하는 SVP 단백질과 복합체를 이뤄 개화를 늦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많이 활용되는 두해살이풀 애기장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두 가지 단백질 결합이 제대로 되지 않는 돌연변이는 온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개화 시기에 변화가 없었다.

 

안 교수는 “두 단백질의 복합체 양에 따라 개화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면서 “쉽게 말하면 계절과 무관하게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이나 화훼 등의 생산성 저하를 막을 수 있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생태계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안 교수는 “개화 시기가 변하면 곤충들의 활동 시기와 틀어지게 되고 결국 수정이 안돼서 멸종으로 갈 수 있다”면서 “안정적인 생태계로 복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앞으로 5~6년이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