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흘러간 사진

독일군 저격수에게 죽은 어린 미군

淸山에 2013. 9. 4. 18:51

 

 

 

 

 

 

[로버트 카파 사진전 지상 갤러리]

독일군 저격수에게 죽은 어린 미군
조대연 | 로버트 카파 100주년 한국사진전 총감독

 

 

 

독일군 저격수에게 죽은 어린 미군, 독일 라이프치히, 1945년 4월

 

 

 패색이 짙은 나치의 병사들을 쫓아 독일로 들어온 미군은 라이프치히에서 최후의 전투를 벌였다.

카파는 전투 장면이 가장 잘 보일 만한 아파트 맨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카파는 미군의 어린 병사와 맞닥뜨린다.

 

어린 병사는 전쟁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한껏 들떠 있었다.

 

카파가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창문에 기관총을 배치하던 어린 병사는 독일군 저격병이 쏜 총탄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진다.

카파는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으로 이날을 기억한다.

 

 눈앞에서, 바로 옆자리에서,

조금 전까지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충격적인 사건.

차마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황망하고 비극적인 상황이지만, 승리의 환호와 함께

 그 이름 없는 병사의 죽음은 묻혀버릴 것이다.

 

승리의 순간은 달콤하고 역사에 영원히 기억된다.

 

하지만 그 승리에는 항상 이름 없는 사람들의 희생이 같이한다는 사실을 카파는 말하고 있다.

 

“이 사진이 미국에 도착할 즈음이면 (전쟁은 끝이 나고) 아무도 죽음의 사진을 찾지 않을 것”

이라고 카파는 생각했다.

 

승리의 순간만을 기억하는 역사는 냉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