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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전설의 명기를 찾아서 - 오메가 문워치 - 최초로 달에 착륙한 클래식 명품

淸山에 2013. 8. 17. 18:43

 

 

 

 

[시계, 전설의 명기를 찾아서]

오메가 문워치 - 최초로 달에 착륙한 클래식 명품

 

 

 

우리는 앞으로 10년 내에 사람을 달에 착륙시키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오게 하는 목표를 달성할 것입니다.”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취임 후 1961년 5월 의회 연단에 올라 한 연설의 일부다. 당시로서는 허무맹랑한 공약처럼 보였을 이 발언은 결국 10년이 되기 전인 1969년 7월 20일 기적처럼 실현되는데,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안겨준 이 역사적인 우주탐사 영웅들의 손목에는 한 점의 시계가 묵묵히 제 기능을 하고 있었으니, 다름 아닌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Speedmaster)다.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Buzz Aldrin)과 함께 달에 다녀온 최초의 시계라는 뜻에서 일명 ‘문워치’(Moon watch)라고도 불려온 스피드마스터.(당시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은 스피드마스터를 선상에선 차고 있었지만 실제 달 표면 탐사 시엔 시계를 잠시 풀어놓았다고 한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신제품.


스피드마스터는 시계 마니아 및 오메가 컬렉터들 사이에서 40여년 넘게 가히 컬트적인 사랑을 받아왔고, 오메가 하면 대중적으로 가장 먼저 연상되는 아이코닉한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문워치는 현대에도 오리지널과 거의 동일한 형태로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물론 오리지널 모델에 탑재된 당시 르마니아사의 기계식 수동 크로노그라프 칼리버 321이 현재는 오메가 칼리버 1861로 개선되는 등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원형 그대로의 가치나 미적인 완성도, 상징적인 매력은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이러한 면면 덕분에 오메가 문워치가 기계식 크로노그래프 시계 계보를 논할 때 결코 빠트릴 수 없는 클래식 중의 클래식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11가지 극한 테스트 통과


1957년 처음 출시된 스피드마스터는 어떠한 경위로 미 나사(NASA)의 조종사들에게 간택을 받을 수 있었을까? 나사의 직원들은 오메가 외에도 브라이틀링, 론진, 호이어, 세이코 등 여러 브랜드의 대표 크로노그래프 시계들을 구입해 가장 극한의 상황에서도 견뎌낼 만한 가장 튼튼한 시계를 고르기 위해 자체 비공식 테스트를 가졌다. 기압, 산소, 온도, 습도, 가속, 충격, 자기장 등 총 11가지 분야를 테스트했다. 이 중 최종 테스트까지 무사히 통과한 단 하나의 시계가 스피드마스터였다고 한다. 우주비행사들에겐 생명과도 직결된 촌각을 다투는 탐사일정이기에 기본 시간 표시는 물론 스톱워치 기능을 통해 시간의 기록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하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의 시계는 작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는 여기에 정확성과 내구성, 시인성, 조작의 편리까지 더해져 당시 조종사들이 인정한 유일한 시계였던 셈이다.

 

지난주에 소개한 롤렉스의 서브마리너가 바다를 누비는 시계라면,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문워치’는 우주를 개척한 시계이다. 우리 인간에게 모험심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 안의 모험정신을 자극하고 실제 역사적인 선두에 함께 한 시계들은 많지 않다. 오메가의 문워치는 그러한 점에서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계이다. 문워치 하나만으로도 해외에선 이미 수많은 관련 전문서적들이 출간된 것만 봐도 그렇다.

 

국내에서 오메가는 70년대부터 예물시계로도 많이 선호되어 롤렉스와 더불어 시계 제조사로는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업체라고 할 수 있다. 오메가의 수많은 컬렉션 중에서도 스피드마스터 ‘문워치’는 오메가의 시계 제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계이자, 또한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남을 명작임에 틀림없다.

 

 

장세훈 <시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