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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숯불 구이때 호일 깔고 구워 먹으면

淸山에 2012. 11. 12. 12:08

 

 

 

 

 

삼겹살 숯불 구이때 호일 깔고 구워 먹으면
[중앙일보]

 

 


숯불구이 벤조피렌 양, 비계·살코기 경계부위 〉비계 〉살코기 순
[커버스토리] 생활 속 발암물질


“인류는 수정되는 순간부터 삶을 마감할 때까지 위험한 화학물질과 접촉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은 그의 저서 『침묵의 봄』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를 둘러싼 화학물질은 자그마치 13만여 종이다. 그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게 109종, 발암 위험성이 있는 물질로 규정한 것(2급)은 336종이다. 1급 발암 물질은 니켈·크롬·콜타르 등 대부분 산업현장과 관련된 것이 많지만 벤조피렌·카드뮴·수은·벤젠·담배·석면 등 생활과 밀접한 물질도 많다. 발암 물질은 미량일 땐 몸에서 스스로 해독하지만 다량 들어오면 배출이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엔 어떤 발암물질이 있을까. 독성학·식품학자 등 각계 전문가들에게 생활 속 발암물질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 정리했다.

 

삼겹살은 살점에 비계가 붙어 있는 경계 부위가 탈 때 벤조피렌이 가장 많이 생긴다. 특히 숯불에 구우면 숯의 그을음이 고기에 달라 붙어 벤조피렌이 더 많아진다. 은박지 등을 깔고 타지 않게 해서 먹는다. 김수정 기자

 

벤조피렌, 탄 고기 어느 부위에 가장 많나

벤조피렌은 지방·단백질·탄수화물 등 탄소 성분이 있는 물질이 고온(180도 이상)에서 불완전 연소될 때 생긴다. 여러 실험 결과 삼겹살에는 살코기에 비계가 붙은 경계부위가 탔을 때 벤조피렌이 가장 많았다. 지방을 중심으로 단백질·탄수화물이 같이 어울려 있는 부분에서 벤조피렌이 가장 많이 검출된 것. 다음으로 탄 비계부위, 탄 살코기 순으로 벤조피렌이 많다.

 

연기 또는 김치·마늘 구운 것에도 있나

그렇다. 고기를 구울 때 생기는 연기만 모아 측정해 봤더니 벤조피렌이 다량 들어 있었다. 흔히 삼겹살을 구울 때 김치·양파·마늘을 같이 얹어 구워 먹는데, 이들이 탄 부분에도 벤조피렌이 있다. 이들 채소에도 탄소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기가 탄 부분 보다는 훨씬 적게 검출된다.

 

삼겹살과 소고기 중 어디에 더 많나

고기의 종류보다 탄 정도에 따라 벤조피렌 양이 달라진다. 하지만 삼겹살에 지방이 많아 더 타기 쉽고, 벤조피렌도 더 많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생선구이·치킨 등에도 벤조피렌이 생긴다.

고기의 종류보다 불판이 더 중요하다. 고기가 단 시간 높은 온도에 노출됐을 때 벤조피렌이 많이 생성된다. 숯불은 불판보다 온도가 훨씬 높다. 또 불과 바로 닿기 때문에 벤조피렌이 많이 생길 수 있다. 호일 등을 깔고 구워 먹는 게 좋다. 또 숯불은 탄소 덩어리다. 숯불이 타면서 나오는 그을음이 고기에 잘 달라 붙는데 이 그을음에도 벤조피렌이 있다.

 

튀김류에도 발암 물질이 있나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물질이다.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단백질은 적은 식재료(감자·곡류 등)를 160도 이상에서 조리할 때 다량 생성된다. 감자튀김의 맛깔스러운 노란 빛깔은 아크릴아마이드가 생성됐다는 표시다. 최근 식품업계에선 감자칩을 저온에서 튀겨 아크릴아마이드를 없애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감자칩은 색깔이 희다.

 

담배는 발암 물질의 총 집합이라 들었다

흡연과 간접흡연 모두 1급 발암 요인으로 분류됐다. 담배 속에는 60여 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특히 담배를 직접 빨아들일 때보다 담배 끝이 타는 연기에서 더 많은 발암물질이 나온다. 담배 피우는 사람 주변에 있다간 벤조피렌을 과다 흡입할 수 있다.

술도 1급 발암물질이다. 술에 든 아세트알데히드가 세포 변형을 일으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들 발암물질엔 섭취, 또는 흡입 허용 기준이 없다. 사람마다 반응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같은 술·담배를 해도 세포 변형이 천천히 일어나고, 어떤 사람은 세포가 급속히 변형돼 암으로 진전된다. 암 가족력이 있다면 술·담배는 반드시 피하는 게 좋다.

 

 

 집에서는 어떤 발암물질을 주의해야 하나?

석면은 잘 알려진 발암물질이다. 단열기능이 우수해 건축자재·섬유제품·자동차부품 등에 많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체내 유입 후 제거되지 않고 폐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건축물 등에 사용이 금지됐다. 하지만 이전에 지은 집에서는 아직도 많은 석면이 검출되고 있다. 주로 건축물을 허물 때 노출되기 쉽다.

 

단열재·접착제·장롱·싱크대 등에는 포름알데히드가 쓰일 수 있다. 흔히 입는 링클프리(구김 방지) 옷감에도 포함되는 물질이다. 카드뮴도 주의한다. 페인트나 도금한 금속 등에 다양하게 들어 있다. 카드뮴은 체내 배출이 어려운 편이다. 그 밖에 탈취제·합성세제·방향제 등에도 발암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있으므로 피부나 호흡기 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도움말

이병무 성균관대 약대 교수(한국독성학회장)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

신한승 동국대 식품공학과 교수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신범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