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 기술 부재는 에너지 종속"
원자력 전문가들은 "우라늄 농축은 이론적으로는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우라늄의 질량수가 다른 점을 이용한 원심분리법, 기체확산법(열확산법)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포스텍 김무환 교수(기계공학과)는 "이를 공학적으로 설비화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며 "우라늄 농축 기술이 없는 것은 에너지 기술 및 공정에 대한 종속을 의미한다"고 했다. 기체확산법은 연간 농축우라늄 1만7000t을 생산하려면 100만㎾발전소 6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원심분리법은 기체확산법에 비해 소요 전력이 7분의 1 정도 필요하지만, 원심분리기 1대당 처리량이 적고 저농축우라늄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원자력 선진국들은 레이저법 등 농축 신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서둘러 농축 기술과 공정 역량을 확보하지 않으면 앞으로 경쟁력 있는 우라늄 농축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50년 뒤 내다봐야"
우리나라가 연간 수입하는 우라늄 정광은 3000억원이며, 이를 해외 업체에 위탁 농축하는 데 약 60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원자력 전문가는 "위탁 농축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나, 농축시설을 짓고 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데 더 많은 돈이 들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위탁 방식이 더 경제적"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한다.
하지만 경희대 박광헌 교수(원자력공학과)는 "원자력 기술은 5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며 "당장 위탁 농축이 경제적이라고 해도 장기적인 자원 안보 차원에선 농축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원전을 수입하려는 나라들은 발전 기술과 함께 농축우라늄의 안정적인 공급도 중요하게 여긴다"며 "우리가 농축 역량이 없을 경우 프랑스 등 원전 수출 경쟁국에서 이를 트집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경제 톱10 대한민국, 국가현안 족쇄 풀자] 美와 원자력 협상 '출구없는 딜레마' 이용수 기자
[경제 톱10 대한민국, 국가현안 족쇄 풀자] 유일한 희망 파이로프로세싱(플루토늄 추출 어려운 폐연료봉 재활용 기술)… 성공확률 낮고 美도 반대 안용현 기자
우라늄 구입→위탁 농축→국내 반입→핵연료봉 제작 조백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