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애송詩 모음

보리밭 - 김대은

淸山에 2012. 7. 24. 05:04

 

 

 

 


보리밥 詩/청봉 김대은 아주 먼 옛날 할아버지 계셨을 때, 우리 집 누렁이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뭔 그리 죄를 지어 고삐에 묶인 삶이었던지, 추울세라 마구간에 보리짚이 이불이었었지. 산등성이를 돌아가는 보리짚단 바지게 위에 보리짚단이 누렇다. 촌부가 메고 나른 빈곤의 겉보리 햇살에 녹아 든 보리, 보리밥 실컷 두들겨 맞고도 멀쩡한 맷집 보리쌀은 그렇게 강했다. 보릿고개, 높은 고개, 죽도록 배고픈 고개 도리깨질에 힘이 없다. 보리 땍기는 절구통 소리, 한 끼 밥 챙기는 아낙, 저녁을 기다렸다. 섣달 그믐날 밤 살강에 보리밥 추억, 딸가락 딸가락 누군가 도둑질을 하고 있었어. 생쥐가 갉아먹은 나의 노트엔 지겹도록 먹었던 보리밥이 쉬어있어. 그 옛날 땡깡쟁이 아이는 어디 가고 옛추억 찾아 보리밥 찾는 늙은 몰골, 석양 따라 발길 가는 곳 어디메뇨.

 

 

 

 

 

 


보리밥 詩/청봉 김대은 아주 먼 옛날 할아버지 계셨을 때, 우리 집 누렁이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뭔 그리 죄를 지어 고삐에 묶인 삶이었던지, 추울세라 마구간에 보리짚이 이불이었었지. 산등성이를 돌아가는 보리짚단 바지게 위에 보리짚단이 누렇다. 촌부가 메고 나른 빈곤의 겉보리 햇살에 녹아 든 보리, 보리밥 실컷 두들겨 맞고도 멀쩡한 맷집 보리쌀은 그렇게 강했다. 보릿고개, 높은 고개, 죽도록 배고픈 고개 도리깨질에 힘이 없다. 보리 땍기는 절구통 소리, 한 끼 밥 챙기는 아낙, 저녁을 기다렸다. 섣달 그믐날 밤 살강에 보리밥 추억, 딸가락 딸가락 누군가 도둑질을 하고 있었어. 생쥐가 갉아먹은 나의 노트엔 지겹도록 먹었던 보리밥이 쉬어있어. 그 옛날 땡깡쟁이 아이는 어디 가고 옛추억 찾아 보리밥 찾는 늙은 몰골, 석양 따라 발길 가는 곳 어디메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