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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를 '선택'한 지도자

淸山에 2012. 6. 8. 18:23

 

 

 

 

 

시장경제를 '선택'한 지도자
시장의 효율성을 적극 활용하는 정치필요
최승노

 

 

 

누가 성공한 지도자인가
 
세계에는 가난한 나라들이 아직 많다. 아니 부유한 나라보다는 국민의 대다수가 절대적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라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난과 빈곤 속에서 사람들은 물·의약품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위협받는 나라도 있다. 경제력이 뒤처진 나라에서 살아가는 국민의 삶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 나라의 지도자들은 왜 국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 하지 않을까? 그런 나라의 정치지도자에게는 국민을 위하는 선량한 마음이 없는 것일까? 물론 세계의 최빈국 지도자들을 보면 정말 사악하다는 말이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쌀밥에 고깃국 타령을 하는 북한도 그렇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치 지도자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을 위한다. 문제는 그들에게 선량한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며, 국민을 아끼는 마음이 없어서도 아니다. 심지어 독재자들까지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국민을 아끼고 헌신하고자 했던 지도자가 역사에는 많았다. 과거 위대한 왕들이 그랬고, 근대의 독재자 가운데에도 있었다.
 
사실 국민을 위한다는 말의 진정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인지도 모른다. 역사 속에는 청빈하고 나라를 위하겠다는 의지로 초지일관한 정치 지도자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나라 국민들의 삶이 꼭 나아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 장기적인 침체를 가져온 사례가 많다. 중국의 마오쩌둥, 인도의 간디, 베트남의 호찌민도 그런 예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도 청빈한 지도자가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지도자와 달리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끄는 성공의 역사를 일궜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 어떤 차이에서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발생할까?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지도자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박정희시대 경제성장은 시장경제의 틀을 확대했기 때문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를 잘해서 또 계획경제를 잘해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다른 나라의 지도자보다 더 독재자이거나 계획경제를 더 잘한 것이 아니다. 식민지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은 대부분 독재와 계획경제의 길을 걸었다. 계획경제는 소련의 성장모델로 강력한 중앙통제국가들이 선호했다. 중국에서도 좇았고, 북한은 아직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강력하게 통치하거나 계획경제를 철저히 실행해야 성장에 유리할까? 아니다. 대부분의 독재국가와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를 실행한 나라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상 거의 모두가 실패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한민국은 예외적으로 독재의 시기에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박정희 대통령이 성공한 지도자가 된 이유는 시장경제의 틀을 획기적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결정하던 것을 시장이 결정하도록 맡기고, 더 많은 경쟁이 이뤄지도록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줄였기 때문이다. 기업에 경쟁할 자유를 주고, 뛰어난 성과를 이룬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세계를 무대로 더 많은 수출을 한 기업에 더 투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은 수출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정부가 산업정책을 주도해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기업보다 투자판단을 더 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기업이 가장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실제로 박정희 정부가 주도했던 대규모 중화학공업투자도 투자의 비효율성이 높아 구조조정의 아픈 시기를 불러왔고,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해 경기순환의 침체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 실패 사례도 있었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경제적 자유를 실질적으로 개선했고, 자유무역의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경제제도와 환경을 조성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누구나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라는 점을 박정희 대통령은 잘 보여줬다.
 
시장경제를 선택한 지도자가 성공의 길을 걷는다. 진정한 리더십은 올바른 방향으로 국가를 이끄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성공했다.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데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공이 컸다.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기틀을 세웠으며 박정희 대통령은 시장경제를 일으켜 세워 국가경제를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두 사람의 지도자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대통령과 산업화를 달성한 박정희 대통령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이끈 위대한 지도자들이다.
 


* 이 글은 국방일보에 게재한 글입니다.

 

 

[최승노]
現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이사, 미래한국 편집위원, 참개인가치연대 운영위원
○ 약력: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고려대 경제학 박사,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미국CEI 객원연구원
○ 좌우명: 사상이 세상을 바꾼다.
○ 가치관: 낙관적 자유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