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자란 모포기 위로 뜸부기가 날고 있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동요 <오빠생각>에 등장하는 뜸부기가 경기도 파주 문산 들판에 찾아왔다.
넓은 들판에 모내기가 끝난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논두렁 위에서 몸을 끄덕이며 ‘뜸뜸’ 하고 소리를 낸다. 5월 말에 찾아온 뜸부기는 모가 자기보다 크게 자라면 모포기를 반쯤 구부려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한다.
30여년 전만 해도 농촌의 대표적인 여름 철새로서 이맘 때면 들판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긴 발가락을 내디디며 뜸부기가 걷고 있다.
뜸부기가 모포기 사이로 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다.
그러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2005년 천연기념물 제446호로 지정되었다. 요즘은 파주, 김포, 천수만 등과 같은 일부 지역에서만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월동을 하고 여름이면 우리나라와 중국 등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뜸부기는 주로 곤충류와 개구리, 미꾸라지 등을 잡아먹지만 풀꽃과 풀씨를 훑어먹기도 한다. 들녘에 병충해 방지용 살충제와 제초제가 살포되면서 이와 같은 먹이류가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뜸부기와 같이 흔하던 새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재흥<생태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