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Classic 기악

Tchaikovsky Symphony No.4, No.5, No.6

淸山에 2012. 5. 12. 07:06

 

 

 

 

Tchaikovsky Symphony No.4, No.5, No.6

 

 

Tchaikovsky Symphony No.4, No.5, No.6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5번, 6번(비창)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Symphony No.4 in F minor, Op.36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Symphony No.6 in B minor, Op.74


Evgeny Mravinsky cond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Evgeny Mravinsky cond /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후기 4번(1878), 5번(1888), 6번(1893) 교향곡은 러시아 음악사는 물론이고 교향곡 역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들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세 교향곡을 작곡함으로써 어느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새로운 경지의 감성과 진폭이 큰 음악적 표현력을 펼쳐 보였습니다. 이 세 교향곡을 들으면서 우리는 고뇌하고 방황하는 인간의 비극적 실존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독과 우수의 작곡가답게 차이코프스키의 후기 교향곡은 두드러진 비극적 감상으로 일관되어 있습니다. 6번 비창 교향곡에서 음울한 정서는 극에 달하며, 4번 교향곡은 러시아 정조가 유달리 짙습니다. 5번 교향곡은 4번에 비해 좀 더 다듬어진 균형미가 돋보이며 6번 교향곡의 음울한 정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곡에 걸쳐 독특한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베토벤이나 브람스 같은 작곡가들이 슬픔을 그릴 때 그것에 대한 극복과 관조에 주력했다면, 차이코프스키는 오로지 통곡만 하는 느낌이 강렬합니다. 이처럼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만큼 인간의 슬픔을 처절하게 울면서 그린 작품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Tchaikovsky Symphony NO.6 ‘Pathétique’

Chung Myung-Whun cond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2011-05-16

Symphony No.4 in F minor, Op.36


차이코프스키는 4번 교향곡을 작곡하는 동안 그의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저는 이 곡을 당신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 속에 당신의 가장 절친한 생각과 느낌이 반영된 것을 반드시 찾아내리라 믿습니다"라고 적고는 이 곡을 ‘우리들의 교향곡’이라고 지칭했습니다.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 쓴 차이코프스키의 4번 교향곡 각 악장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어봅니다.

                                                                             폰 메크 부인

 

1악장 "우리들의 교향곡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주는 이 교향곡 전체의 핵심과 정수입니다. 이것은 '운명'입니다. 즉, 행복에의 추구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막는 (...) 숙명적인 힘입니다. 머리 위에 언제나 달려 있는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흔들려 영혼에 끊임없이 독을 부어넣는 힘입니다. 이 힘은 압도적이며 패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에 복종하여 잠잠히 불운을 슬퍼할 길밖에 없습니다(제1주제). 절망은 깊어집니다. 도피하여 꿈속에 잠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제2주제). 달콤하고 부드러운 꿈이 나를 포옹합니다. 밝은 세계가 나를 부릅니다. 영혼은 꿈속에 젖어 우수와 불쾌함을 잊습니다. 이것이 행복입니다. 그러나 꿈일 뿐입니다. 운명은 우리들을 참혹하게 일깨워 일으킵니다. 우리들의 생활은 괴로운 현실과 행복한 꿈과의 교착에 지나지 않습니다. 완전한 도피처는 없습니다. 인생의 물결은 우리들을 삼켜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2악장 "2악장은 비애의 다른 일면을 보입니다. 여기에 나타난 것은 일에 지쳐 쓰러진 자가 밤중에 홀로 앉았을 때 그를 싸고도는 우울한 감정입니다. 읽으려고 든 책은 그의 손에서 떨어지고 많은 추억이 샘솟습니다. 이렇게도 많은 여러 가지들이 모두 지나가버렸고 사라져버렸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것이겠습니까. 그래도 지난날을 생각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우리들은 과거를 슬퍼하며 그리워합니다만 그러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용기와 의지는 없습니다. 우리들은 생활에 지쳐버렸습니다."

 


3악장 "3악장은 이렇다 할 뚜렷한 정서나 확정적인 표출도 없습니다. 여기에 있는 것은 들뜬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들이 술을 마시고 얼큰히 취했을 때에 우리들의 뇌리에 스며들어 오는 어렴풋한 모양입니다. 그 기분은 명량하거나 혹은 비탄에 빠지기도 하여 빙빙 돌아갑니다. 별달리 생각하는 것도 없이 공상을 제멋대로 달리게 하면 놀라운 선의 교착에 의한 화면이 즐겨집니다. 갑자기 이 공상 속에 취한 농부와 흙냄새 풍기는 노래의 화면이 뛰어 들어옵니다. 먼 데서 군악대가 주악하여 지나가는 울림이 들립니다. 이것은 모두 잠자는 사람의 머릿속에서 헝클어진 그림인 것입니다. 현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분간할 수 없는 혼란입니다."

 


4악장 "4악장. 당신이 자기 자신 속에 환희를 찾지 못한다면 주위를 살펴보는 곳이 좋습니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즐거워하고 환락에 몸을 던지는가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민중의 축제일의 묘사.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우리들이 자기가 잊혀지느냐 잊혀지지 않느냐 할 때, 패배하지 않는 운명은 다시 우리들 앞에 나타나서 그 존재를 상기시킵니다.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을 돌아다보지 않고 또한 우리들이 외롭고 슬프다는 것을 보기위해서 발을 멈추려 하지도 않습니다. 얼마나 그들은 유쾌하며 즐거운 것입니까! 그들의 감정은 소박하고 단순한 것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세상은 비애에 빠져 있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행복은, 단순하고 소박한 행복은 아직 존재합니다. 사람들의 행복을 기뻐하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더욱 살 수 있을 것입니다."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러시아색이 유달리 짙은 4번과 비극성의 정점을 이룬 6번 ‘비창’ 사이에 위치한 5번 교향곡은 4번과 마찬가지로 ‘운명’을 다룬 교향곡이지만, 첫째 악장과 마지막 악장에서만 같은 주제가 나오는 4번과 달리 ‘운명’의 주제가 4개 악장에 모두 나타날 정도로 전곡에 통일성을 강하게 부여하려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1888년 8월에 완성되어 11월에 작곡가 자신에 의해 초연되었을 때, 평론가들의 반응은 나빴지만 청중들은 큰 갈채를 보냈다고 합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6개 교향곡 가운데에서 가장 변화가 많고 또한 가장 열정적입니다. 이 곡이 주는 아름다움은 참으로 뛰어나며 어두운 색채가 주는 질감은 부드럽고 그 직조는 탄탄합니다. 슬프면서도 달콤한 멜로디가 선사해주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세련되기 그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