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악장 Adagio-Allegro non troppo
b단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슬픔과 번뇌를 잘 나타낸 악장인데, 곡의 템포에 있어서나 표현에 변화가 많습니다. 처음에 낮은 음의 현악기가 울리는 가운데 파곳이 어두운 음으로 신음하는 소리처럼 나타납니다. 이 서주에 나타나는 주제의 소재는 잠시 후에 빠른 템포의 제1주제로 발전합니다. 아무튼 이 악장에서는 온 갓 비애와 그의 운명에 대한 체념과 죽음에 대한 공포라든가 젊음에 의 정열 등, 우리 앞에 전개되는 모든 사실들을 주의 깊게 그린 악장이라 할 것입니다.
제2악장 Allegro con grazia D장조 5/4박자
세 도막 형식. 이 5/4박자는 러시아 민요의 독특한 박자로서 이것을 사용하였습니다. 불안전하면서도 친밀감이 있는 선율이 현악기의 피지카토를 타고 첼로로 나타납니다. 어딘가 불안한 감이 넘쳐 흐르는데, 이것으로 환상과도 같은 덧없는 인생의 기분을 나타낸 것 같습니다. 처음에 아름다운 노래 조의 제1주제가 첼로에 나타나는데, 이같이 주부와 중간부, 그리고 다시 주부로 진행되는 3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중간부는 b단조인데, 향토적인 색채가 강하게 나타나며 다시 주부를 지나면서 코다로 끝맺게 됩니다. 여기서는 극히 침울한 기분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3악장 Allegro molto vivace G장조 4/4박자
스케르쪼와 행진곡을 합친 두 도막 형식. 현악기가 빠른 템포로 연주하는데, 명랑하고 쾌활하다기보다는 화려하고 침통한 맛이 나는 아주 절망에 대한 투쟁의 진군을 연상케 하는 행진곡에 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차이코프스키가 이탈리아에 여행했을 때 귀담아 들은 타란텔라의 춤곡을 모방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곡은 다시 4박자 리듬의 발랄한 행진곡의 주제로 들어간 후 다시 스케르쪼 풍의 테마가 나타나고 행진곡의 테마와 그 발전으로 생각되는 것이 나타납니다. 그것은 마치 사람의 우매함을 조소하며 운명 앞에 몸부림치는 심정이 드높게 울리는 심벌즈의 소리에 일축 되는 감이 있습니다.
제4악장 Finale, Adagio lamentoso b단조 3/4박자
세 도막 형식. 슬픈 탄식과 절망을 나타낸, 그러나 아담한 악장입니다. 흔히 교향곡의 제4악장은 쾌활하게 끝나게 되지만 여기서는 아주 무거운 기분으로 비창한 감을 느끼게 합니다. 첫머리에 나타나는 단념할래야 단념할 수 없는 한없는 탄식의 제1주제가 현악기로 연주됩니다. 이것이 고조된 후 느린 중간부로 옮겨지며 얼마 후 제2주제가 나타납니다. 코다가 지나면 제2주제가 무한한 적막감이 감도는 마치 ‘비창’의 제목과 잘 부합될 만한 여운을 남기면서 조용히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