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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개 동경이" 천연기념물 된다

淸山에 2012. 4. 5. 04:46

 

 


 
 
 
 
"경주개 동경이"  천연기념물 된다
 
<세계일보>
 
 
문화재청, 지정 예고20120404022590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토종개인 ‘경주개 동경이’(東京狗)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경주개 동경이’는 경주지역에서 널리 사육되었던 개로 삼국사기, 동경잡기 등
옛 문헌에 나온다. 신라고분에서 토우(土偶)로 발굴되는 등 그 역사와 문화 가치가 크다.
경주개 동경이는 단미(短尾·꼬리가 짧음)·무미(無尾·꼬리가 없음)를 특징으로 하는 문헌
기록과 일치하고, 유전자 분석결과 한국 토종개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4일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된
‘경주개 동경이’ 백구(왼쪽)와 호구가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사)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는 2005년에 경주지역에서 사육 중인 동경이 120여마리를 수집해 엑스선 분석과 유전자검사, 표준형태학적 체형조사, 역사적 사료 분석 등을 거쳐
잡종이거나 근친교배로 태어난 70여마리를 도태하는 등의 혈통고정 작업을 통해
현재 3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현재 5대까지 번식이 이루어진 상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경주개 동경이’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중에
각계 의견을 듣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공식 지정할 예정이다.
 
 
 

 


 
 
 
1600년전 신라 토우(土偶·흙으로 만든 인형) 
그 개, 천연기념물 된다

 

 


김기철 기자
이메일kichul@chosun.com
대구=최수호 기자
이메일suho@chosun.com

 

 

 
동국대경주캠퍼스 최석규 교수… 경주 토종 '동경이' 혈통보존, 7년간 작업 끝에 성과
 
삼국사기 등 고서 뒤져 '경주 꼬리 짧은 개' 기록 찾아
경주 토종개 '동경이(東京狗)'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동경'은 고려 시대에 경주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4일 동경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한국 토종개는 '진도의 진도개'(천연기념물 제53호)와 '경산의 삽살개'(천연기념물 제368호)뿐이다. 문화재청은 '경주개 동경이'에 대해 앞으로 30일간 각계 의견을 듣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공식 지정할 예정이다.
 
 세상의 무관심 속에서 멸종 위기에 몰린 동경이가 천연기념물이 되기까지는 최석규(55) 동국대 경주캠퍼스 생태교육원 교수의 노력이 있었다.

 

 경주 황남동에서 출토된 5~6세기(추정) 토기에 있는 개가 멧돼지를 사냥하는 모습(왼쪽)과 실제 동경이 모습. 꼬리가 뭉툭하게 잘린 모습이 똑같다.
뉴시스(오른쪽 사진)
 
2005년 5월 '신라 토우(土偶·흙으로 만든 형상)전'이 열린 경북 경주시 경주박물관. 경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일행과 이곳을 찾은 최석규 교수(당시 서라벌대 애완동물관리과)는 사람·말·소 등 5∼6세기에 조성된 신라 고분군에서 출토된 토우들을 구경하다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그의 앞엔 꼬리가 뭉툭한 개 모양의 토우 수십 개가 놓여 있었다.
 
최 교수는 "대학 애견테마파크에서 학생 실습용으로 키우던 20종의 개 중 토우와 아주 흡사한 개가 있었다"며 "사육사들이 종종 '우리나라 토종견'이라고 했지만 흘려들었는데 토우를 본 순간 '경주 토종개가 맞다'는 확신이 들었고 보존해야겠다는 사명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이후 꼬리가 뭉툭한 동경이에 푹 빠져들게 된 최 교수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역사 속에 묻혀 있던 녀석의 자취 찾기였다. 지역 향토사학자들에게 얻은 삼국사기(三國史記)·동경잡기(東京雜記)·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등 고서 수십 권을 뒤져 '경주 주변에 살고 있는 꼬리 짧은 개를 동경구(東京狗)라 한다'는 등의 기록을 찾아냈다.
 
또 서울대 규장각에서 1930년대 일본 사학자가 찍은 사진도 발견했다. 그는 "동경이는 문헌에서 우리나라 토종개 중 가장 오래됐으며, 또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자료를 수집한 최 교수는 그해 말 대학 안에 '동경이 보전연구소'를 만들고, 이듬해부터 수의학(성기창 교수), 유전형질분석(이은우 교수), 애견 훈련(박순태 교수) 등을 담당하는 교수 3명과 함께 팀을 꾸려 체계적 연구에 착수했다. 경주시도 연구비 등 지원을 약속했다.
 
가장 시급한 일은 개체 수 확보였다. 그는 "당시 동경이는 오랜 세월 동안 타 견종과의 교잡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경주시의 협조를 얻어 지역 농가에서 사육 중인 꼬리가 짧은 개 121마리를 애견테마파크에 불러 모았다. 또 엑스레이 분석과 유전자 검사, 형태학적 체형조사 등을 바탕으로 잡종을 걸러낸 뒤 73마리를 대상으로
혈통 보존 작업에 들어갔다. 근친이 아닌 개체들을 선택해 계획에 따라
계통번식시키는 작업이다.
 
환경공학 박사였던 최 교수는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 축산학전공 박사학위를 땄고, 지금까지 연구팀과 함께 동경이 관련 논문 30여편을 발표했다. 그 결과 동경이는 한국애견협회로부터 진도·풍산·삽살개에 이어 한국 토종개로 인정받았고 아시아애견연맹도 동경이를 새로운 견종으로 인증했다.

 
 3일 오후 경북 경주시 서라벌대학교에서 동경이 보존협회장 최석규 교수와
채정아 훈련사가‘경주개 동경(東京)’들과 활짝 웃 고 있다
남강호 기자 kangho@chosun.com
 
지난 7년간 혈통 보존 작업을 거친 백구·황구·흑구·호구 등 4종류의 동경이는 현재 306마리까지 늘어 5대(代)가 형성됐다. 대부분 애견테마파크에서 길러지고 있지만 이 중 일부는 지역 56개 농가 등에서도 사육되고 있다. 연구소는 이들 모두에 마이크로칩을 시술한 뒤 혈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관리하고 있다.
 
최 교수는 "주민들에겐 잡종교배를 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받았다"며 "마이크로칩에 적힌 일련번호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해당 개의 이름·혈통 등 모든 것이 나온다"고 했다.
 
연구팀은 또 최근 4∼5세대 개체들을 토대로 한 표준형 동경이를 발표했다. 체고는 44∼49㎝, 체장은 49∼55㎝, 몸무게는 14∼18㎏이며, 귀는 쫑긋하게 앞을 향하고 발은 활 모양으로 잘 구부러진 발가락이 촘촘하게 모여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최 교수는 "자칫 사라질 뻔한 동경이를 후손들에게 전해줄 수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동경이를 동물치료나 인명구조 등에 활용해 사람들에게 더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