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예술/옛시조 모음

거지의 주검 앞에 (見乞人屍) - 김병연(1807~1863)

淸山에 2009. 8. 14. 11:40

^

 


거지의 주검 앞에 (見乞人屍) -  김병연(1807~1863)

 


      * 김삿갓이 어느 마을앞을 지나다 길가에 변사한

         거지의 시체를 발견하고 지은 시이다.

         돌보는 이 없는 외로운 자의 죽음이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았던지 김삿갓은 앞마을 사람들과 함

         께 시체를 정성껏 땅속에 묻어 주었다.

 

 


     不知汝姓不識名

     부지여성불식명

       성도 이름도 알 수 없는 그대여

 

     何處靑山子故鄕

     하처청산자고향

       푸른산 어드메가 자네의 고향인고?

 

     蠅侵腐腐喧朝日

      승침부부훤조일 

       썩은 시체엔 파리떼 몰려와 아침부터 시끄럽고,

 

     烏喚孤魂弔夕陽

      오환고혼조석양 

       저녁엔 까마귀가 외로운 혼을 달래주네.

 

     一尺短笻身後物

      일척단공신후물 

       짤막한 지팡이가 유일한 유물이고

 

     數升殘米乞時糧

      수승잔미걸시량 

       몇 되 남은 곡식은 구걸해 온 식량일세.

 

     寄語前村諸子輩

      기어전촌제자배 

       앞마을 자네들에게 부탁 한마디 하노니,

 

     携來一簣掩風霜

      휴래일궤엄풍상 

       흙 한 삼태기 퍼다가 시신이나 묻어주세.

 

 


       * 註: 掩風霜(비바람을 가리다)→“시신을 묻어주다"


 

 

퍼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