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시 - 2005년 3월 23일 화요일
과객하나 걸망메고 한양길에 올랏는데 찬밥신세 유리걸식 이집저집 기웃터만 임자없는 청상과부 소찬차려 정갈하니 다시없는 기회랍고 얼시구나 주저앉네
도화꽃이 만발하여 보는눈이 즐겁구나 원하옵되 오래도록 꽃그늘이 되어주소 결자해지 뽀얀과실 붉으웁게 맺혀지면 의외로이 내님인냥 한입깨워 물고싶네
천의무봉 그리움끝 새옷입어 선녀인가 사랑넘쳐 꿈을품어 하이얗게 변하였나 날개짓은 나비모양 누굴보고 웃는건가 개인하늘 바람한점 그대올려 갈것같네
천의무봉 (千衣無縫) 천사의 옷은 기울 데가 없다는 말로 곧 문장이 훌륭하여 손댈 곳이 없을 만큼 잘 되었음을 가리키는 말
가시덤불 새순발에 숨어우는 가시새야 시작에서 끝보려니 마지막엔 울더구나 장한모습 애섦크나 평생한번 울음이여 미리예견 하엿을까 죽는날에 너울더라
두부장수 지나간다 동네꼬마 노는길목 가슴풀린 돌중하나 다리벌려 쉬하는데 지지배들 웃읍다고 사내들은 얼레꼴레 운망걸친 취중인가 대꾸없이 가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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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한낮 봄빛내려 따스한길 산책으로 호랑나비 날개짓에 이리저리 걷는구나 통속적인 시골풍경 샆작앞엔 멍멍개라 제실넘어 아지랑이 손짓하여 오라하네
군더더기 떼어내고 마지막에 남은것은 계모임때 받은돈에 이자붙여 갚아얄돈 일벌리어 손해보고 원금마져 바닥난삶 학용품도 살돈없어 저아이들 어찌하나
패잡듯이 이긴승리 기쁨잠시 수렁길에 왕명으로 군사만나 구사일생 홀로섰네 별이뜨인 산자락엔 수만군사 숨끊기고 희노애락 저들속에 인생번뇌 깃들더라
동지섣달 기나긴밤 홀로세워 잠못이뤄 면경앞에 모습비쳐 떠난서방 흘키는데 긴장풀어 남은여생 누구에게 기대리오 잠못이를 야밤되면 님그리워 베개젖네 일면식도 없지마는 창안에선 반겨주니 지루하진 않으려고 올린시제 흝어보며 매인삶에 잠시나마 싯글접해 보는날은 화기애애 내맘속도 오랜벗냥 즐겁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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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솔숲에 가리운채 숨어우는 산새소리 도끼자루 신선놀음 썪는줄은 모르니와 삼경달에 기은것은 새벽옴을 알리려니 절세가인 황진이도 청초속에 묻히구나
아리랑의 끝자락이 넘실대는 치맛폭에 리별앞엔 눈물글썽 옷거름에 적시나니 별하나가 사라질라 애닮도록 발구르나 리듬따라 후렴울려 행시방도 정흐른다
봄날햇살 병아리들 모이쪼아 냠냠하고 나른넝클 암탉주위 물한모금 하늘보네 들녘에선 꽃피우고 벌나비들 맞는중에 이봄에도 초록빛은 잊지않고 오는구나
접동새의 울음소리 행시방도 문닫는가? 어줍잖이 서산해는 노을붉어 기웃는데 야밤이면 달떠올라 창문밝혀 님오시라 나이들어 귀어두니 멍멍개가 짖어준다
귓가에서 맴맴돌던 노랫가락 한풀이에 말소리는 조용한데 대사하나 목청돋네 없는살림 거덜내고 팔도유람 판소리라 음소리는 청랑하여 뭇사람들 울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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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계곡 벽계수에 달빛내려 고요할제 은한삼경 행시방은 선남선녀 詩作이고 야한웃음 음풍농월 선녀하강 춤사위에 밤새는줄 여명트니 선비같이 옷여민다
호롱불에 모여앉아 시골사랑 정나누는 기왓골의 사랑채는 오고가는 연락처여 심심할땐 선객불러 시제주어 들어보아 에저무는 깊은밤을 붓을들어 옮기더라
쌍코피에 피박이니 몇따불이 되는건가 피차열내 고스톱판 남녀모여 돈먹기에 얼마동안 지갑열어 마지막엔 불알남아 마담한명 옆눈뜨며 저건내꺼 찜하구나
청솔가지 새순발에 숨어우는 사슴인가 산마루에 구름보고 목이쉬어 우노라네 유한세월 꽃이피면 푸른언덕 동산에서 수헤아린 별밤속에 오실짝을 기다린다
마땅하게 할일없어 짚신끌고 숲오를제 지지배배 종다리는 봄맞이의 손짓이여 막오른봄 시작인가 먼산에선 아지랑이 눈이쌓인 깊은산속 계곡물에 녹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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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하게 그대여라 어쩜그리 야속할까 한이맺혀 오뉴월도 엄동설한 서리내려 자칮하단 동사할까 이내몸을 도사리니 비록정을 줫을망정 새서방도 잊을란다
가훈으로 글남기자 한지피어 붓올리니 문방사우 가즈려니 접상위에 느웟는데 영예로다 청빈낙도 궁한선비 이것에도 광일미구 초야묻혀 이제봄날 기개피네
광일미구=오랫동안 쓸데없이 세월만 보낸다는 뜻.
야밤되니 종로방도 한둘나가 조용하고 심심한자 몇남아서 마지막잔 입추기니 한심하게 앉았더냐 커피값도 받지않아 밤을새워 대접하랴 감기는눈 힘들었네
주머니가 텅볏으나 마음많은 여유롭고 경치보며 싯글놓아 삶의모습 보기좋네 야밤이면 불밝히어 詩友불러 몇수나눠 독야청청 청빈낙도 선비같이 살으리라
시작부터 꼬였구나 오늘일정 안풀리네 방구들을 치어본들 내친일이 돌아올까 부덕한게 내탓이여 다시오면 잘하려니 터진고랑 수습잘해 경험된게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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