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배움/우리말 벗

젓가락과 숟가락

淸山에 2010. 12. 30. 07:13
 
 
 

 

 

 

 

젓가락과 숟가락

 

 

같은 가락인가 다른 가락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가락’은 같은 가락이다.

‘가락’은 가늘고 긴 물건을 가리킨다.

‘손가락, 발가락’ 또 북한에서 쓰이는 ‘몸가락 (남자의 거시기)’의 ‘가락’은 같은 의미이다.

 

 

그렇다면 ‘젓가락, 숫가락’ 하지 않고 왜 ‘숟가락’으로 적을까?

그 비밀은 ‘가락’ 앞에 있는 ‘젓’ 과 ‘숟’ 에 숨어 있다.

‘젓가락’은 ‘저+가락’ 곧 ‘저’로 사용하는 가락의 의미가 있다.

‘저’란 음식을 집어 드는 데 쓰는 나무나 쇠로 만든 연장을 가리킨다.

즉 ‘젓가락’이나 ‘저’나 같은 말이다.

‘저’와 ‘가락’이 결합하면서 ‘저까락’처럼 소리가 바뀌므로 이를 표시하기 위하여 ‘ㅅ’을 붙여 ‘젓가락’이라고 적은 것이다.

 

 

‘숟가락’은 ‘술+가락’ 곧 밥을 한 입 분량으로 뜨는 데 쓰는 연장을 가리킨다.

쟁기로 흙을 파는데 쓰는 넓적한 쇠를 뜻하는 ‘쟁깃술’의 ‘술’도 같은 뜻이다.

그런데 ‘술’과 ‘가락’이 합해지면서 ‘술가락’으로 되지 않고 ‘숟가락’으로 소리가 변했다.

이와 같은 경로로 변한 것이 몇 있는데 ‘며칠+날’이 ‘며칟날’이 되고 ‘설+달’이 ‘섣달’이 되는 것이 그 예이다.

 

 

한글은 소리대로 적는 글자라고 하지만 무조건 소리대로 적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글맞춤법 제7항에는 ‘ㄷ'으로 적을 근거가 없는 것은 ’ㅅ'으로 적는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젓가락’과 ‘숟가락’에서 ‘숟가락’은 ‘ㄷ'으로 적을 근거가 있는(’ㄹ'이 ‘ㄷ'으로 바뀐 것이므로)것이고 ’젓가락‘은 ’ㄷ'으로 적을 근거가 없는 것이다.

‘ㄷ'으로 적을 근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예를 더 보이면 아래와 같다.

 

 

‘ㄷ'으로 적을 근거가 있는 것

- 걷잡다(걷-거두다), 곧장(곧-곧게), 낟가리(낟-낟알 곡식), 사흗날(사흗-사흘), 반짇고리(반짇-바느질), 잗다랗다(잗-잘다)

 

 

‘ㄷ'으로 적을 근거가 없는 것

- 갓, 놋그릇, 덧셈, 돗자리, 멋, 붓, 빗장, 사뭇, 자칫, 칫솔, 탓, 풋고추, 햇곡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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