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 배움/우리말 벗

재미있는 우리말 어원

淸山에 2009. 9. 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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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우리말 어원

 

시치미를 떼 봐야 소용없어

 

‘시치미를 떼다.’는 알고도 모르는 척, 하고도 안 한

척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우리가 자주 쓰는 이 말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려시대 때 매 사냥이 성행했었는데 매사냥 인구가 늘다 보니 길들인

사냥 매를 도둑맞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매에 특별한 꼬리표를 달아 표시했는데 그것이 ‘시치미’다.

이 시치미를 떼버리면 누구의 사냥 매인지 알 수 없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살다 보면 시치미를 떼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기왕이면 시치미를 딱 잡아떼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말짱 도루묵이지

 

도루묵은 물고기의 이름이다.

이 말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피난길에 오른 선조가 처음 보는 생선을 먹어보고는

그 맛이 너무 좋아 ‘은어(銀魚)’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고 한다.

그 생선의 원래 이름은 ‘묵’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그 맛을 잊지 못한 선조가

그 생선을 다시 먹어보았지만 옛 맛은 온데간데 없었다.

결국 선조는 ‘도로 묵이라 불러라.’고 명했다고 한다.
재미는 있지만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물고기의 원래 이름은 ‘목’이었고 그 앞에 붙은 ‘돌’은 돌배,

즉 돌 복숭아처럼 맛이나 모양이 좋지 않는 것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결국 ‘돌목’은 목이라는 물고기 가운데서도 질이 떨어지는 물고기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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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삼천포로 빠졌네

 

이야기를 한참 잘 하다가 곁길로 빠지는 것을 ‘삼천포로 빠지다.’라고 한다.

삼천포(三千浦)는 사실 경남 진주 아래 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의 이름이다.

지금은 사천시로 바뀌면서 그 이름이 사라진 상태.

 

한 장사꾼이 장사가 잘 되는 진주로 가려다 장사를 망쳤다거나

부산에서 기차로 진주에 가는데 기차를 잘못 갈아타서 삼천포로 가게 되었다는

등의 여러 가지 유래 설이 전해진다.

 

원래는 ‘길을 잘못 들다.’라는 뜻이지만 무슨 일을 하다가

 엉뚱하게 다른 일을 하거나 이야기가 곁길로 빠지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이 말 보다는 ‘잘 나가다가 샛길로 빠졌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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